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북풍 공작’ 의혹에 침묵한 방송사들, KBS는 또 ‘북풍의 왕’(D-2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4.1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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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선 D-2, 방송사들은 어떤 보도를 하고 있을까?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에 대한 ‘찍어내기’로 이어진 계파 간 갈등을 겨우 수습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역 물갈이를 놓고 당 주류와 김종인 대표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양당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사이 국민의당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반등했다. 언론이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의 내분과 이합집산에만 관심을 쏟을 때에도 정의당, 노동당 등 군소정당들은 정책 공약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20대 총선에서도 언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가 수차례 지적했듯이 공약과 정책은 사라졌고 정당 간의 자극적인 감정 대결만 조명되었으며 신뢰할 수 없는 여론조사에 대한 의존도 여전했다. MBC, TV조선, 채널A는 ‘통진당 출신’에 대한 ‘종북 몰이’로 추악한 구태를 반복하기도 했고 ‘친여당’적 편파성도 드러냈다. 총선을 단 이틀 남겨둔 11일에도, 방송사들의 ‘구태’는 여전했다.

 

■ 끝까지 ‘진실한 TV’ 면모 보여준 TV조선‧채널A
TV조선, 채널A, MBN 종편 3총사는 총선 D-90일부터 새누리당, 그중에서도 ‘친박’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로 공정성을 내던진 방송사들이다. 11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에서 심영섭 위원은 MBN에 대해 “특정 정당(새누리당)을 위한 방송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일갈은 MBN뿐 아니라 TV조선, 채널A에게도 적용되며, 총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끝까지 유효했다.


11일, 지상파 3사와 JTBC는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의 순으로 각 당의 유세를 각 1건으로 다뤘다. KBS는 여기에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의 선거 운동 장면에 1건을 더 할애했다. JTBC는 각 당의 유세 보도마다 해당 정당의 선거대책위원장 인터뷰를 덧붙여 전략과 공약을 직접 소개하도록 했다. 여기에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정의당에 대해서는 2배 가까이 긴 시간 인터뷰를 하며 균형을 맞추려 애썼다. 하지만 TV조선, 채널A, MBN은 달랐다. TV조선과 채널A는 3당의 유세를 1건의 보도로 묶어서 보도했고 MBN은 새누리당에만 1건을 할애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묶어서 보도했다.


게다가 TV조선과 채널A은 유세 보도를 제외한 다른 보도에서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대변했다. TV조선은 <대구 ‘읍소’ VS ‘바람’…승자는?>(4/11, https://me2.do/GDdgYTRi)에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막판 읍소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가 관건”이라며 ‘비박 무소속’ 바람이 거센 대구의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선거 하루 전 ‘발언’ 나올까?>(4/11, https://me2.do/FCKmeXjl)는 지난 8일 “이번에 선거가 진행이 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그렇게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이라고 말해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대뜸 국회를 향해 쓴소리”라고 묘사하더니 “새누리당 상징인 붉은 계통 의상을 입거나 투표 독려를 넘어 또 다시 ‘국민 심판’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라며 추가적인 ‘선거 개입’ 발언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널A도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새누리당의 대구 ‘읍소 전략’에 주목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내세웠다. 먼저 <‘읍소’ 먹혔나 영남서 반등>(4/11, https://me2.do/GM7dJWKX)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면서 그 이유를 “여당의 '읍소 전략'이 지지층을 결집시킨 것”으로 해석하더니 <저마다 “딱 한번만” 눈물샘 유세>(4/11,https://me2.do/G2qv7EJl)는 “새누리당은 텃밭에 부는 무소속 바람을 막기 위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물론 정홍원 전 총리까지 투입해 '읍소'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 ‘읍소’하는 ‘친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띄우려는 TV조선과 채널A의 ‘충성’이 눈물겨운 수준이다.

 

 

정책과 공약은 또 ‘행방불명’…그 자리엔 ‘연예인’ 보도
방송사의 반복된 구태 중 또 하나는 여전히 공약 및 정책 보도가 없다는 점이다. 11일 7개 방송사 보도를 통틀어 정당별 정책 비전을 비교한 보도는 단 2건이다. SBS는 <‘특권 내려놓기’ 공약…이번엔 지켜질까?>(4/11,https://me2.do/x0fdVZ0U)에서 “새누리당은 일 안 하면 세비를 받지 못하도록 '무노동 무임금제'를 도입” “더불어민주당은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의원은 반드시 기소하고, 고액 당비 내역을 공개” “국민의당은 유권자들이 법안을 낼 수 있고, 국회의원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 “정의당은 의원 세비를 최저임금의 5배를 넘지 못하게 하자는 게 핵심” 등 각 당의 ‘특권 포기 공약’을 비교했다. 그동안 7개사 중 공약 보도가 가장 적었던 MBN은 <각 당의 핵심공약은?>(4/11,https://me2.do/xTRBADG5)에서 새누리당의 “마더센터 설립” 더민주의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민간기업 확대” 등 각 당의 핵심 공약을 소개했다.
SBS와 MBN을 제외한 5개사에서는 정책 공약 보도가 없었는데 그나마 JTBC는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의 선대위원장을 모두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공약 관련 내용도 나왔다. 이외의 7개 방송사 보도들은 △각 당의 유세 △무소속 돌풍 등 막판 변수 △세대별 투표율 △지역별 판세 △선거법 위반 사례 및 흑색선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TV조선, 채널A, MBN의 ‘유명인 보도’이다. TV조선 <유명인 곳곳 등장…효과는>(4/11,https://me2.do/xTRBAL2Z)은 “드라마 '대장금'으로 유명한 배우 이영애와 1960년대 트로이카 문희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선거 유세에 동참”했다며 부각했다. 또한 “동성애 반대와 간통죄 부활을 주장하며, 기독자유당 지지를 호소”한 “방송인 서정희” 씨도 언급했다. MBN도 <“후보보다 바빠요”>(4/11, https://me2.do/5em428cu)에서 “배우 이영애, 정진석 새누리당 공주부여 청양 후보의 유세를 지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 유세장에는 배우 김수미, 우상호 서울 서대문갑 후보 유세장에는 배우 안내상, 우현이 찾아 힘을 보탰습니다”라며 선거 보도를 ‘연예 뉴스’로 갈음했다.


가장 한심한 보도는 채널A <“간통죄 부활” 서정희 왜?>(4/11, https://me2.do/GQoEhjuP)이다. 채널A는 서정희 씨에만 따로 1건을 할애했는데 그 내용이 상식 이하이다. 여인선 기자는 서 씨가 “간통죄 폐지 반대와 동성애 반대”를 외친다고 전하면서 “서 씨 등 기독자유당은 간통죄 폐지가 동성애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서 씨는 기독자유당 홍보 영상에서 간통죄 부활이 꼭 필요해서 기독자유당 홍보대사가 됐다”며 서 씨와 기독자유당의 인연을 설명한 기자는 “앞서 서 씨는 서세원 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8월 합의 이혼” “서세원 씨는 서정희 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등 서 씨의 사생활 관련 내용을 굳이 언급했다. 군소정당 관련 보도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채널A가 서 씨를 빌미로 기독자유당을 다룬 것도 황당하지만 그 내용이 기껏 ‘간통죄 부활’ ‘동성애 반대’ ‘서정희 이혼’이라니, 채널A가 뉴스마저도 뉴스가치가 아니라 장삿속으로만 선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2. ‘북풍 공작’ 의혹에 침묵한 방송사들, KBS는 또 ‘북풍의 왕’
지난 8일 정부는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7일 국내에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탈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마칠 때까지 공개를 미루었던 과거 탈북 사례와 달리 즉각적인 공개였다. 통일부는 탈북자들이 북한 고위층 출신임을 짐작케 하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11일에는 지난해 북한 정찰총국 대좌가 망명했다는 사실을 정부가 인정하면서 불과 3일 사이에 탈북 사안이 2건이나 발생한 셈이 됐다. 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과 맞물려 ‘북풍 몰이’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북한 종업원 탈북의 경우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초고속 입국’에 국정원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정찰총국 대좌의 망명은 이미 지난 해 7월,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을 청와대가 우려먹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겨레는 두 탈북 사례의 발표가 모두 청와대 지시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발표를 했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북풍’ 관련 의혹에 입을 다문 채 ‘대북제재 효과’만을 선전하면서 사실상 정부‧여당을 위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 ‘북풍의 왕’ KBS, 또 보도량 ‘최다’
잇따른 탈북 사태와 관련된 보도에서도 KBS의 ‘북풍 몰이’는 여전했다. 최근 북한의 위협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KBS의 ‘북풍’ 보도가 양과 질에서 TV조선을 넘어섰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 이후 KBS의 북한 관련 보도량은 TV조선이나 채널A 등 기존의 ‘북풍 몰이’ 강자들을 압도했다. 이번 탈북 사태에도 다르지 않았다.

 

 

8일부터 11일까지 두 차례에 걸친 정부의 탈북 사태 발표에 KBS는 무려 17건을 쏟아 부었다. 평균 하루 4건 꼴로서, 12건을 보도한 TV조선보다 5건이 많고 2.25건의 JTBC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KBS는 잇따른 탈북 행렬의 원인으로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를 제시하는 보도만 6건으로 TV조선과 함께 최다 보도량을 보였다. ‘대북제재’ 외에도 KBS는 탈북자들이 근무한 곳으로 추정되는 중국 닝보 류경식당의 동향을 단독으로 보도하거나 북한 체제의 균열을 조명하는 등 다른 보도에서도 긴장을 조장했다. 그 많은 보도 중 정부의 ‘북풍 공작’ 의혹은 단 한 마디 언급도 없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SBS, JTBC, 채널A를 제외한 타사들 역시 ‘북풍’ 의혹을 묵살했다.

 

■ KBS, ‘대북제재’ 선전 수위도 ‘최고’…‘자화자찬’까지
보도량에서만 KBS의 ‘북풍’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대북제재’에 대한 선전 수위도 타사에 비해 독보적이다. KBS는 북한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이 발표된 8일, 관련 보도 4건 중 3건에서 대북제재의 효과를 언급했는데 그 중 1건은 자화자찬에 가까웠다.


지난 2월 10일,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에 비판이 쏟아지자 개성공단 현금이 북한의 핵 개발로 이어졌다고 반박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홍용표 장관은 근거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가 3일 만에 “확증은 없다”고 실토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KBS는 개성공단 폐쇄 논란이 한창이던 당시 <쉴 틈 없는 북 외화벌이…당 간부는 ‘도박’>(2/15, https://me2.do/G2qvtTgW)를 시작으로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보도를 기점으로 북한의 해외 자국 국민의 대한 착취가 이슈화 되면서 개성공단 현금 유입 논란은 어느새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한 개성공단을 포함한 북한의 외화벌이가 모두 핵개발에 전용되고 있다는 정부의 기본적 입장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KBS <한인회 불매운동…북 식당 ‘줄폐업’>(4/8, https://me2.do/F87FgArx)는 이러한 자사 보도에 대한 자화자찬이다. 황상무 앵커는 보도 첫 마디부터 “북한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대북 제재 이후 북한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을 때부터 이미 예고됐던 일”라며 정부의 ‘대북제재’에 갈채를 보낸 뒤 “북한 해외 식당의 외화벌이 실태는 사실 두 달 전 KBS의 집중 보도를 통해 처음 의제화됐는데요. 이후 캄보디아에서는 한인 단체의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습니다”라며 자사의 영향력도 언급했다. 리포트에서는 “KBS 보도로 업주인 당 간부의 카지노 도박 장면이 공개됐던 북한 식당은 수리 후 재개장을 시도했다 끝내 좌절” “한인 여행사에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식당 출입 자제를 요청하고, 북한 식당 앞에서 직접 불매운동도 벌인 것” 등 자사 보도에 의한 북한 식당의 폐업을 거듭 선전했다.

 

 

탈북자 공개에 있어 정부가 북측에 남은 탈북자 가족의 안위까지 무사하면서 기존 관례를 깼는데도 이에 대한 의혹은 언급도 없이 정부의 ‘대북제재’와 자사 보도를 동시에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사의 보도로 인해 북한 식당이 폐업되고 있다는 ‘자화자찬’에서 폐업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계와 안위 등 인권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저 ‘탈북’과 그에 따른 ‘북한 체제 붕괴’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

 

■ ‘북한 체제 붕괴’에 혈안 된 KBS
‘북한 체제 위기’와 ‘남북 대결’에 초점을 맞춘 KBS 보도의 사례는 <“집단 탈북, 상상도 못 해”…전 지배인 ‘충격’>(4/11, https://me2.do/G69Tm1jh)이다. “핵과 미사일 도발 이후 북한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요?”라는 질문으로 보도를 시작한 황상무 앵커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대외 교역과 외화벌이가 큰 타격”을 입었고 “마른 수건까지 쥐어짜는 상납금 압박이 해외 대사관과 식당은 물론 주민들에게까지 가해지다 보니 계층마다 불만이 누적되고 급기야 이번 집단 탈북 사태까지 불러왔다”고 정리했다. 이어서 강나루 기자는 “고위층과 중산층의 동요가 탈북 도미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언급한 뒤 “흔들리는 북한 통제 체제의 실상”에 주목했다. 김경수 기자는 “2013년 8명에서 지난해에는 20명을 넘어섰고 올해도 1월 1건을 시작으로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탈북 행렬을 강조했고 “반동적 5차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대북제재로 탈북자가 폭증하고 결국 위협에 처한 북한이 군사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논리이다.

 

KBS는 다음 보도인 <“북 해상 도발 대비‧‘지휘부 타격’ 점검”>(4/11, https://me2.do/GlPw8bhR)에서 “북한의 주요 시설물과 지휘부 타격 훈련을 점검”한 우리 군의 훈련과 “최근 북한의 잇단 위협에 대해 무모한 도발을 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군 당국의 입장을 전했는데 ‘대북제재→탈북 행렬→북한 체제 균열→도발→응징’으로 이어지는 KBS의 ‘대북 관계 예상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대결’과 위협을 부풀리는데 초점이 맞춰진 KBS에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퐁공작 의혹’이란 시각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빨리 알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정부 두둔한 TV조선
KBS가 이렇듯 노골적으로 ‘탈북’을 ‘북한 붕괴’ 및 ‘남북 대결’로 연결 짓고 있으나 타사의 역시 정부의 ‘북풍 공작’을 방치하거나 부추긴다는 점에서는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북풍 몰이’의 ‘원조’ 격인 TV조선도 <‘제재 한달’ 집단 탈북 의미는?>(4/8, https://me2.do/FE6bqprD)에서 탈북자 출신인 고영환 안보전략연구원부원장의 말을 빌려 시청자에게 ‘북한 붕괴’를 반복적으로 각인시켰다. 고영환 씨는 “한 레스토랑에 있던 13명이 모두 온 사례는 북한 역사상 처음이다. 이것은 황장엽 비서 탈출보다 정치적 의미가 크다”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어째서 그런가”라는 앵커 질문에 “한국 사람들도 13명이 북한으로 집단 탈출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반문을 했다. 고 씨는 이런 어깃장 논리로 “그 사람들까지 다 왔다는 것은 북한 체제에 균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고 제재가 깊숙이 파고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평양은 발칵 뒤집혔을 것이고 다른 권력투쟁 나을 수 있다” 등 연신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왜 시점에서 발표하냐고 말이 많은데 한 식당에서 13명이 탈북했으니 다음날부터 금방 소문이 날 수밖에 없다. 급히 빨리 알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북풍 공작’ 의혹에 휘말린 정부를 적극 두둔하기도 했다.

 

■ SBS와 채널A는 ‘북풍’ 언급했지만 ‘야당 주장’으로 처리
그나마 정부의 잇따른 탈북 관련 발표에 ‘북풍’ 의혹을 언급한 방송사는 SBS, JTBC, 채널A이다. 하지만 SBS와 채널A는 ‘북풍 공작’ 의혹을 야당 주장으로 국한시켰다. SBS <“북 정찰총국 대령급 망명” 이례적 공개>(4/11, https://me2.do/xDiyfaEN)는 “북한군 핵심기관인 정찰총국의 고위급 간부와 북한 외교관까지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고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정부가 이런 사실을 공개하자 야당이 반발”했다고 전했다. 안정식 기자는 “정부가 공개브리핑 자리에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을 확인한 것은 이례적” “지금까지 정부는 탈북자 관련 사안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 왔습니다”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짚은 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민감한 탈북자 사안을 연이어 공개하고, 당국자들이 대북제재의 효과를 강조한 데 대해 야당은 북풍 의혹을 제기”했다며 야당의 입장으로 ‘북풍 의혹’을 정리했다. 채널A <이례적 발표에 야 “북풍몰이”>(4/11, https://me2.do/FHbjWj15)도 마찬가지이다.

 

■ ‘군계일학’ JTBC, 여당의 “총선용 카드” 지적
‘북풍 공작’과 관련하여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는 북한 종업원 탈북이 처음 알려진 8일부터 10일까지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다가 11일이 되어서야 총선을 겨냥한 ‘북풍 의혹’으로 이 사안을 다뤘다. JTBC <북 간부 ‘지난해 망명’까지…>(4/11, https://me2.do/xZu0wZT8)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북풍을 조장하려 했다는 비판” “이 과정에서 북한에 남은 탈북자 가족들의 신변을 위험하게 했다는 인권 침해 논란”을 모두 전했다. 다음 보도인 <탈북 확인 못 해준다던 ‘관행’ 깨고…>(4/11, https://me2.do/FOA8HlQO)에서 안의근 기자는 “정부 입장에선 이번 집단 탈북 사건이 지난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발표 이후 대북제재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좋은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연일 ‘대북제재 효과’만 선전한 타사와 결을 달리했고 “총선 국면에서 야당이 개성공단 중단 등 대북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는 가운데 만회용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 “북한 변수를 부각해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낙담한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시킬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등 정부‧여당의 ‘총선용 카드’일 가능성을 적극 타진했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