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의 선거관련 연성보도에 대한 총선미디어연대 논평(2004.04.09)
등록 2013.08.08 16:58
조회 415

 

 

 

MBC 요즘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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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17대 총선 관련 연성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MBC 메인뉴스 화면에는 각 정당 지도부의 동정보도가 판을 치고, 정책보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 MBC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데 급급할 뿐,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에 있어 유익한 정보는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MBC 뉴스데스크 선거관련 연성보도 목록>

 

 

방송일 

꼭지제목 

3.16 

<라이벌 '여성대변인'>

3.22

<대 잇는 2세 후보>

3.23 

<정치권 ‘여성시대’>, <물러나는 두 대표>, <정치인 말 말 말..> 

3.24 

<정치인 말말말>, <로고송 경쟁 치열> 

3.25 

<정치인 말말말>, <정치풍자로 스타> 

3.26 

<정치인 말말말>, <김밥 먹으며 유세>, < JP와 박근혜의 인연>,<여론조사 뒤편엔>

3.31 

<정치인 말말말-‘정치인 눈물’ 공방>

4.1 

<유권자시선 잡아라> 

4.2 

<이색홍보 백태> 

4.5 

<내가 바로 ‘장금이’> 

4.6 

< TV광고 경쟁>


 
MBC는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들어가기 전, '탄핵정국'에서 박광온 정치전문기자가 국회의사당에서 진행한 '집중분석보도'를 기획편성해 탄핵사유의 쟁점이 무엇인지, 탄핵정국의 영향과 전망이 어떤지 등 시청자들이 탄핵과 관련해 궁금해하던 정보들을 충실히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본격적인 선거에 들어서자 '뉴스가치'가 의문스러운 흥미성 연성보도 위주로 선거보도를 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MBC 뉴스데스크 박광온 기자 진행코너에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단지 "오늘도 정치권에서는 가시 돋친 말들이 오갔다"며 정치인들의 자극적인 언사를 나열하는데 그친 <정치인의 말말말>이 등장했다. 이 꼭지는 인터넷과 케이블 뉴스채널에서 인기를 끈 '돌발영상'을 연상시키지만 돌발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촌철살인'의 풍자가 결여된 단순한 '정치권 뒷 이야기'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이 <정치인 말말말> 꼭지는 3월 31일 <'정치인 눈물' 공방>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이 외에도 3월 16일 <라이벌 '여성대변인'>과 23일 <정치권 '여성시대'>는 여성의 정계진출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탄핵정국에 여성 방송인 출신 대변인들의 맞수대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 정치의 여성천하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치인의 꽃으로 불리우는 주요 3당의 대변인 역시 모두 여성들이 맡고 있다"는 식의 '수박 겉핥기식' 보도수준에 머물렀다.


또 각 당의 선거 로고송과 TV광고를 소개한 <'로고송' 경쟁 치열>(3/24)과 (4/6)에서도 "어느 당의 어느 로고송을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흥얼거리게 될지 승부를 가늠해 볼 좋은 잣대", "TV토론이 논리대결장이라면 TV광고는 감성대결장"이라고 스케치하는데 그쳤다. 이 보도들은 각 당 홍보전략이 가진 허와 실이나 배경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어 각 당의 로고송과 TV광고를 보도를 통해 간접홍보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3월 25일 보도된 <정치풍자로 '스타'>는 탄핵 정국 이후 네티즌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정치풍자 패러디'와 이른바 '노회찬 어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소개했다. 이 보도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네티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롭고 깨끗한 정치에 대한 요구'가 반영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여야를 가리지 않고 풍자, 비판하는 인터넷 논객들은 네티즌 사이에서 새로운 스타로까지 자리를 잡고 있다"며 "정치풍자객들의 촌철살인이 과연 총선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는 식으로 호기심과 흥미차원에서 접근하는데 머물렀다.
의도가 의심스러운 연성보도도 있었다. 3월 26일 은 대부분의 유권자가 알고 있는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관계를 부각시켜 "사촌 형부와 처제 사이로 한국 보수정당의 지도자로 함께 나선 두 사람의 인연에 눈길이 간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비록 보도 말미에 "한국정치가 아직 박정희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멘트가 있었지만 중요한 9시뉴스에서 관련꼭지를 배정한 이유를 헤아리기 힘들었다.


또 같은 날 <여론조사 뒤편엔…>의 경우에는 여론조사 질문항목에 대한 문제제기나 결과공표 방법에 대한 비판은 외면한 채 "여러 상대와 전화를 하다 보니 종종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며 흥미위주로 접근했고, "여론조사는 손에 잡히지 않는 민심의 흐름을 숫자로 바꾸어서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과학"이라며 자사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만한 것인양 몰아가기도 했다.


공식선거 운동 기간에 들어 간 이후에는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운동 모습을 시청자의 눈길끌기 차원으로 전한 보도가 속출했다. 4월 1일에는 <"유권자시선 잡아라">에서 "마음을 얻고자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는 후보들의 아이디어가 볼 만하다"며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아이디어를 소개하더니, 2일 <이색홍보 백태>에서도 "후보자들의 기발한 홍보전이 새 볼거리가 되고 있다"며 엇비슷한 내용을 이틀 연속 보도하기도 했다. 또 5일에는 종영된 자사 드라마 <대장금>을 소재로 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소개하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후보들의 아이디어 경쟁은 선거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자사홍보를 덧붙인 흥미보도를 하기까지 했다.


MBC의 연성화된 선거보도는 시청자의 흥미를 돋궈 시청률 상승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정책보도는 전혀 없이 이러한 연성보도만 양산해내던 MBC는 4월 6일에서야 <쟁점, 국민소환제>를 보도했지만 내용이 알차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제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MBC가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당별, 인물별 정책과 정치적 배경을 중심으로 보도해주기를 기대한다.(끝)

 


2004년 4월 9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