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3주간 이어진 MBC의 세월호 보도, 진상규명 의제 지켰다
등록 2020.01.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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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에 MBC <뉴스데스크> 탐사기획팀의 <세월호 구조 지연 연속 보도>를 선정했다.

 

2019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부문 심사 개요

수상작

MBC <세월호 구조 지연 연속 보도>

매체: MBC <뉴스데스크>, 취재: 백승우‧남상호‧최유찬‧장슬기 기자, 김유나‧김규희 리서처, 최유림 AD, 지영록 촬영기자, 보도일자: 10/31~11/22

선정위원

공시형(민언련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민동기(고발뉴스 미디어전문기자), 박영흠(협성대학교 초빙교수), 박진솔(민언련 활동가),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조선희(민언련 활동가)

심사 대상

11월 1일부터 11월 31일까지 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 JTBC<뉴스룸>, TV조선<뉴스9>(주말<뉴스7>), 채널A<뉴스A>, MBN<종합뉴스>에서 보도한 뉴스

선정사유

MBC 탐사기획팀은 10월 3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3주간 세월호 참사의 세 번째 공식 희생자인 고 임경빈 군의 구조 당시 난맥상을 자세히 전하며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여론을 환기 시켰다.

MBC 보도는 ‘임경빈 군 구조 이후 응급 이송 헬기를 불렀지만 헬기는 해경 간부들이 이용했다’는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발표를 단순 전달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단독 입수한 영상과 직접 분석한 참사 당일 청와대와 해경의 핫라인, 무선 통신 내용, 해경의 문자 회의방, 지휘함의 항박일지 등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그 결과 당시 동원된 구조 헬기 25대 대부분 구조나 수색에 투입되지 않고 대기했음을 밝혀냈다. 이 모든 보도는 <뉴스데스크>에서 3주 내내 톱보도 또는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해졌다. MBC는 사실상 거의 대기 상태였던 구조 헬기 문제는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지적하기도 했다. 이 모든 노력은 세월호의 진실을 떠올리기 위한 국민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참위는 지금도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11월엔 검찰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수사권을 가진 특별수사조직을 꾸려 진상규명에 대한 기대가 높다. MBC 보도는 이런 시기에 시민에게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는 것을 넘어, 국가적 진상규명이 하루바삐 완료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데 앞장선 보도였다. 앞으로 많은 언론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이란 의제를 지켜주길 바라며, 민언련은 MBC의 <세월호 구조 지연 연속 보도>를 2019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보도 부문에 선정했다.

 

지난해 10월 31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와 수색이 적절했는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중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서 참사 당일, 맥박이 있는 상태로 발견된 희생자가 5시간 가까이 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다 결국 숨진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것이 밝혀졌다. 빠른 구조를 위해선 응급헬기 등으로 이송해야했지만 헬기는 해경 간부의 이동수단으로 사용됐다. 참사 6주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새로이 밝혀내야 할 진실이 산더미 같다는 점을 실감하게 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주요 의제로 설정해놓고 국민적 여론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한 이유다. 2018년 사참위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고, 지난해 11월엔 검찰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수사권을 가진 특별수사조직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 시기, MBC는 사참위 중간 발표가 있었던 날부터 3주가량 세월호 소식을 저녁종합뉴스에서 전진 배치하여 단독 보도와 연속 보도를 이어갔다. 그 결과 세월호 참사의 세 번째 공식 희생자 고 임경빈 군의 구조 당시 난맥상을 정확히 짚어냈고 문제가 된 당시의 구조 헬기 동선 또한 복원해냈다.

 

 

세월호 참사 구조 당시 상황, 3주간 메인뉴스서 전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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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관련 보도를 3주간 톱보도 또는 중요 소식으로 전하며 세월호 진상규명 여론을 환기시킨 MBC <뉴스데스크>

 

 

MBC 탐사기획팀은 10월 3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3주간 고 임경빈 군의 구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10월 31일, 사참위는 ‘임경빈 군 구조 이후 응급 이송 헬기를 불렀지만 헬기는 해경 간부들이 이용했다’고 발표했다. MBC는 이날 톱보도로 <‘맥박뛰고 있는데헬기 못 태워 놓친 골든타임’>(10/31 최유찬 기자)을 내보내며 사참위 결과 발표를 보도한 데 이어 이날 단독 입수한 영상과 직접 분석한 참사 당일 청와대와 해경의 핫라인, 무선 통신 내용, 해경의 문자 회의방, 지휘함의 항박일지 등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보도를 내놨다.

 

이어진 보도 <단독/눈앞 헬기 있는데왜 경비정으로현장 절규’>(10/31 백승우 기자)에서는 구조 당시 상황이 담긴 39분 분량의 영상이 공개됐다. 참사 당시 구조현장 지휘선이었던 3009함에서 찍힌 것으로, 해경이 촬영한 영상이었다. 영상 속에선 배에 탄 해경과 원격진료 중인 병원, 그리고 구조 직후의 임경빈 군이 등장했다. 함정에 착륙했던 첫 번째 헬기가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을 태우고 떠난 지 10분이 넘었을 때, 주변에 다른 헬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경은 임경빈 군을 함정 뒤편 헬기 이착륙장으로 이동시킨다. 그러나 몇 분 뒤, 헬기가 아닌 경비정인 P정으로 임경빈 군을 옮기라는 지휘부의 지시가 떨어졌다. P정으로 옮겨지는 임경빈 군이 화면에 등장하고, 경비정에서는 ‘책임자가 누군데 왜 헬기를 안 태우고 P정으로 왔느냐’며 따지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상 최대라던 구조헬기는 높은 분들차지>(10/31 남상호 기자)에서는 첫 번째 헬기와 이어 3009함으로 왔던 두 번째 헬기를 각각 김수현 서해해경청장과 김석균 해경청장이 이용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MBC 탐사기획팀에서 자료 수백 건을 토대로 추적한 행적이 고스란히 보도된 것이다. 같은 날 임경빈 군 어머니 전인숙 씨는 인터뷰 방송사로 MBC를 택했다. <인터뷰/“국가가 저지른 살인고 임경빈 군 어머니>(10/31)에서 그는 “무책임이 아닌 살인”, “국가는 부재중” 등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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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에서 다룬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량과 보도 순서(10/31~11/22)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어지는 <헬기 이륙장서 끊어진 반쪽진실엄마도 몰라”>(11/1 백승우 기자)(5번째), <‘절박했던 헬기 꼭 타야 했나뉴스 보고 알았다”>(11/6 최유찬 기자)(톱보도), <‘28떴다던 항공기바다 위 경빈이 왜 못 봤나>(11/7 최유찬 기자)(4번째), <단독/생사 갈림길경빈이이준석 선장 따라 이리저리?>(11/8 백승우 기자)(7번째), <경빈이 내버려둔 채 헬기 탔던해경지휘부 수사”>(11/13 신수아 기자)(3번째), <단독/경빈이 탈 헬기 애초에 없었다도착방송 정체는>(11/21 최유찬 기자)(4번째), <세월호 강제 수사착수경빈이 늑장 이송정조준>(11/22 백승우 기자)(14번째) 기사 대부분 3주 동안 메인 저녁종합뉴스에서 톱보도 또는 두세 번째로 보도됐다.

 

사참위 조사 결과는 물론, 당시 새롭게 출범한 검찰 특수단의 수사 상황 등을 꾸준히 다뤄준 것이다. 물론 타 방송사에서도 조사‧수사 상황을 보도했지만 MBC처럼 주요 보도로 다루며 전진 배치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MBC는 직접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해경 간부를 취재해가며 보도를 이어나가 다른 언론사에 비해 특히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방송사 메인 저녁종합뉴스에서 3주 동안 하나의 소식을 중요하게, 그리고 꾸준히 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를 가지고 임경빈 군 구조 당시 상황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장기간 보도했다는 점에서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김석균 전 해경청장 찾아가 “이제는 국민 앞에서 솔직하게 얘기 좀 해주세요!”

당시 해경 지휘라인을 직접 찾아가 취재한 점도 눈에 띈다. MBC는 10월 31일 첫 보도 이후 일주일 뒤, <‘절박했던 헬기 꼭 타야 했나뉴스 보고 알았다”>(11/6 최유찬 기자)에서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을 만나 입장을 물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도했다. MBC 탐사기획팀은 “수차례 접촉을 시도한 끝에” 그를 만나 참사 당일 상황을 물었다. “참사 당일 3009함 타고 계실 때 긴급 이송해야 하는 환자가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느냐”, “배로 이송이 됐는데 직접 지시했느냐”, “보고 받으신 건 없었느냐” 등의 질문이 끈질기게 이어졌다. 여기에 김석균 전 해경청장은 “(임경빈 군 구조 당시 상황) 사안 자체를 전혀, 이번에 금시초문 처음 듣는 사안입니다”라고 답했다. “이번에 뉴스보고 알았죠”란 어처구니없는 답도 이어졌다.

 

MBC는 김석균 전 청장 외에도 당시 상황을 알만한 관계자들을 찾아가 구조 당시의 상황을 복원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 <“경비정 올 테니이해 못 할 방송누구 목소리?>(11/13 남상호 기자)에서는 임경빈 군을 배에 태우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내용이 보도됐다. 임경빈 군이 3009함에서 헬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다음은 P정이 올 것”이라고 지시한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탐사기획팀은 그날 배에 타고 있던 수사요청 대상을 전부 추적했다. 그러나 당시 3009함 부장, 김석균 전 해경청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김문혼 전 목포해경서장 모두 책임 있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MBC는 연속보도 후반, 참사 당일 구조 헬기의 동선을 밝혀내는 일에 집중하기도 했다. <단독/경빈이 탈 헬기 애초에 없었다도착방송 정체는>(11/21 최유찬 기자)에서는 임경빈 군 구조 당시 비행 중인 헬기를 지목해 이 헬기가 임경빈 군 구조 지시를 받았는지 아닌지를 추적해갔다. 이를 위해 당시 중앙119구조단 2호헬기 기장, 부산소방헬기 기장, 전남소방 2호기 부기장, 해결 515헬기 기장 등과 접촉했다.

 

MBC는 임경빈 군이 헬기를 기다린 시간을 오후 6시 전후 70분으로 잡고, 이 시간 동안 어떤 헬기가 병원 이송 호출을 받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장에 동원된 소방헬기 15대, 해경헬기 10대 총 25대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그중 같은 시간대에 사고 해역 근처를 날던 헬기는 단 한 대, 중앙119구조단 2호헬기였는데 당시 기장은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런 연락을 받은게 없다”고 알려왔다. 즉, 연속 보도 첫 날 MBC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임경빈 군 구조 현장에선 헬기가 오는 걸로 알고 준비 중이었는데 알고 보니 구조 지시를 받은 헬기는 없는 것이었다. MBC가 접촉한 다른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MBC는 “헬기 이송을 둘러싼 과정이 근본부터 의문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MBC의 이 같은 보도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하면서도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김석균 전 청장을 비롯한 당시 해경 수뇌부들에게 “구조된 승객을 태워야할 헬기에 왜 탔느냐”, “지시 했느냐”,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을 대신해주었으나 “모른다”, “해당 사항 없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MBC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따져 물을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어떤 답변도 못 들었을 것이다. 진실을 찾아보려는 MBC의 노력이 가상한 이유다. 결국 MBC의 보도를 종합하면 당시 동원된 구조 헬기 25대 대부분 구조나 수색에 투입되지 않고 ‘대기’만 하고 있었다.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MBC의 연속 보도, 진실 알리는 것을 넘어 힘 모으는 데 앞장서 빛났다

MBC는 사실상 거의 대기 상태였던 구조 헬기 문제는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지적하기도 했다. 웹페이지 <세월호 구조헬기 25, 하루종일 뭐했나?>에 탐사기획팀이 하나하나 추적한 헬기 25대의 임무 상황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다. 또한 MBC가 접촉했던 당일 헬기를 조정한 기장이나 부기장과의 대화 내용도 올라와 있다. 세월호의 진실을 떠올리기 위해, 국민적 여론을 모으기 위해, MBC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다.

 

지난 6일 검찰 특수단은 김석균 전 청장과 김수현 전 서해청장 등 당시 해경 간부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8일 영장이 기각됐다. 유가족들은 ‘법원이 기계적으로 판단했다’, ‘진상규명을 막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구속영장 기각이 무죄는 아니지만, 책임자 규명과 처벌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남았음을 암시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때에, 국민적 관심을 모아 더디게 진행되는 진상규명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가 필요하다. 메인 저녁종합뉴스에서 꾸준히 집요하게 보도하는 MBC의 노력은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는 것을 넘어, 국가적 진상규명이 하루바삐 완료될 수 있도록 돕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많은 언론에서 세월호란 의제를 지켜주길 바라며 민언련은 MBC의 <세월호 구조 지연 연속 보도>를 2019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 보도 부문에 선정했다.

 

<끝>

문의 조선희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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