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 「시사매거진 2580」의 '불법지방흡입수술' 고발보도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14)
등록 2013.08.1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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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기' 이전에 사실확인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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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조선닷컴(www.chosun.com)이 세계일보의 '오보'를 받아 메인화면 머리기사로 <의사들, "악의적 보도" MBC와 전쟁 선언>를 게재한 것에 대해 본회는 같은 날 'MBC 흔들기 위해 의사협회 자극하나'는 논평을 발표,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은채 오보를 확산시켰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본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14일 신문에까지 <의협, MBC에 거센 반발>(15면)이라는 기사를 게재해 '오보'를 밀어 부치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 이 기사는 여전히 "의협은 지난 12일 각 회원들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통해…'의사 죽이기에 혈안이 된 MBC를 철저히 응징하자'고 촉구했다"며 왜곡된 주장을 반복했다.
13일자 세계일보와 조선닷컴의 '의사협회에서 12일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했다'는 기사내용과 14일자 조선일보의 '의협이 12일 각 회원들에게 성명서를 보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본회가 다시 한 번 사실확인을 한 결과, 역시 '사실무근'이었다.
대한의사협회 오윤수 홍보실장은 "의사협회의 공식입장은 10일 발표한 보도자료가 전부"이며 "12일 언론에 배포하거나 회원들에게 보낸 성명서는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의사협회 일부 회원들이 MBC 보도태도를 문제삼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응징하자'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오윤수 실장은 또 문제의 기사를 쓴 "세계일보 김창덕 기자와 조선일보 이지혜 기자에게도 의사협회가 'MBC를 응징하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며 "기자들이 그냥 자기들 알아서 기사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도대체 세계일보와 조선일보는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기사를 실은 것인가.
있지도 않은 성명서를 날조해서까지 'MBC 흠집내기'를 시도한 조선일보는 의사협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협회장 김재정)는 지난 9일 MBC 저녁 9시 뉴스와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송된 『불법 지방 흡입술』보도와 관련하여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고, '만일 의사가 아닌 의료기 판매업자가 시술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회원에 대해 회원 영구 제명 뿐 아니라 정부에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의사협회의 공식입장은 의사협회 홈페이지에 버젓이 게재되어 있음에도 'MBC 흔들기'에 골몰한 조선일보 직원의 눈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은 듯 하다.


조선일보의 황당한 기사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2580> 보도에 대해 인터넷 포탈사이트 다음(www.daum.net)이 실시한 '무릎꿇고 비는 의사 장면 어떻게 생각하세요?'(https://agora.media.daum.net/poll/poll.do?action=result&pollNo=56)라는 네티즌 여론조사 질문항목까지 왜곡했다. '다음'의 여론조사는 분명히 '무릎꿇고 비는 의사 장면'에 국한되었고 선택보기도 '적절하다..찬성'과 '선정적이다..반대'로 되어 있다. 본회도 13일 논평에서 "촬영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몰래카메라로 촬영돼 인격을 훼손할 수 있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한 것은 '자극적'인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 만큼 <2580>이 불법을 저지른 의사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낸 것은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다음'의 조사결과에서 '선정적이다..반대'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마저도 '42:58' 정도로 찬반이 엇갈릴 만큼 불법의료행위를 한 의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아예 선택보기를 '인권 모독'과 '의료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한 고발'로 바꿔 "의견이 6:4 정도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며 왜곡을 저질렀다. 조선일보 직원은 <2580>의 '선정적 표현방식'이라는 부분적인 잘못을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정당성 문제로 몰고 간 것이다. 조선일보 직원들은 정당한 고발을 인정하면서 잘못은 잘못대로 지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분별력도 없다는 말인가. 이러니 'MBC 흠집내기'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본회는 다시 한 번 조선일보에게 경고한다. 누군가를 비판하려면 '사실확인'부터 제대로 하라. 거듭 왜곡된 사실을 기반으로 'MBC 흔들기'에 몰두하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

 


2005년 1월 14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