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2019년 민언련 ‘올해의 좋은 보도상’ 선정 결과 및 선정 사유
등록 2019.12.11 17:19
조회 620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선정했습니다.

 

2019년 민주언론시민연합 ‘올해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및 수상자

신문 부문

생생한 현장취재로 ‘돌봄노동 실태’를 심층 보도한

한겨레 창간기획 <대한민국 요양보고서>

한겨레 24시팀(권지담·이주빈·정환봉·황춘화 기자)

방송 부문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고 보도하겠단 약속 지켜준

MBC 뉴스데스크 <소수의견>

뉴스데스크 편집팀 곽승규 기자, 인권사회팀 이유경·조희형·양소연 기자

온라인 부문

언론의 ‘기사 거래’ 실태를 낱낱이 드러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

뉴스타파 박수환문자 취재팀(한상진·홍여진·임송이·강민수·강현석·김강민 기자, 박경현·신동윤PD, 최형석·정형민·신영철 촬영기자)

시사 프로그램 부문

‘역사의 공백’, 밀정 혐의자 895명 끈질기게 추적한

KBS <밀정 2부작> 등 100주년 기획 연속보도

KBS 탐사보도부(이재석·이세중 기자, 강민아·최세환·맹지연·김슬기 작가, 권순두·이정태 촬영기자, 김광만 연구원, 성동혁 편집감독, 이승희 번역가, 유성훈·장종락 음향담당)

언론부터 검찰까지, 모든 권력의 횡포에 당당히 맞선

MBC <PD수첩>

MBC <PD수첩>팀(박건식 부장, 김환균 팩트체크팀장, 한학수 앵커, 박상준·김재영·이중각·임채원·김동희·서정문·김정민·조철영·김경희·이세진PD, 정재홍·윤희영·장은정·조희정·신혜진·간민주 작가)

좋은

프로그램 부문

‘소외된 우리’와 함께 웃고 울고 토닥여준 ‘시사예능’

KBS <거리의 만찬>

<거리의 만찬>팀(남진현 팀장, 박상욱·이이백·조현웅·김승용·박정환·이승윤·이상혁·길다영·

서지원·이승문PD, 이주희·정세영·김보경·김선영·박민지·김혜인·문효정·장세정·이승후 작가, 이윤호·정연진·이은비 촬영감독

대안 미디어 부문

기존 언론에서 볼 수 없는 우리의 현장과 일상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팟캐스트 <바꿀래오>

<바꿀래오>제작진(이동민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독립기획자, 명숙‧이혜정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조 위원장,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선정 개요

2019년 민언련 ‘올해의 좋은 보도상’은 아래 선정부문에 해당되는 매체에서 2018년 11월 1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보도된 콘텐츠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후보작은 기존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은 자동적으로 후보로 추천되고, 이외에도 민언련 회원 및 시민, 언론인들의 다양한 추천을 받아 후보로 상정했습니다.

 

<민언련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부문

 

▢ 신문 보도 부문(10대 일간지: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한겨레)

▢ 방송 보도 부문(지상파 방송3사, 종편4사, 보도전문채널 2사 보도)

▢ 온라인 부문(인터넷 매체, 시사 주간지, 통신사 등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언론사 보도 일체)

▢ 시사프로그램 부문(지상파 방송3사, 종편4사 시사보도‧탐사 프로그램)

▢ 좋은 프로그램 부문 (보도·시사 프로그램 이외의 교양, 예능, 드라마 등)

▢ 대안 미디어 부문(보도 및 방송 프로그램 등 기성 매체를 제외한 1인 미디어, 미디어 스타트업, 유튜브 영상 등 콘텐츠)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선정하며

2019년은 언론개혁이 화두로 떠오를 정도로, 다양한 언론 문제가 불거진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도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의제를 던져준 의미 있는 언론보도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을 ‘기레기’라고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시민의 삶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언론이 시민의 신뢰를 잃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민은 부적절한 관행에 찌들어 왜곡‧편파보도를 쏟아내는 권력화 된 언론을 적극적으로 감시‧비판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에 몰두해야 합니다. 시민이 좋은 보도를 알아보고, 칭찬하고, 공유해주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좋은 보도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언련은 이런 취지로 ‘이달의 좋은 보도상’과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선정했습니다.

 

2019년 민언련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심사는 김중배(언론광장 공동대표), 이광호(전태일재단 운영위원), 민동기(미디어전문기자), 채영길(한국외대 교수), 박영흠(협성대 초빙교수), 김언경‧임동준·엄재희·박진솔·공시형·조선희(민언련 활동가)가 함께 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준 보도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당대 국민에게 필요한 화두를 던져주는 보도 △실제 국민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준 보도를 ‘민언련 좋은 보도’로 선정하기로 합의하고 심사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6개 부문의 7개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아쉽게 수상작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2019년 한해를 빛낸 숨은 훌륭한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수상자들께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민언련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좋은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언론인을 발굴하고, 그 보도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2019년을 빛낸 좋은 보도를 다시 한번 살펴보시고 많이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신문 부문

생생한 현장취재로 ‘돌봄노동 실태’ 심층 보도한

한겨레 <대한민국 요양보고서>

한겨레 24시팀(권지담·이주빈·정환봉·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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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창간기획 <대한민국 요양보고서>(2019.5.13.~6.7.)

 

한겨레는 올해 창간기획으로 5월 13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의 돌봄노동 문제를 총 3부, 18건의 기사로 깊이 있게 다루었다. 이 보도는 기자가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한 달간 민간요양원에서 근무한 취재 방식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보도의 문제의식과 전달 방식 모두가 훌륭했다. 그간 요양원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는 부모를 요양원에 모신 사람들에게 죄책감만 주고 돌봄 노동자들에게 비도덕적이라는 낙인만 찍을 뿐,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겨레는 기자가 직접 돌봄 노동자가 되어서 현장을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돌봄 노동자와 독자 간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돌봄 노동자의 어려움을 살펴본 뒤, 돌봄노동 자체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문제점과 대안까지 나아간 구성도 돋보였다. 권지담 기자는 연재를 마치면서 “기사를 읽으신 분들이 한번이라도 사회적 돌봄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적 돌봄을 떠맡고 있는 중년 여성들의 노동에 시선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인권·노동권과 더불어 제대로 된 ‘돌봄권’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핵심 권리”라고 호소했다.

 

민언련 ‘올해의 좋은보도상’ 심사위원단은 한겨레 <대한민국 요양보고서>가 △노동‧고령화‧복지 등 시대적 과제를 모두 녹여낸 시의적절한 기획이라는 점 △기자가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 현장으로 들어가는 등 심층 취재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 △데이터 분석‧현장취재‧데스크 등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팀워크 및 협업 정신이 빛났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신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편,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후보에는 지난 3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기획기사’가 무산됨에 따라 편집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저항에 나섰던 경향신문 기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사위원단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내부의 부적절한 문제를 고발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한 행동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모습은 경향신문의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진통이라고 갈채를 보냈지만,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무보도’에 수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고 보도하겠단 약속을 지킨

MBC 뉴스데스크 <소수의견>

MBC 뉴스데스크 편집팀 곽승규 기자, 인권사회팀 이유경·조희형·양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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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 ‘소수의견’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소수의견’ 코너는 ‘우리 주변의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고, 대신 따져 묻겠다’는 취지로 제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이 코너를 통해 해직 노동자, 이주 노동자, 산재 사망 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자의 목소리는 물론 중추신경장애인, 시각장애인, 철거민 등 우리 사회 내 많은 약자들의 외침이 전파를 탔다. 사회의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언론이 외면하면서 발언권을 잃고 ‘소수’가 된 우리 이웃들에게 MBC <뉴스데스크>가 목소리를 돌려줬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보도 소재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MBC ‘소수의견’은 화제성이나 시의성에 매달리지 않는다. ‘소수의견’이 담아내는 이야기는 대부분 △기성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거나 △이전에 화제가 되었으나 지금은 관심에서 멀어진 사람들의 고통이었다. 이들에게 마이크를 주고 목소리를 듣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본령이지만 속보‧단독‧화제성 경쟁에 매몰된 최근의 언론 환경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MBC가 지난한 정상화 과정을 거친 후 지난해부터 꾸준히 그 역할을 하면서 ‘공영방송’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MBC ‘소수의견’이 10월 한 달 간 조명한 노동자 관련 기사 두 편은 모두 기성 언론이 외면한 외침이었다. 전국공무원노조 해직자 이야기의 경우 올해 초 집회를 열었을 때를 제외하곤 ‘소수의견’ 외에 최근 기사가 없다. 다른 하나인 중앙노동위 심문의 부당함을 고발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심문 과정에서 사용자 측 위원이 노동자를 조롱하는 일이 있었으나 좀처럼 타 매체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4월엔 시각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읽는 점자 안내문에 껌이 붙어 있는 현실이 MBC ‘소수의견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MBC ‘소수의견’은 ‘특종’과도 거리가 멀고 규모가 큰 ‘기획 보도’도 아니다. 마이크가 필요한 당사자를 위해 자리를 마련한 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최후의 보루다. ‘시민 편에 선 언론’, ‘약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언론’이 가진 힘을 MBC <뉴스데스크>가 증명하고 있다. ‘팩트’와 ‘정파성’이 맞부딪히는 치열한 싸움터로 변질된 지금의 언론 환경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사위원단은 현 시대에 꼭 필요한 언론의 역할을 묵묵히 다 해온 MBC <뉴스데스크> ‘소수의견’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며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으로 선정했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 부문

언론의 ‘기사 거래’ 실태를 낱낱이 드러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로비스트박수환 문자>

뉴스타파 박수환 문자 취재팀(한상진·홍여진·임송이·강민수·강현석·김강민 기자, 박경현·신동윤PD, 최형석·정형민·신영철 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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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연속기획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2019.1.28.~3.18.)

 

뉴스타파는 2019년 1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연속기획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에서 언론계‧재계를 관통하는 브로커 박수환 씨의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분석해 언론과 기업의 유착 및 기사거래 정황을 밝혀냈다.

뉴스타파는 박수환 씨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문자 메시지 2만 9534건을 분석해 박수환 씨를 중심으로 연결돼 있는 언론-기업-법조계의 유착을 폭로했다. 박수환 씨가 직접 개입한 여론 조작 시도, 법조계 대상 로비까지 취재했다. 뉴스타파는 기사 거래가 관행이 되어버린 점, 최근엔 더욱 노골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 등 구조적 문제까지 짚어냈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숨겨진 부조리를 밝혀냈다는 표면적인 공로를 넘어, 생존의 기로에 선 우리 언론계 전체에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모바일 플랫폼의 성장으로 설 곳을 잃은 언론은 SNS 사업 확대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점은 그간 불신을 자초한 ‘반언론적 행태’에 있다. 언론이 기업과 금품 및 청탁을 주고받으며 기사를 가장한 광고를 양산하는 이상 아무리 플랫폼을 혁신하고 광고를 유치한 들 생존할 수 없다. 언론의 생명은 독자의 신뢰와 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핵심을 뉴스타파 보도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를 통해 국민은 어느 언론사가 기사 거래를 하고 있었는지, 어떤 기사가 추악한 뒷거래의 결과물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문자 원본 내용을 보고 직접 시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한 마지막 기사는 기획의 목적에 제대로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시민들의 알 권리와 공공성을 지키는 수단이 되어야 할 지면이 파렴치한 언론인들의 사익을 챙기는 데 쓰이고 있음을, 뉴스타파가 홀로 밝혀냈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시사 프로그램 부문

‘역사의 공백’ 밀정 혐의자 895명을 끈질기게 추적한

KBS <밀정 2부작>100주년 기획 연속보도

KBS 탐사보도부(이재석·이세중 기자, 권순두·이정태 촬영기자, 김광만 연구원, 성동혁 편집감독, 강민아·최세환·맹지연·김슬기 작가, 이승희 번역가, 유성훈 음향담당, 장종락 음향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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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월간 추적한 895명의 밀정 혐의자 공개한 KBS <밀정 2부작>(8/13)

 

KBS 탐사보도부는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뉴스9>를 통해서 31운동 계보도를 발굴하여 보도했고, 4‧11 임시정부 수립일엔 임시정부 초기에 찍은 독립운동가들의 대규모 사진을 처음 발굴해 소개했다. 앞선 보도들은 모두 8개월간 일본과 중국 등에서 5만 장의 문서를 입수하여, 일제강점기의 ‘밀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이었다. KBS 탐사보도부의 끈질긴 탐사 취재의 정수이자 결실은 KBS <시사기획 창>의 <밀정 2부작>으로 방송됐다.

 

<밀정 1> ‘배신의 기록’(8/13)에서, KBS 탐사보도부는 일본과 중국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총 895명에 가까운 밀정 혐의자를 확인했고, 이 가운데 현재 독립유공자로 둔갑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밀정의 정보가 독립운동을 분열시키고 무너뜨린 정황도 드러냈다. <밀정 2> ‘임시정부를 파괴하라’(8/20)는 일제가 밀정을 이용해 “임시정부 파괴 공작”을 벌였다는 사실도 사료 등 객관적 근거로 보여줬다.

‘밀정’은 사실상 국가보훈처가 손을 놓고 있었던 문제다. 아직 명확한 대책이 실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친일파 혹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인물들에게 국가 훈장이 수여됐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 있다. 반면 ‘밀정’은 아예 공백 지대였다. ‘밀정’이 해방 후 요직에 오르거나 독립유공자로 지정되고 국가 훈장까지 받은 경우 그 인물의 ‘밀정’ 행적을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가 그 난제에 도전하여 성과를 거둔 것이다. KBS 보도를 통해 일부 인물들의 서훈 심사 과정 전면 재검토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언론의 쾌거를 넘어 역사적 기록이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시사 프로그램 부문

언론부터 검찰까지, 모든 권력의 횡포에 당당히 맞선

MBC <PD수첩>

MBC <PD수첩>팀 (박건식 부장, 김환균 팩트체크 팀장, 한학수 앵커, 박상준·김재영·이중각·임채원·김동희·서정문·김정민·조철영·김경희·이세진PD, 정재홍·윤희영·장은정·조희정·신혜진·간민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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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횡포와 당당히 맞선 MBC <PD수첩>

 

MBC <PD수첩>은 2019년 한 해, 언론부터 검찰까지 권력의 병폐를 고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과거 ‘PD저널리즘 전성시대’를 이끌던 모습 그대로, <PD수첩> 특유의 집요함과 대담함,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저널리즘’을 선보이며 ‘<PD수첩>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MBC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은 실제로 수사로 이어지거나 유의미한 사회적 파급력을 발휘했다.

 

<PD수첩>이 지난 1년 간 다룬 소재들만 봐도 정점에 선 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잘 드러난다. 한 축은 언론 권력의 성역인 조선일보였다. 호텔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3/5), 고 장자연, 누가 통화기록을 감추는가’(5/14) 등은 조선일보 사주 방 씨 일가의 범죄 의혹, 검경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큰 방향을 일으켰다. 특히 조선일보가 소송전을 불사하며 은폐·축소를 시도했던 ‘고 장자연 사건’을 다시 공론화 해 재수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른 한 축은 검찰 권력이다. 검찰, 반성 없는 반성문’(2/19), 윤중천 리스트, 별장의 내부자들’(4/16), 장관과 표창장’(10/1), 검사 범죄’(10/22, 29) 등은 ‘제식구 감싸기’, ‘불법적 수사’, ‘전관예우’, ‘언론 및 정치권과의 결탁’ 등 검찰 조직의 부조리가 ‘윤중천 리스트 사건’을 비롯한 중대 사건들을 관통하고 있음을 증명한 방송들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PD저널리즘’의 필요성마저 의심받는 최근, MBC <PD수첩>은 권력의 성역에도 굴하지 않고 부패와 범죄를 파헤친다는 ‘PD저널리즘’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심사위원단은 이러한 MBC <PD수첩>의 존재 자체로 언론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프로그램 부문

‘소외된 우리’와 함께 웃고 울고 토닥여준 ‘시사예능’ KBS <거리의 만찬>

<거리의만찬>팀(남진현 팀장, 박상욱·이이백·조현웅·김승용·박정환·이승윤·이상혁·길다영·서지원·이승문PD, 이주희·정세영·김보경·김선영·박민지·김혜인·문효정·장세정·이승후 작가, 이윤호·정연진·이은비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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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우리'와 식사하며 공감을 나눈 KBS <거리의 만찬>

 

KBS <거리의 만찬>은 ‘할 말 있는 당신과 함께 하는 시사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 아래 언론이 외면해왔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위로와 공감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13년간 부당해고에 맞서 거리에서 투쟁한 KTX 여승무원을 만났던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진행자들은 특유의 친근감 있는 진행으로 무거운 주제도 자연스럽게 풀어냈고 당사자들의 고통이나 어려운 사회 이슈를 일상의 언어로 이야기했다. 꼭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시민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언론의 역할을 상기시키는 구성이 돋보인다.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심사위원단이 주목한 KBS <거리의 만찬>의 특징은 우리 이웃과 진행자들이 나누는 대화에 언론 비평이 어렵지 않게 녹아있다는 점이다. 언론에 당해봤어?’(3/8)는 그러한 성격이 잘 드러난 방송이다. 언론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했던 홍가혜 씨, 반올림(삼성 반도체 공장 희생자 고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씨와 이종란 노무사)이 출연했는데 정권 혹은 자본의 확성기가 되어 한 개인과 산재 피해 노동자들을 매장했던 언론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 비평은 딱딱한 기성의 ‘언론 비평’과는 달랐다. 진행자들의 재치와 직관, 출연자들과 나누는 공감에 실제 언론 보도 내용이 겹치면서 ‘일상 속 언론·시사 비평’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거리의 만찬>은 제주 4‧3 사건, 5‧18광주민주화운동, 공익제보자, 오해에 시달리는 중국 동포, 자살 유가족 등 우리 모두의 많은 이슈를 우리의 언어로, 경직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로 다루고 있다. 방송가에도 ‘장르 융합’의 바람이 부는 현재, KBS <거리의 만찬>이 스스로 열어젖힌 ‘시사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앞으로도 확대할지 기대해볼만 하다.

 

올해의 좋은 보도상 대안미디어 부문

언론에서 볼 수 없는 우리의 현장과 일상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팟캐스트 <바꿀래오>

<바꿀래오>제작진(이동민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독립기획자, 명숙‧이혜정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조 위원장,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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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랑투쟁팟캐스트 <바꿀래오> 7회 제작 현장(출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블로그)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바꿀래오>는 노동 활동가들과 현장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불평등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다. 활동가와 노무사가 현안의 맥락을 상세히 설명하고, 현장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이 겪은 부당한 일을 담담히 풀어낸다. 2019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심사위원단은 언론이 외면하는 노동계 현안과 투쟁 현장, 일상적 노동 탄압을 당사자의 목소리와 함께 알리고 있는 <바꿀래오>의 역할이야말로 ‘대안 언론’의 진정한 가치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수많은 노동과 투쟁의 현장을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맥락을 지우고 폭력성만 부각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바꿀래오>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바꿀래오>는 현장의 노동자와 함께 톨게이트 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등 장기화된 투쟁의 배경과 질곡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활동가들이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고 전문가는 ‘불법파견’과 같은 용어를 해설하는 식으로 청취자의 이해도 돕고 있다.

 

기존의 미디어가 지우거나 축약한 ‘말’을 찾아내 전달하고, 매일 벌어지지만 숨겨진 부조리를 천천히, 담담하게 알리고 있는 <바꿀래오>는 기존 언론과 다른 문법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스피커지만 노동 활동가들과 당사자들이 모여 불평등한 노동 현실을 파헤친다는 점 그 자체만으로 큰 울림을 만들고 있다.

 

<끝>

 

문의 정책팀장 이봉우(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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