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노재승 망언’ 무보도로 덮은 조·중·동, 정쟁화한 TV조선
등록 2021.12.09 13:50
조회 561

국민의힘은 12월 5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노재승·함익병·박주선 씨를 내정했습니다. 이후 함익병 씨의 “박정희 독재가 큰 역할을 했다” “여자는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등 독재 찬양, 여성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내정을 취소했습니다. 함익병 씨뿐만 아니라 노재승 씨 역시 과거 SNS에서 극우적 주장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노재승 씨의 부적절한 발언은 정당 선거대책위원장이란 중책을 맡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노재승 씨 망언을 언론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노재승 씨 망언 지적한 보도 거의 없다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보도건수

2건

0건

0건

0건

3건

1건

0건

1건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건수

0건

1건

0건

2건

1건

0건

0건

 

△ 노재승 씨 문제 발언을 보도한 방송저녁종합뉴스(12/5~7)·신문지면(12/5~8) 보도건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노재승 씨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지상파3사‧종편4사 저녁종합뉴스와 12월 8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2개 경제일간지 지면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방송의 경우 12월 6일 JTBC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소식을 전하며 노재승 씨 SNS 발언 논란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다음 날인 12월 7일에는 MBC, JTBC, TV조선이 각 1건씩 보도했으며 다른 방송사는 발언의 심각성과 달리 무관심한 모습이었습니다.

 

신문의 경우 경향신문 <‘5·18 발언 논란’ 노재승 국민의힘 선대위장…과거 SNS에 “가난한 사람은 맺힌 게 많다”>(12월 8일 박순봉 기자), 한겨레 <망언으로 세대통합? 노재승 안고가는 국민의힘>(12월 8일 장나래·서영지 기자) 등이 적극 노재승 씨 SNS 망언을 지적하는 보도를 냈는데요. 12월 8일에는 한국일보가 사설을 통해 노재승·함익병 씨와 같은 ‘극우 영입’에 나선 국민의힘을 지적했고, 한국경제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소개 말미에 논란을 살짝 언급하며 노 씨 입장을 전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노재승 씨 망언 보도한 방송사 JTBC·MBC뿐

12월 6일 JTBC <‘김종인 원톱’ 국힘 선대위 ‘화학적 결합’ 이룰까>(채승기 기자)는 “노재승 씨가 소셜미디어에 5.18을 폭동으로 볼 수도 있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 공유를 하고 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매머드급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보여주기식으로 경쟁적으로 영입이 되면서 설화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가장 먼저 보도에 나섰습니다.

 

노재승 방송.jpg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SNS 논란을 보도한 JTBC와 MBC(12/7)

 

다음날 JTBC <5·18은 폭동? 국힘 합류한 노재승 ‘부적절 행적들’>(12월 7일 최승훈 기자)은 노 위원장이 SNS에 올린 동영상에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평화적 시위가 아닌 명백한 교전 행위였단 왜곡된 주장”이 담겨 있고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동물에 빗대 원색적으로 비난”했으며 “검정고시 출신이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혐오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MBC <‘5·18 폄하’ 논란 노재승‥국민의힘 선대위원장 또 도마에>(12월 7일 이기주 기자)도 노 위원장이 SNS에 “‘세월호 추모행사를 두고 ‘온갖 선동과 날조로 국민감정을 자극해 수년간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난한 데 이어 자신은 ‘정규직 폐지론자’라며, ‘정규직 제로시대’를 언급하기도 했”으며 “민주노총의 불법집회 기사를 올린 뒤 ‘경찰의 실탄 사용에 이견이 없다’는 글을 남기는가 하면,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멍청하다’고 비난한 글”을 공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망언을 ‘정치적 논란’으로 보도한 TV조선

노재승 위원장의 SNS 글은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명백한 망언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민주당에서 맹공을 퍼붓고 있다며 논쟁거리로 보도했습니다. TV조선 <‘비니좌’ 5·18 발언 ‘논란’…“왜곡 보도”>(12월 7일 황선영 기자)는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30대 청년 노재승 씨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휘발성이 높은 5·18 관련 발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당사자와 국민의힘은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의 공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면서도 노 위원장은 “‘자신이 폭동이라고 했다는 건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고, 해당 영상 제작자도 ‘민주당이 황당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는 해명을 함께 전했습니다. 또한 “‘정규직 제로’ ‘불법시위에 실탄 사용’ 등의 발언도 극우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노 위원장은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발언의 문제점은 전혀 지적하지 않은 것입니다.

 

‘비니좌’ 자세히 설명하며 막말 눈감은 조중동‧경제지

조선일보 <윤선대위 중도 강화…박주선·임태희 합류, 금태섭·김근식 가세할 듯>(12월 6일 김민서 기자)은 “노 씨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유세차 연설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으며 “‘비니좌(비니 모자와 능력자를 뜻하는 ‘본좌’의 합성 조어)’란 별칭으로 불리는 노 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라고”만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 <윤석열 선대위 오늘 출범…공동위원장에 박주선·노재승>(12월 6일 현일훈·최민지 기자) 역시 ‘비니좌’에 대해 설명하며 청년사업자 노재승 이란 소개가 전부였으며, 동아일보 <야, ‘독재옹호-여성폄하’ 함익병 공동선대위장 내정 7시간만에 철회>(12월 6일 강경석 기자)도 “‘비니좌’ 노재승 씨”가 “비니를 쓰고 유세차에 올라 한 연설이 화제”였다고만 보도했습니다. 보수언론은 노 위원장을 ‘비니좌’라고 소개만 했을 뿐 망언 논란에 대해선 일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막말 논란 지적이나 우려 없이 국민의힘이 어떤 전략으로 노재승 씨를 영입했는지 소개했습니다. 한국경제 <윤 선대위 ‘중도’ 대전환…'김종인표 경제민주화' 2탄 나오나>(12월 6일 성상훈 기자)와 매일경제 <尹선대위 외연확장 속도…금태섭도 합류>(12월 6일 박윤균·성승훈 기자)는 “2030세대를 겨냥한 인사”로 노 씨를 소개하며 “‘이대남’ 지지층이 두꺼운 비니좌 합류로 2030 청년들의 지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신의진 연세대 교수를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과정에서 생긴 2030 남성층의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고 전했습니다.

 

경향·한겨레·한국, 노재승 영입한 국민의힘 비판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12월 8일 사설을 통해 노재승 위원장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 <노재승의 “5·18 성역화” 감싼 국민의힘, 제정신인가>는 “건전한 상식과 동떨어진 인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 위원장 발언은 “광주시민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해 8월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또 “노 위원장의 일그러진 인식”은 “‘정상적인 시민’이라고 볼 수 없”는 차별적 발언이며 “과거에 개인적으로 한 말이니 덮고 가자고 하면 검증은 왜 필요”하냐고 따진 뒤 “이런 인물을 선대위에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노 위원장을 즉각 사퇴”시키라고 촉구했습니다.

 

노재승.jpg

△ 노재승 씨 영입에 대해 비판한 신문 사설 제목 (12/8 순서대로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

 

한국일보는 <노재승·함익병 ‘극우 영입’ 논란 자초한 국민의힘>에서 노 위원장의 글은 “‘일베에 버금간다’는 민주당의 비판이 수긍될 정도”라며 “국민의힘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가치와 기준이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 <‘일베식 주장’ 노재승에게 선대위 중책 맡긴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의 5.18 주장은 “계엄군의 무자비한 학살에 대한 시민들의 자구적 저항이라는 인과관계는 외면한 채”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며, 민주노총 집회 관련 발언은 “기본권에 대한 이해 자체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노 위원장의 게시물은 “전두환 미화’ 발언과 ‘개 사과’ 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불과 3주 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가 사과한 일이 무색해질 지경”이라며 “‘일베식’ 극단적 발언을 일삼아온 이들에게 선대위의 중책을 맡기는 게 국민 통합”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중책’의 망언 그냥 넘길 사안 아니다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대책위원장의 막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극우적 주장과 다름없습니다. 무보도로 잘못을 덮고, 정쟁화로 편을 갈라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문제입니다. 언론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자신들의 주장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만으로 극우적이며 비상식적인 망언을 늘어놓는 사람을 등용하는 정당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국민 삶에 도움 되는 인사를 영입하도록 감시해야 합니다. 선거는 국민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가진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새기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2월 5~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12월 5~8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monitor_20211209_104.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