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48) 신문보도 일일브리핑

‘박근혜-문재인 엮기’에 사활 건 동아·조선
등록 2017.03.22 16:59
조회 280

22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논설위원들은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 씨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어떻게든 엮어서 ‘문재인도 박근혜처럼 실패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보도 ① 문재인, 인상 독하게 바뀌었다는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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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빌미로 박근혜 씨와 문 전 대표를 ‘패권주의’를 펼치고 있다 싸잡아 비난한 동아(3/22)


동아일보는 <최영해의 인사이트/박의 실패에서 못 배운 문의 완장부대>(3/22 최영해 논설위원 https://goo.gl/uWERFq)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빌미로 박근혜 씨와 문 전 대표를 싸잡아 ‘패권주의’로 몰았습니다. 칼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러다간 대통령직을 제대로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발언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박근혜 씨가 2016년 2차 대국민담화 당시 했던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는 발언을 듣고 노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라네요. 


최순실 씨 소유의 태블릿PC에 청와대 내부 문건이 담겨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직후의 담화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며 내놓은 박근혜 씨의 발언과,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거칠게 토로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왜 굳이 범주로 묶었을까요? 바로 ‘노무현의 사람’인 문 전 대표와 박근혜 씨를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논리를 펼치기 위해 최 논설위원은 박근혜 씨를 향해 먼저 “청와대에선 생즉사(生則死)라는 잘못된 길을 걷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친박 패권주의는 정치 불신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 비판 내용은 곧바로 문 전 대표에게도 적용되는데요. 이를테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청와대 1년을 옆에서 지켰던 사람”이라 “권력의 무서움과 비참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을 것”인데 최근 “대세론에 취한 문재인 주변에 당장 권력을 잡은 듯 완장부대가 득실”대고 있고 이는 “어두운 그림자”로 보인다는 겁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내각에 ‘부역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대놓고 협박하는가 하면 ‘윤병세 졸개들’이라는 험악한 말이 민주당 국회의원 입에서 나왔다. 친문 패권주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점령군 행동 예시’도 빠지지 않습니다. 


최 논설위원의 이런 비판은 “2012년 대선 전까지만 해도 ‘정치할 생각은 없다’던 문재인이 이번엔 ‘3수는 없다’며 권력 의지로 넘쳐난다” “선하던 인상이 독하게 바뀌었다고 인상을 평하는 사람도 있다”는 식의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칼럼은 “‘박근혜의 실패’에서 대선주자들이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누가 청와대를 가더라도 국민들은 비참한 대통령의 말로를 다시 봐야 할지 모른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데요. 이는 동아일보가 늘 해오던 ‘국정농단은 박근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라는 주장이지만, 동시에 문 전 대표 혹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을 향한 일종의 ‘협박’으로도 보입니다. 그러나 교훈을 주고 싶다면 최소한 ‘비슷한 사례’를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동아일보가 아무리 엮어보려 해도, 박근혜 씨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씨의 상황은 나란히 놓고 보기에는 너무나 다른 사례, 다른 상황이라 억지스러워 보일 뿐입니다.  

 

 

2. 오늘의 유감 선거보도 ② 민주당, 집권해도 인적 청산은 하지 말라는 조선


조선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태평로/‘적폐 청산’부터 해야>(3/22 신정록 논설위원 https://goo.gl/KF94sB)에서는 박근혜 씨가 세월호 참사 직후 내놓았던 ‘적폐 청산’과 ‘국가 개조’를 최근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외치고 있는 ‘적폐 청산’을 하나로 묶어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물론 비판의 초점은 명백하게 민주당과 문 전 대표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신 논설위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엔 ‘적폐 청산’과 ‘국가 개조’를 내세웠”지만 “적폐는 박 전 대통령이 바라는 만큼 청산되지 않았고 오히려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그 자신이 2년여 후 청산 대상으로 지목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정치의 허망함이 이렇다”고 말했는데요. 


그 뒤 곧바로 민주당에 대해서는 “적폐청산당 전성기다” “민주당 지지율이 50%까지 치솟았고 그것을 앞장서 외치는 문재인 전 대표는 요지부동 선두다” “전 정권 일이라면 모두 적폐다”라고 비웃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것은 조선일보가 그간 수 없이 반복해왔던 ‘청산할 적폐가 뭐냐. 그런 것은 없다’는 주장입니다. “정작 모호한 것이 그 적폐라는 것의 정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그동안 이룬 모든 것을 적폐 취급해서야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없다” “적폐라는 말이 모호하다면 청산은 폭력적이다. 이 말은 부채 청산 같은 곳에나 쓰는 말이지 역사와 사람에게 쓰는 것이 아니다” “적폐에 청산이 결합하면 소통은 사라지고 군사적 일방주의가 들어선다”는 식이지요.

 

해당 칼럼은 “지금 이대로 가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니 “큰 얘기만 하지 말고 작은 것들을 조금씩 바꿔나갈 것, 사람을 청산 대상으로 삼지 말 것, 적폐 청산이라는 말부터 청산하고 미래를 계산할 것, 이 세 가지를 민주당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역사와 현실은 함부로 청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조언’으로 마무리됩니다.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이들이 지목하는 적폐 대상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이런 초유의 국정농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놓여있음을 감안한다면, ‘적폐가 뭐냐. 그런 것 없다’고 땡깡만 부릴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진짜 적폐가 무엇인지, 이를 청산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지금 일부 후보들이 주장하는 적폐 청산은, 일종의 정치적 수사였던 박근혜 식 적폐 청산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같은 ‘결말’을 맞이할 것이라 단정지을 어떠한 합리적 근거도 없습니다. 

 

 

3. 오늘의 미보도 

 

■ 홍준표 ‘검찰, 그 사람 눈치본다’ 발언, 조중동만 보도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1일,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찰이 눈치 보는 것은 딱 한 명일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뿐입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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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도지사 ‘검찰 눈치’ 발언 보도 유무(3/22) ⓒ민주언론시민연합

 

■ 신연희 강남구청장 문재인 비방글 유포 논란, 조선·한겨레만 보도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22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키로 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조선일보와 한겨레 뿐인데요.

 

이 중 조선일보는 기사 내내 신연희 구청장 측이 내놓은 ‘막말’을 소개하다가, 기사 말미 “특정인을 비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앞으로도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는 신 구청장의 해명을 전달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한겨레는 신 구청장의 행태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점과 문재인 캠프 측 논평 등을 강조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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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강남구청장 문재인 비방글 유포 논란 보도 유무(3/22)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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