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호] [신입활동가 인사] “제가 민언련 활동가가 되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에요!”(박진솔)
등록 2019.07.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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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 모니터 활동가 박진솔입니다. 민언련에 들어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민언련에 들어오기 전의 저는, 평범한(?) 공시생이자 취준생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언론인을 꿈꾼 적도 있으나, 그야말로 꿈으로 남았지요. 스스로에게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 한 번 제대로 던져보지 못한 채, 무작정 공시생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공시생이나 취준생들이 그러하듯, 세상만사에 관심을 끊고 공부에 정진해야 했지만, 그러기에 저는 세상만사에 너무나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토록 관심 많은 세상만사 중에서도 특히 뉴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험서에만 코를 박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토록 뉴스에 관심을 두다니,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셨지요.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가 나왔을 때 아버지께서 저를 혼내며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건 바로 “난 네가 청와대 문건을 직접 본 줄 알았어!”였지요.

 

뉴스에 관심이 많은 만큼, 말도 안 되는 뉴스들을 보면 어찌나 화가 났는지 모릅니다.

뉴스에서 ‘논란’은 왜 그리도 많은지요. 누가 봐도 막말인데, ‘막말 논란’이라고 보도합니다. ‘혹시 내가 단어의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싶어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논란’의 뜻을 확인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으로 한창 시끄러울 때는, 청문회에 참석한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외양 묘사에 공을 들이던 보도들도 많았지요. 모 기업인이 청문회 도중 립밤을 꺼내 발랐다거나, 전직 대통령이 남색 정장에 올림머리를 하고 재판에 출석했다거나, 이런 내용들의 보도 말입니다.

소심한 성격에 겁은 났지만, 문제의 보도를 내놓은 기자에게 이를 지적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간혹 기자의 답장을 받게 되면 읽기도 전에 심장이 조이기도 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지적을 하는 거냐는 내용이면 어쩌나 하고 말입니다. 다행히도 비판을 수용한다는 내용이었지만요.

그렇게 ‘내가 미디어 비평에 관심이 좀 있구나’ 생각하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던 차였습니다. 올 3월 민언련 활동가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작년 채용공고도 보긴 했습니다만, 용기가 나지 않아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지원해서 안 되면, 이건 내 길이 아닌 거다’라고 마음을 먹고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민언련 활동가가 되었습니다.

첫 출근 날부터 ‘나에게서 똘똘하고 명석한 활동가의 모습이 마구 나타나기를’ 하고 바랐으나,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습니다.

 

본디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었던 저는 민언련에 와서 다른 활동가들을 보면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뭐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민언련 활동가들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나는 민언련 활동가가 되기 위한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라고 외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들이었지요. 그들을 보며 ‘내가 이러려고 민언련에 왔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렇게 맘속으로 엄청나게 고군분투를 하면서, 3개월이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들어온 지 4일째 되던 4월 25일에는 신입회원의 날에서 회원 분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5월 11일 광주 순례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열사들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6월 28일에 있었던 <미디어탈곡기> 600회 특집 공개방송이었습니다. 즐겁고 유쾌했던 공개방송이 마무리될 즈음, <미디어탈곡기>의 주역 이정일 PD님이 소감을 말씀하시던 중 “(600회 방송에서는) 우리 활동가들을 자랑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찡-하면서 눈에 눈물이 좀 차올랐습니다. 민언련에 와서 처음으로 ‘아, 내가 민언련 활동가구나’ 하는 소속감을 한가득 느낀 순간이었지요.

 

저는 아직도 ‘어엿한 민언련 활동가’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쉬운 말로 비평하겠습니다. 한자어나 영어를 많이 쓰면 쓸수록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건지, 쉬운 우리말로 전할 수 있는 것들도 굳이 한자어와 영어 범벅으로 보도하는 뉴스들이 많지요. 미디어 비평 기사도 별반 다르지 않을 때가 많아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데요. 저는 그러지 않고 쉬운 말로 비평하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민언련 활동가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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