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13일 MBC 사과방송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14)
등록 2013.08.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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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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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MBC가 이른바 '구치 핸드백' 사건과 관련해 시청자들에게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MBC는 이긍희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고급가방 선물파문'과 관련해 당사자들을 징계"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엄격한 윤리의식과 자기 잣대를 가다듬어 시청자 여러분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공익 방송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또 "이른 시일안에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부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MBC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단식을 통해 MBC 내부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경영진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 사소한 잘못을 '이해'하는 무감각 등을 지적하며 이번 사건을 내부 개혁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는 MBC가 '선물파문'에 연루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시청자들에게 공식사과한 일은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하며, 이번 사건이 MBC 내부 쇄신의 계기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비단 이번 사건이 아니라 해도 MBC가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나왔다. 과거부터 유지되어 온 낡은 사고, 낡은 운영 방식, 주요 사회 의제에 대한 소극적이고 구태의연한 접근 등은 MBC 내부에서조차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에서 광고판매, 프로그램의 시청율에서조차 KBS와 SBS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MBC의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의 본질적인 원인을 냉정하게 파악해주기를 바란다.
'선물파동'과 같은 사건을 특정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거나 시청율의 부진을 '선정주의'로 극복하는 등의 방식을 선택한다면 MBC의 위기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제작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간부가 요직에 앉을 수 있는 구조, 일선 제작자들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가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되지 않는 분위기, '개혁'이라는 시대정신을 간파하지 못한 채 주요 사회의제에 '끌려다니는' 식의 소극적인 태도를 극복할 때 MBC가 신뢰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2005년 1월 14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