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민주정권 없이 민주언론 없다 민주회복 투쟁에 모두 떨쳐 나섭시다
등록 2015.02.2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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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권 없이 민주언론 없다

민주회복 투쟁에 모두 떨쳐 나섭시다



정동익 이사,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말다운 말의 회복’. 진실을 알고자 하는 다수의 민중들에게 이 명제는 절실한 염원이다.

거짓과 허위 유언비어가 마치 이 시대를 대변하는 언어인 양 또 하나의 폭력으로 군림하고 있음은 우리 시대가 처해 있는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위 글은 1980년대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우리 민언련의 전신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창간한 <말> 지의 창간사 일부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말의 회복을 이야기해야 하는 심정이 씁쓸합니다.


지록위마 십상시의 나라


최근에 난데없이 지록위마(指鹿爲馬) 십상시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었습니다. 대학교수들이 지난 12월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데 지록위마가 선정돼 박근혜 정권을 상징하는 용어로 등장한 것입니다.

중국 진나라 시황제 때 환관 조고는 진시황이 죽자 태자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내세웠습니다. 조고가 어느 날 호해 앞에 사슴을 가져다 놓으며 말이라고 하자 조고가 두려운 신하들과 황제마저 사슴을 사슴이라 말하지 못하고 “말이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록위마형 인물들이 정권을 장악했는데 나라가 잘될 리가 없었지요. 민생고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사방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했던 진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지록위마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 나라는 존립이 위태롭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박근혜 정권 2년 우리 사회는 유신독재정권 시절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습니다. 대선 부정선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전시작전권 환수 무기연기, 국정원의 간첩 조작,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 이 모두가 정권의 명운이 왔다 갔다 할 중대 사안임에도 야당과 언론은 할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여야 할 헌법재판소마저 정권의 하수인이 돼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통합진보당을 해산시켜버렸습니다. 정당 해산은 유권자인 국민의 몫입니다. 더구나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무슨 권리로 박탈한 것인지 역사는 분명 심판할 것입니다.


정권 반대 세력 종북으로 몰아


박근혜 정권은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을 내란음모사건으로 물타기 하였고 정윤회 등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을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덮었습니다. 그리고 정권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고 있습니다. 신은미 씨와 황선 씨의 진솔한 통일 콘서트를 조선일보와 종편들이 앞장서고 대통령까지 나서 종북으로 몰고 갔습니다. “북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다”고 하지도 않은 거짓말로 종북 딱지를 붙여놓고 마녀사냥을 벌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공안 통치로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려고 작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유신독재에 무릎 꿇고 사느냐 아니면 서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느냐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할 시점에 당면하였습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에 한국 민주주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꺼져가고 있는데 더는 좌시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87년 6월항쟁 때처럼 다시 항쟁에 나섭시다


우리 민언련은 87년 6월 민주항쟁을 승리로 이끈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에 가입해서 국민들과 함께 투쟁에 앞장섰습니다. 민언협 회원인 송건호, 김인한, 최장학,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습니다. 언론을 바로 세워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우리의 목표는 민주정권을 세워야 언론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바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92년 대선 때 60여 회원이 석 달 동안이나 선거보도 감시활동에 밤늦게까지 헌신했던 것도 오로지 민주정권을 수립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6월항쟁 그때처럼 전국 방방곡곡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항쟁조직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항쟁조직이 건설되면 우리 민언련도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꺼이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깨어 있는 국민들의 조직된 힘만이 독재정권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제2의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결성에 우리 민언련이 앞장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