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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악화’ MBC․TV조선 보도의 공통점은?
등록 2017.09.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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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계청은 8월 고용동향을 통해 청년실업률은 8월 기준 1999년 이후 최고치였고 체감실업률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전했습니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역시 2013년 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건설업 부진으로 관련 업계 취업자 증가폭이 계속 하락세였던 점과 조사대상 주간(8월 14~20일)에 거의 매일 비가 와서 일용직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 취업자 수 증가폭을 줄이는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소식은 MBN을 제외한 6개 방송사 모두가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전했는데요. 특히 KBS는 관련 보도를 이날 톱보도로, MBC는 4번째 꼭지로 전하며 큰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같은 ‘저조한’ 고용동향 결과에 대해, 각 방송사가 모두 ‘다른’ 해설을 덧붙였다는 점입니다. 

 

 

‘일자리 정부가 최악의 성적표’ 강조한 MBC․TV조선 
MBC와 TV조선은 ‘일자리 창출을 주창하던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식의 평가를 부각했습니다.

 

먼저 MBC는 <취업자 늘지 않고…청년실업은 ‘최악’>(9/13 https://goo.gl/TAHn2M)에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취업자 증가가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TV조선 <‘청년 실업’ 18년 만에 최악>(9/13 https://goo.gl/zTMc6T)도 보도 시작부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었지요. 일자리 늘리기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건 정부가 최악에 가까운 고용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MBC는 보도 말미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정책 등은 청년층이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데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TV조선은 “잇단 부동산 대책”과 “사회간접자본 예산 삭감” “소득주도 성장” 등이 “고용쇼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 정도를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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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고용동향을 전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청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설명한 MBC(9/13) 

 


‘민간 일자리 창출 유도’ 강조한 KBS․SBS
KBS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는데요. 실제 <신규 취업자 수 ‘바닥’‏…청년실업률 고공행진>(9/13 https://goo.gl/2oQZ88)은 조영무 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민간 부문에서 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이것이 가계의 소득증가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발언과 “정부는 일단 추경 예산 집행으로 고용 회복세를 살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기업들이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은 SBS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청년 실업률 IMF 사태 이후 최고>(9/13 https://goo.gl/b6xBbs)에서 SBS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민간 부분의 투자와 소비가 확대돼야 한다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의 발언을 전한 뒤 “일자리 추경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부문과 함께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SOC예산 감축 걱정한 채널A․‘건설업 부진’ 설명에 그친 JTBC
채널A는 유독 SOC예산 감축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냈는데요. <청년실업 IMF 수준 “앞이 더 걱정”>(9/13 https://goo.gl/68jV37)에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조 SOC 예산에 1만 4천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앞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겠나…”라는 발언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의 “SOC 예산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전반적인 고용 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라는 발언을 연달아 소개하는 식이었습니다. 참고로 관련 보도에서 정부의 SOC 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하지 않은 방송사는 KBS와 SBS, JTBC 정도입니다. 


반면 JTBC는 <‘고용 빙하기’ 청년 실업 최악>(9/13 https://goo.gl/D49wgB)에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SOC 예산 감축 등은 언급하지 않고 그저 통계청이 설명한 ‘건설업 부진’이라는 원인을 전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또 JTBC는 보도 말미에는 “정부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노력에도 고용시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요. ‘일자리 정부의 성적표가 이런 수준’이라 보도 도입부부터 강조한 MBC나 TV조선과는 결을 달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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