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재도약을 위한 휴식 I 서혜경 미디어팀 활동가
등록 2022.06.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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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익숙한 장마철이 돌아왔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인데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듯 오래도록 내리는 비는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불청객 같기도 하지만, 비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가는 매력이 있는데요. 오랜 가뭄이 걱정되던 지역에는 해갈에 도움이 되는 반가운 인사고, 호우 피해를 대비해야 할 지역엔 철저한 준비를 요구하는 무서운 감시자입니다. 평범한 노동자인 저에겐 출퇴근길에는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인데요. 화창한 날씨를 좋아하는 저는 장마철엔 개인적인 일은 뒤로 미루고 휴식기처럼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 장마엔 저뿐만 아니라 민언련도 재도약을 위해 잠시 휴식에 들어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신문·방송모니터위원회입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민언련은 매주 회원과의 만남을 지속했습니다. 지난 1년 3개월간 동안 저는 방송모니터위원회를 담당했는데요. 대면으로 전환하려 하면 확진자가 급증해 줌(Zoom)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밖에 회의를 할 수 없었지만, 1년여간 회원들과 함께 3가지 주제에 대해 모니터했습니다.

 

가장 처음 모니터한 프로그램은 <강철부대>입니다. MBC <진짜사나이> 이후 잠잠했던 군 예능의 부활을 알린 <강철부대>는 지나친 노출로 인한 선정성과 부상마저 정신력이라며 부추기는 가혹한 대결이 문제가 됐습니다. 체력적 한계를 이겨내야 하는 과도한 미션을 수행하며 비속어가 난무했고, 최정예 특수부대를 모았지만 전문성보다는 불공평한 미션으로 편파성 논란도 일었는데요. 모니터를 통해 회원들과 군 예능 문제에 많은 고민을 나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모니터한 주제는 ‘골프 예능’입니다. 지난 한 해 급격히 증가한 골프 예능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보고서였는데요.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은 골프 예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주변에 많이 물어가면서 준비한 기억이 납니다. 제 주변 유일한 골퍼인 아버지에게 골프 예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봤는데요. 나중에 어머니께서 보고서 준비 때문인지 모르신 아버지가 제가 골프를 시작하는 줄 알고 같이 취미활동을 할 생각에 기뻐하셨다는 후일담을 전해주기도 하셨습니다.

 

골프 예능 보고서는 남성 중심의 출연자 섭외, 골퍼가 아니라면 익숙하지 않은 골프 용어에 대한 부족한 설명, 비매너 플레이 등을 문제로 짚었는데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PPL입니다. 골프장부터 골프용품까지 골프 광고의 집합체 같은 모습인데요. 골프 대중화를 목적으로 한 골프 예능이지만, 비용 증가로 이어질 과한 PPL은 오히려 비용 증가로 골프 대중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 보고서는 2021년 기억에 남길 만한, 그리고 아쉬움을 남긴 드라마를 골라 정리했습니다. 노년의 꿈을 응원한 <나빌레라>, 성소수자·미혼모·이혼가정 등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 <마인>, 5·18을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재구현한 <오월의 청춘>까지 의미 있는 주제의 드라마를 선정해 모니터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쉬운 드라마는 여기서 따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에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달려온 모니터위원회가 6월 셋째 주를 마지막으로 잠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일상 회복이 진행되면서 민언련도 회원과의 만남을 확대하려고 준비 중인데요. 회원 모니터 역시 대면으로 전환하고, ‘시민미디어감시단’으로 일원화해 모니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언론감시 활동으로 7월부터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조만간,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민언련 회원 모니터 활동에 많이 참여해 주세요.

 

서혜경 미디어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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