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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기획보도 없는 지역언론...지역갈등 조장도 여전
등록 2022.02.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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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전남 지역언론들도 대선 보도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선 한달 전까지 대선보다는 지방선거 준비과정을 보도하는 데 집중해왔던 지역언론들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선후보들에 집중하는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2월10일부터 16일까지 광주전남 기자협회 소속 11개 언론사의 보도를 모니터링했습니다.

 

‘단일화’ 최대 화두...‘VS’ 대결저널리즘 속 소수정당 소외

지역언론들이 민감하게 다뤄진 주제는 ‘단일화’였습니다. 지역언론들은 앞다퉈 야권 단일화를 ‘대선 최대 변수’로 꼽으며 1면에서 다뤘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관련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분석이 이뤄졌고, 이에 대한 여권 정치인들의 반응을 시시각각 보도했습니다. 특히 광주일보는 2월14일 <야권 후보 단일화대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사설을 통해서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 선거의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이 기간 동안, 제목에 ‘VS’를 붙이며 양당 후보들의 발언이나 입장을 나열하는 기사들이 줄이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단일화에 대한 후보들 입장을 보도하거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첫 유세를 보도할 때, 또 거대 양 당의 치열한 접전양상을 보도할 때 많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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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vs국힘 대결구도를 1면 보도한 남도일보(2/16)

 

문제는 이같은 보도행태들에선 소수정당의 이야기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기사 말미 한두 줄 언급되는 데 그친다는 데 있습니다. 특정 후보들의 대결 양상만 주목하다 보니 주목도가 떨어지는 소수정당 후보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겁니다. 경마식 보도에서 벗어나 정책 비교를 통해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집중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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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은 또 건너뛰어

목요일 저녁에 진행되면서 지역민들에게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던 1차 TV토론에 이어 2차 TV토론도 지역언론들이 외면하면서 TV토론에 대한 지역의 시각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2차TV토론은 11일 금요일 저녁 진행됐습니다. 주말 지면발행이 없는 지역신문들은 월요일자 신문에 TV토론에 대한 지역에서 주목할 의제 정리와 함께 지역민들의 반응을 취재해 보도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주말 지상파 방송뉴스에서도 TV토론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가운데 남도일보는 2월 14일자 <2차 대선토론, 지역민 반응은...‘확신고민> 기사를 통해 지역언론 중 유일하게 TV토론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두차례 TV토론에서는 지방분권이나 국토균형발전, 호남 지역 발전방향 등 지역이슈들이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들의 질문과 비판의 역할과 함께 앞으로 남은 3차례 법정토론에 대한 역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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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남 지역언론 중 유일하게 2차 TV토론 보도한 남도일보(2/14)

 

후보자 인터뷰 역할 톡톡

지역 방송사들은 후보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지역 이슈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광주MBC는 16개 지역 MBC와 9개 지역 민방이 공동으로 기획한 <'대선주자에게 묻는다' .. 이재명>, <대선주자에게 묻는다.. 심상정> 인터뷰 기사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견해 △지방 경쟁력 강화 방안 △지방분권 등에 대한 후보들 생각을 보도했습니다.

 

KBS광주방송도 심상정 후보를 스튜디오로 직접 불러 <공식 선거운동 시작심상정 후보 정책 비전은?> 대담을 통해 호남 공약과 정책 비전 등을 질문했습니다. 김동연 후보는 KBC광주방송 특집방송에 출연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고, KBC저녁뉴스는 <김동연 "정치공학 단일화 없다..군공항 이전 적극 관여해야"> 기사를 통해 정리해 보도했습니다.

 

20대 대선 과정에서는 광주전남 지역언론이 대선 후보에게 직접 인터뷰를 통해 직접 질문하고 분석해 전달하는 저널리즘이 적은 것이 특징인데, 지역방송들이 그 간극을 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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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C광주방송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인터뷰 (2/12)

 

신규 정책검증 기획기사 없어

전남일보와 무등일보가 공약검증 기획기사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언론들은 대선을 3주 앞둔 현재까지 별다른 기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전남일보는 매주 1회 <대선후보 공약검증> 기획을 진행하고 있는데, 2월10일 두 번째 기획기사로 <농어촌 정책>을 비교분석했습니다. 특히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농어촌 공약을 분석한 뒤 송경환 전남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역 농업계의 입장도 함께 전했습니다. 무등일보는 매일 광주·전남·분야별 공약 집중 분석 시리즈를 진행하는데, 이번주 경제·정치·복지·생활밀착형 공약들을 차례로 분석했습니다.

 

정책보도, 공약검증 보도가 없는 자리는 따옴표 보도, 대결보도 등 이슈를 가볍게 다루는 보도들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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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일보 ‘광주·전남·분야별 공약 집중 분석’ 기획기사 (2/16)

 

지역갈등 유발 사설 여전

전남매일은 2월15일 <호남 표심 구애 전 뭘 해줄지 고민하길> 사설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무엇을 해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호남인들은 정이 많아 그러면 더 내어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소멸하는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복안과 정책을 요구하는 것은 지역언론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지역에 이익이 되는 것을 내려주면 정이 많은 지역민들이 표를 내어줄 것이라는 인식을 전파하는 것은 선거를 포퓰리즘으로 이끄는 저널리즘이 될 수 있으며, 자칫 지역이기주의로 흘러 갈등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전남매일은 2월3일 "'지역감정 초래' 비판만 할 일인가" 사설에서도 “역사적으로, 팩트로 보건대 광주와 호남이 소외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부동의 사실”이라며 “이걸 부인한다면 무지몽매한 사람”이라는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대선보도준칙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은 보도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선동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보도와 표현을 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지역 간 대립구도에 대해서는 사실 자체는 보도하되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보도한다’며 지역주의‧정치혐오 조장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모니터 대상 : 2022년 2월 3일~9일 광남일보, 남도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지면, 광주MBC, KBS광주, KBC광주방송 뉴스, CBS광주 인터넷뉴스.

 

2022년 2월 17일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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