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머니투데이와 계열사, ‘홍선근 회장 50억 클럽’ 감추기 보도 규탄한다
등록 2021.11.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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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및 로비 사건과 관련,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에 포함된 홍선근 머니투데이그룹 회장을 11월 26일 소환 조사했다. 그러자 ‘50억 클럽 언론인’에 함구해온 언론이 일제히 홍선근 회장의 실명을 공개했다. 하지만 홍 회장의 이름 석 자를 여전히 볼 수 없는 언론이 있다. 홍선근 회장이 대표로 있는 머니투데이그룹 소속 머니투데이, 뉴시스, 뉴스1 등이다.

 

머니투데이는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의 검찰 소환조사 소식을 잇따라 보도했으나 홍선근 회장 소환 소식은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가 62%(2020년 기준) 지분을 소유한 뉴시스 역시 세 사람의 소환조사 소식을 전하면서 홍선근 회장 소환 소식은 뺐다. 머니투데이가 70%(2020년 기준) 지분을 소유한 뉴스1은 ‘언론인 홍 씨’라고만 보도했는데, 같은 기사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언급하면서도 홍선근 회장 혐의에 대해서는 “언론인 홍 씨는 소속 기자인 김 씨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차용증을 쓰고 수십억 원의 돈을 빌렸다는 의혹을 받는데”라고 보도해 ‘언론인 홍 씨’가 홍선근 회장으로 인식되지 않게 하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런 보도가 머니투데이그룹 언론사주를 향한 과잉 충성인지, 자사 언론인 연루 의혹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의도인지 알 순 없지만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은 사실을 기사화하지 않은 경우는 이례적이다. 같은 날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박영수 특검에 관해 머니투데이 <검찰, ‘50억 클럽거론 박영수 전 특검 첫 소환조사>(김효정 기자), 뉴시스 <검찰, '50억 클럽' 의혹 박영수 전 특검 소환조사>(고가혜 기자), 뉴스1 <검찰,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소환 조사>(이장호 기자) 등으로 일제히 보도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6일 ‘50억 클럽’ 6명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홍선근 회장에 대해서만 ‘언론인 홍 모 씨’라고만 밝힌 바 있다. 이후 몇몇 언론 보도로 ‘홍 모 씨’는 사실상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으로 특정됐다. 그러나 10월 6일부터 홍선근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52일간 대다수 언론은 다른 ‘50억 클럽’ 연루자들은 실명보도하면서, 홍선근 회장만 실명보도하지 않아 언론의 ‘동업자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홍선근 회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서야 실명보도한 다른 언론도 ‘동업자 봐주기’ 비난을 비껴갈 수 없다. 미디어오늘이 인터뷰한 법조기자에 따르면, 이제와 홍선근 회장을 실명보도한 이유에 대해 “검찰에 정식으로 소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민 입장에선 이것도 이해하기 힘든 해명이지만, 아직까지도 홍선근 회장을 실명보도하지 않고 있는 머니투데이와 계열사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언론사에 기사를 공급하는 뉴스통신사인 뉴시스와 뉴스1마저 언론사주 영향을 받는다면 그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1월 15일 <대장동 의혹 언론인, 소속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를 통해 이미 머니투데이 및 계열사들이 머니투데이 부국장 출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법조팀장 출신의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소유주 배성준 씨를 전직 기자로 표기하거나 보도하지 않는 등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한 보도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와 머니투데이 계열사들의 자사 출신 인사에 대한 의도적 감추기를 강력히 규탄하며 제대로 보도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11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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