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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박근혜 띠우기 보도사진」에 관한 보도사진모니터(2004.4.6)
등록 2013.08.0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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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박근혜 띠우기식' 사진 선택과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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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선일보의 박근혜 띠우기 보도사진]에 관한 보도사진모니터


1. 조선일보 A4면

 

 

 <신문1> 20040331-A4 조선일보(칼라)

 

[총선D-15] 3월 31일에 조선일보 지면을 보면, 조선일보의 3당구도의 틀이 기계적인 균형마저도 무시한 채 시각적인 편향과 불균형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A4면에서 각 당 대표의 동정 기사와 사진을 같이 싣고 있다. 이날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표와 관련한 기사를 "전국서 사랑받는 당 되고 싶어" 와 "울어버린 박근혜" 라는 진하고 굵은 제목으로 왼쪽 상·하단에 게재하고 있다. 반면에 엷은 제목하에 오른쪽 상단에 추미애 위원장의 임진각에서 선대위 출범 행보와 오른쪽 아래에 정동영 의장의 경기남부 방문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 보도기사 내용과 사진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조선일보의 지면은 얼핏 보기에 사진 3장을 싣고 있어 시각적인 균형을 맞추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 뉴스 사진에 대한 조선일보의 정치적 성향과 편향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2. 뉴스 사진의 편향성 - 박근혜 대표의 사랑 발언 띄우기


<신문1>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각적으로는 조선일보 4면의 사진 편집에 있어서 각당 대표의 동정 사진 3장을 게재하고 있어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시각적 현상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선일보는 사진선택에 있어서 한나라당 편향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서 생각해보자. 상단기사는 "전국서 사랑받는 당 되고 싶어"라는 큰 제목과 "박근혜 대표 방송기자 토론"이라는 소제목으로 기사가 나와 있다. 기사 텍스트는 3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방송 기자 토론에서 밝힌 내용 중 '거여 견제론', "(박정희) 아버지와의 관계와 대구에서의 박근혜 효과론" "지역감정" 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사진 그 자체를 보면, 박근혜 대표가 삼성동 코엑스 몰에서 젊은이들과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진이다. 사진 자체는 원근법적인 구도로 되어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여대생과 박근혜 대표의 모습이 사진 전면에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고, 그 여백은 양 쪽 세 사람 씩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사진 가장 후면에서 소실점 역할을 한 남자를 중심으로 삼각형 구도 형태를 갖추고 있다. 어느 누구든 이 사진을 보면 안정감과 균형감을 느낄 것이다. 박근혜 대표와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대생의 모습 그리고 그 주위의 사람들의 모습은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이 사진만으로 보면 "전국서 사랑받고 싶어" 라는 제목과 사진 바로 아래 흰 여백을 둔 공간에 '내 마음 지역감정 없어…총선은 지역의 일꾼 뽑는 것'과 '대북정책 유연하게 해야… 이전의 대표들과 차별화'라는 내용에 합당한 잘 선택된 호의적이고 좋은 사진이다. 그러나 문제는 본 기사 텍스트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진을 자의적이고 편향적으로 편집·선택했다는데 있다. 뉴스가치로서 사진 선택의 기본 원칙은 현장성과 사건성 그리고 텍스트와의 관련성이다. 조선일보는 방송 기자토론 내용을 다룬 텍스트와 아무런 상관성이 없고, 현장성과 기록성이 전혀 없는 사진을 선택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사진의 뉴스가치'가 텍스트와 사진과의 관련성 그리고 현장성과 기록성 맥락에서 결정된다는 원칙에 충실했다면 오히려 이 사진은 "울어버린 박근혜"라는 제목의 하단 기사에 실어야 합당한 사진이다. 왜냐하면 이 보도텍스트말미에 박근혜 대표가 코엑스 몰을 방문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울어버린 박근혜>라는 보도기사에 들어가야 할 사진을 보도기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 자의적으로 뒤바꿔 편집함으로써 정치적 의도에 따른 편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기사량과 사진의 크기로도 박근혜 대표에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전국서 사랑받고 싶다'는 박근혜 대표의 '사랑 발언'을 조선일보가 사진 선택의 원칙을 무시한 채 왜곡된 방식으로 키워 주고 있음이 드러난다.


3. 뉴스사진의 '원칙성' - 추미애 위원장의 새출발 의지


한편 조선일보가 기사와는 무관하게 박근혜 대표의 웃는 모습과 많은 사람들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실어 "박근혜 띄우기"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우호적인 사진을 게재한 반면에 민주당의 추미애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 사진이 있는 곳에서 당의 관련자들 3명과 함께 얘기하는 사진을, 열린 우리당의 정동영 대표는 아무도 없는 뒷 배경에 어정쩡한 자세로 택시에서 내리는 사진을 싣고 있어 상당히 대조적인 사진 선택을 하고 있다. 추 위원장의 보도사진은 기사와 관련성, 기록성, 현장성을 충분히 살린 합리적인 사진 선택을 했다고 본다. " 'DJ 햇볕안고' 민주 새 출발"이란 제목 하에 실린 이 사진은 민주당이 임진각서 선대위를 출범시키는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임진각에 걸린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에 추미애 위원장 등 민주당직자들의 새 출발의 의지를 한껏 느끼게 해주면서,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의도를 암시하는 은유적 사진을 선택하고 있다. 이 사진은 충분히 뉴스가치로서 사진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사진과 텍스트의 관련성이 적합하고, 사진 자체의 기록성과 현장성이라는 구성요소 역시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4. 뉴스사진의 왜곡성 - 정동영 의장의 몸싸움

 

<신문2> 경향신문 20040331-4면(흑백)

 

한편으로 "국회 몸싸움, 영원히 없을 것'이란 큰 제목과 "鄭의장 경기남부 방문"이란 소제목 하에 실린 정동영 의장의 사진은 뉴스가치로서 사진 선택의 원칙을 지키려고 했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사진은 조선일보 외에 당일 경향신문에서도 볼 수 있다. 당일 경향신문에서는 <택시출근 鄭의장 기사에 '혼쭐' IMF실직 경험 송곳 질문…팽팽한 토론>기사와 관련사진(신문2 5.5 9.4흑백)을 실어 현장성과 기록성에서 균형을 맞춘 사진선택과 편집을 보여주고 있다. 경향신문에 실린 맥락에서 사진을 보자면, 사진 전면에 당황스럽게 정대표가 택시를 나오고 있고, 자동차 뒷면엔 아무런 사람도 없는 휑하고 외진 배경이다. 운전기사로부터 강한 정치적 의견과 민심을 듣고 혼쭐난 정대표가 당황해서 어정쩡하게 택시에서 나오는 것으로 비추어진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대표가 택시 안에서 황급히 나오는 듯한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고, 정대표 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들이 민심을 제대로 알고 정치하라는 통쾌하면서도 풍자적인 시각적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경향신문에 실린 사진의 맥락이 사실적이고, 현장성이 있는데다 기사나 캡션과 관계가 신뢰성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사진을 읽는데 불편함 보다는 자유로운 정치적 상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경우는 정의장이 경기 남부 지역을 방문해서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바람몰이에 나섰다고 기사화 하고, 그의 발언내용 중 "국회에서 몸싸움 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며 "정치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한 내용을 기사화 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정의장이 "탄핵안 가결 상황을 상기시키며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자극했다."라고 쓰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러한 보도 기사에다 정 의장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사진을 보게 되면, 정의장이 택시에서 나오는 모습이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주체로서 연상되고, 사진 배경이 보여주듯 아무런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보도 텍스트와는 무관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보도 텍스트와 관련하여 사진을 보게 되면, 전혀 다른 '의도'가 읽혀진다. 보도 텍스트가 이렇게 사진을 왜곡되게 해석하게 만드는 것은 사진선택이 텍스트에 끼워맞춰져 있고,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종속은 사진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현장성과 사실성, 그리고 기록성을 독자들에게 합리적으로 전할 수 없게 만든다.


5. 선거국면에서 신문은 사진 선택과 편집을 신중히 해야…


신문사들은 사진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진은 신문지면에서 제목보다 먼저 눈에 띠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 점과 관련해 신문사들은 한 장의 시각적인 보도사진이 이성적 판단과 비판적 논리를 충분히 이끌어 낼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문사들은 사진을 보도텍스트에 종속시키거나 그 자체의 의미를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사진이 뉴스가치를 가지려면 기록성과 현장성이 있어야 하며, 기사와의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진은 사진 자체의 의미와 보도 내용과의 맥락 속에서 왜곡되지 않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만약 조선일보처럼 맥락과 무관하게 사진이 선택된다면 편향성과 왜곡 현상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사진은 다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선거국면에서 보도사진은 국민들의 선거투표와 특정정당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조선일보는 보도 사진의 의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뉴스 가치에 따라 사진을 선택하고 편집하는 원칙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끝-
 

 

2004년 4월 6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