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정치적 헤게모니 투쟁과 정치 상업주의의 온상이 된 유튜브....숙의민주주의의 위기 심화
박태순 (민언련 전 정책위원)
등록 2019.05.0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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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는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가 되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으로 한국인이 한 달 동안 가장 오래 쓴 앱이 유튜브(317억 시간)이고, 다음이 카카오톡(197억 시간), 네이버(126억 시간), 페이스북(39억 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사용시간이 압도적인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에서 소외되었던 50~60대 중장년층의 이용량이 10-30대의 젊 이용자의 평균 이용량 보다 약 1.5~2배가 넘는 수치로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정치와 사회적 의제에 가장 민감한 50~60대가 유튜브에 몰리면서 유튜브는 중요한 정치 미디어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 헤게모니의 장, 유튜브

SNS 이용자층의 변화와 정치인 및 정당지지 유튜브의 콘텐츠가 이슈화되고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서 각 정당들도 공식 유튜브를 개설하고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은 2012년 2월 12일 ‘오른소리’를 개설하여 현재 약 4천개 정도의 동영상을 게시하고 있으며, 구독자 수도 9만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3당 중 가장 많은 게시동영상과 구독자, 총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내용은 당내 소식, 시사토론, 의원 동정, 정책 영상 등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인 보수 유튜브 채널들과 사안에 따라 콘텐츠 내용을 공유하거나 동시 확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블어민주당은 2018년 10월 29일 ‘씀’을 개설하여 동영상 수가 123개 정도이며 약 4만 4천명 정도의 구독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3당중 가장 늦게 유튜브 공식 채널을 개설 하였고, 콘텐츠의 축적량도 적지만 단단한 지지층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양적 질적 팽창이 동반 될 것으로 예측된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2월 8일 ‘바른미래당’을 개설하였다. 동영상 수가 약 1200개 정도 되며, 구독자수는 4천 명 정도 이르고 있다. 콘텐츠 내용은 당내 소식, 토크쇼, 의원 동정, 정책 영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는 대안 언론적 기능과 대 국민 홍보를 위한 미디어 채널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지지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외연을 확장하며, 담론투쟁과 선전선동의 중요한 기제가 되면서, 새로운 정치 헤게모니의 투쟁을 위한 장이 되고 있다. 유튜브의 구독자 수와 조회 수는 정치적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으며, 승리를 위해서 각 정당과 또 지지자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선정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권교체 이후, 한국당 지지성향 채널들이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TV홍카콜라’ ‘김문수TV’ 등, 자유한국당 지지 채널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딴지방송국”과 유시민의 “알릴레오” 등 민주당 계열의 채널들이 이에 대응해서 활동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이언주 의원의 “이언주TV"가 10만명대 가까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TV홍카콜라와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상징적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진보와 보수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진보, 보수의 지지자들이 개설한 채널간의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 싸움도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 상업주의, 새로운 정치 후원의 원천 

정치 헤계모니의 장으로서의 유튜브 채널은 정치 상업주의와 필연적으로 연계되고 있다. 신혜식이 만든 ‘신의한수’ ‘진성호의 직설’ 그 외 정규제, 황장수, 고성국 등이 운영하는 보수성향의 채널이 많게는 일일 조회수가 200만을 돌파할 정도로 그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이와같은 활동은 정치 콘텐츠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야권과 보수 지지층들은 정치적, 금전적 후원이 끊긴 상황에서 유튜브를 통해 지지 채널을 확보하고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설자리를 잃은 종편의 보수적 정치 평론가들이 금전적 수입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구독자 수를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구독자 수의 확보는 중단된 후원을 대체할 정치적, 경제적 기반 마련하는 재원이 되었다. 따라서 유튜브 정치 콘텐츠 채널들은 더욱 많은 구독자 수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더 선정적이고 공격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형국이 되었다. 확인되지 않는 정보, 소문, 가짜 뉴스 그리고 이미지 편집, 조작 등이 일상화되고 있다. 유튜브의 재원 기능은 정치의 상업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으며, 이 상업화는 정치 문화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 유튜브가 정치의 일상화, 권위주의 탈피, 친밀화에 기여하는 반면, 정치의 연성화, 개인화, 이미지화, 중우주의를 확산 하면서 숙의민주주의의 위기는 더 심화되고 있다. 유튜브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시비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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