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뭐하니?] TV조선 출연자 배승희 “검사장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검언유착’ 의혹 한동훈 검사장의 압수수색 몸싸움까지 칭찬
등록 2020.08.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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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 30일 종편에서는 검찰이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 한동훈 검사장을 상대로 압수수색 하던 중 벌어진 한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와의 물리적 충돌에만 주목해 본질에서 비켜난 발언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 고위 외교관의 성추행 혐의 관련 대담 중 출연자가 의혹 당사자 입장만 전달하고 성추행 혐의를 상세히 언급하기도 했어요.

 

1. 배승희 “한동훈 검사장 압수수색과 물리적 충돌 예측했을 것”

7월 29일 서울중앙지검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은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에서 한동훈 검사장 휴대전화 유심칩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어요. 이 과정에서 수색대상 한동훈 검사장과 수사팀 정진웅 부장검사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어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30일)는 관련 대담을 하던 중 한동훈 검사장을 칭찬하고 나섰어요. 출연자 배승희 변호사는 한 검사장이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실을 언급하며 “검사장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어요. 참고로 ‘독직폭행’은 ‘공무원이 지위나 직무를 남용해 폭행을 저지른 것’을 말해요. 배 씨는 한 검사장이 “수사팀이 언젠가 압수수색이라든지 뭔가 나에 대해서 신체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을 것이고, 그래서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언론에다가는 바로 이 ‘독직폭행’이라는 언어를 썼다. 이것은 검사장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혹시 예상했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어요. 한 검사장이 압수수색과 그 과정에서 일어날 물리적 충돌을 모두 예상하고 ‘고소장’과 고소장에 담길 ‘독직폭행’이라는 혐의까지 생각해놨을 거라는 추측이죠. 더군다나 추측에 기대어 한 검사장을 칭찬하기까지 한 거예요.

 

진행자 윤정호 씨는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의 몸싸움을 두고 “하극상이냐”며 궁금해 할 시청자를 위해 준비했다며 두 사람 이력을 자세히 설명했어요. 윤 씨는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의 “나이 차이는 5살인데 두 기수가 위니까 전체적으로 따지면 한 7기수가 오히려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했어요. 배 씨는 “한 검사장이 굉장히 빠른 소년급제를 한 케이스”, “서울중앙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사람”이라며 한껏 치켜세우는 듯 이력을 설명했죠.

 

검언유착 의혹을 지켜봐온 시청자에게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어난 검사 간 물리적 충돌은 황당한 사건이에요. 특히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폭행 또는 협박을 동원하지 않았을 뿐 수사방해나 저항을 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고요. 반면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요청서도 낸 상태죠. 그렇다면 압수수색 과정에서 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고 비판한 뒤 검언유착 의혹의 본질을 짚어주는 게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역할이에요. 의혹 당사자를 치켜세우려는 듯한 이력소개까지 동원하며 칭찬만 늘어놓을 게 아니고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30일) https://muz.so/ac42

 

2. 성추행 혐의 구체적 열거도 2차 가해

7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통화했어요. 문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는데요. 이날 두 정상은 우리나라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어요.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고위 외교관은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부대사로 근무하던 2017년 직원을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어요. 뉴질랜드 매체 ‘뉴스허브 네이션’ 7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경찰 고발 한 달 전 뉴질랜드를 떠났고, 뉴질랜드 경찰이 2019년 수사를 시작했지만 한국 대사관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TV조선 <신통방통>(7월 30일)은 관련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어요. 진행자 윤태윤 씨는 출연자 김광삼 변호사에게 해당 성추행 사건에 관한 구체적 설명을 부탁했어요. 김광삼 씨는 “현지인 남성 직원을 뉴질랜드 근무를 하던 외교관이 성추행을 했다는 그런 혐의”라고 말하던 중 “그런데 아마 (해당 외교관과 현지 직원이) 굉장히 서로 친하게는 지낸 것 같다”며 성추행 의혹과는 상관없는 추측을 덧붙였어요. 가해자와 피해자의 친분과 성추행 혐의에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어서 김광삼 씨는 “이 외교관은 우리 외교부에서도 조사를 했었는데 굉장히 억울하다, 그리고 성추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며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해당 외교관 입장만 전달했어요. 뿐만 아니라 성추행 혐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어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성범죄 사건이나 의혹을 전할 때마다 ‘2차 가해’의 부적절성을 열심히 설명하고 비판해왔죠. 그런데 이렇게 성추행 혐의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의혹 당사자 입장만 전달하는 게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는 몰랐던 걸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 30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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