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호

[2020년 4월호] [여는글] 기자저널리즘의 근본적 재정립을 촉구한다.
등록 2020.04.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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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으로 온 나라가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졌다. 유럽으로 또 미국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데, 향후 남미나 아프리카로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드디어는 WHO가 코로나19 감염병이 세계적 대창궐(팬데믹) 상태임을 선언했다.

지난 10-20년 동안 한국 사회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집단 감염병사태를 겪으면서, 그 교훈으로 사회적 대비체계가 어느 정도는 갖춰져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이번에 겪어 보니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국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나 한국 사회가 나름 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선제적 대응과 투명한 정보공개, 대량검사가 가능한 선진화된 과학적 분석능력, 확진자 격리와 치료, 적극적인 환경소독 등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모범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부러워하기까지 한다는데, 유독 한국내에서만 정부의 코로나 대응조치를 심하게 폄하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코로나 감염병 논란이 과잉 정치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공동체의 보건과 안위를 지키는데 응당의 제 역할을 하기는 커녕 도리어 상황을 왜곡⦁과장하고 총선에의 영향력 행사를 목표로 공포마케팅을 일삼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조선일보 등은 시종일관 ‘우한폐렴’이라고 표기하면서 문재인정부가 중국 눈치 보느라고 중국인을 입국금지 시키지 않아서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바람잡았고, 황교안 등 정치인들도 덩달아 나서 우한폐렴 운운하며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였다. 그런데 신천지 교회에서의 감염병 대확산 이후로는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유입 사례가 거의 없고, 또 정부가 우한 등 후베이성발 여객의 입국을 금지시키는 한편 중국발 여객에 대해 특별검역절차를 실시하고 난 뒤에도, 그리고 이탈리아가 유럽국가중 최초로 중국발 입국금지를 시행했는데도 코로나19가 대창궐한 상태가 된 뒤에도, 언론은 계속 황교안 등에 의한 정파적 입장의 ‘무책임한 주장’마냥 ‘중계방송’만 할 뿐이었고, 그런 주장이 왜 ‘헛소리’ 수준이고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별 도움이 안되면서 도리어 한국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보도태도는 종편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공영방송이나 뉴스전문 채널들까지 마찬가지였다.

관련해서 흥미로운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울대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하였는데, 초기인 1월31일에서 2월4일에 실시한 1차 조사결과와 신천지발 대확산이 진행되고 있던 2월25부터 2월28일에 실시한 2차 조사결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신뢰도는 74.8%에서 81.1%로 6.3%포인트가 상승한 것에 비해,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46.4%에서 39.9%로 6.5%포인트가 하락하였다.

 

사실 언론은 코로나19 감염병이 극성을 부렸던 지난 1달반 남짓되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병원 구급차를 쫓아다니는 앰뷸런스 체이서(Ambulence Chaser)” 양태를 보였을 뿐이고,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확진자수 폭발과 병상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응당 제기되었어야 할 감염병전문병원 문제나 공공보건의료 확충과 같은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는 거의 공론화시키지 않았다. 또 유독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감염병이 대폭발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손쉽게 ‘신천지 악마화’로 환원시킬 뿐이고 그 이외의 증폭 요인에 대해서는 아예 추적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메르스 사태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 감염병 대비체계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는 의문점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또 대구경북지역 지자체 등이 신천지교회 등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대구시에서 운영하는 임대아파트에서의 집단감염사실과 신천지 교인이 아파트 입주민의 2/3에 달한다는 단독보도를 통해 대구시의 임대아파트에 대한 코호트 격리사실 은폐를 폭로한 대구MBC의 보도나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거주 상황 등을 추적보도한 JTBC 스포트라이트 등 의미있는 보도가 있기도 하였다.

 

이 와중에도, “장모님과 검사 사위”라는 제목으로 MBC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한 내용이나 연이어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윤석렬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나 부인 김모씨 등의 비리의혹 보도에 대해 여타 언론사에서 거의 후속보도를 하지 않는 점 등은 실로 이상하고도 요상한 현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즈음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이른바 ‘PD저널리즘’은 상당부분 활성화되었고 또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반해, 이른바 ‘기자저널리즘’ 부분은 여전히 받아쓰기 하는데 중독되어 있을 뿐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기자저널리즘의 근본적 재정립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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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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