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OECD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관련 조선일보 기사 및 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12.8)
등록 2013.08.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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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평준화 타령' 근거없음을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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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15세(고1)학생들이 OECD 회원 및 비회원 40여개 국의 학생중 학업 성취도 각 분야에서 상위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보고서(PISA2003)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으며, 하위권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읽기능력의 경우 최하 학력층 비율이 6.8%에 불과해 OECD 전체평균 21.7%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등은 그동안 지난 2000년 PISA 결과를 갖고 최상위권(상위 5%)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진다며 고교평준화 제도가 학생들의 실력을 하향평준화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도 문제해결력 3위, 읽기 7위, 수학 3위, 과학 2위를 차지해 이들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
물론 이번 평가에서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의 격차가 크고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도와 성취도가 낮다는 점, 2000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과학의 경우 중위권 이하 학생들의 점수가 떨어져 세 계단 하락했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교육 당국이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 같은 PISA 결과마저 왜곡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이번 조사 결과가 '주입식 교육'이나 '학부모들의 교육열' 및 '사교육'에 힘입은 것으로 몰아갔다. 조선일보는 또 이번 조사로 '하향평준화' 운운하며 고교평준화 정책을 공격해왔던 자신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번에는 '최우수 인재 배출'이 국가경쟁력이라며 '물타기 논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8일 10면 <상위권보다 중위권 학생들 성적향상 때문>이라는 기사에서 '일부 교육학자'들의 입을 빌어 우리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얻은 이유가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사교육' 때문이라고 폄하하고 나섰다. 또 "전체 등위는 좋아졌지만, 최상위권(상위5%) 학생들의 등위는 여전히 전체 등위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의 국제 경쟁력이 그 국가의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볼때, 전체 등위는 한국보다 낮아도 최상위권 등위는 한국보다 높은 일본·홍콩·벨기에 등의 미래가 더 밝다고 할 수 있다"고 트집잡았다.
이 같은 주장은 이날 사설 <교육경쟁은 최우수인재 배출로 승부가 난다>에서 보다 구체화됐다. 조선은 우리 학생들의 이번 성과를 "모든 학생을 골고루 일정 실력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 등 동아시아의 주입식 교육이 일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엉뚱하게 '주입식 교육'을 들먹였다.
게다가 조선은 "이제는 교육도 양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시대"라며 "1명의 최고 두뇌가 수십만명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는 과학기술의 엘리트 시대가 개막된 것"이라고 여전히 평준화 교육을 겨냥했다. 이어 일본은 '명문학교를 육성'하고, 중국은 초일류 대학을 만들기 위한 '211공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중·일의 운명도 이런 교육의 차이로 결판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교육문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을 '고교평준화 정책'에 돌려왔다. 입만 열면 평준화 정책으로 우리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하향평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강남지역의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의 원인마저도 평준화 정책에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번 OECD의 분석결과로 조선일보의 그동안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반성할 줄 모르고 왜곡된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에도 조선일보는 우리 학생들이 얻은 높은 성적이 '사교육', '주입식 교육' 때문이라고 폄하하고, 심지어 '하향평준화' 운운했던 자신들의 주장을 물타기하기 위해 '최고 엘리트가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식의 주장을 늘어놓는 치졸한 태도까지 보였다.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반성부터 하라. 그리고 앞으로 더 이상 교육문제와 관련해 왈가왈부하지 말라. 조선일보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 <끝>

 


2004년 12월 8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