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이정훈, 부정 청탁한 박근혜 “몰라서 그랬을 것”
2016년 11월 21일
등록 2016.11.23 19:17
조회 523
21일 종편 시사토크쇼에서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1/21)에 출연한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현대차에 최순실 지인의 사업을 청탁한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청탁인 것을) 모르셨으니까 저렇게 했겠죠”라고 두둔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21)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초기 전원구조 언론사 오보를 믿었을 거라며 “대통령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아마 통상 할 수 있는” 지시만을 내렸다고 두둔했습니다.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1/21)에 출연한 최진녕 변호사는 ‘장시호 씨는 압구정 날라리’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어놨습니다.
 
1. 이정훈, 김영란법 위반한 박근혜 “몰라서 그랬을 것”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나 현대차에 최순실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의 기술을 납품 청탁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 19일 대국민담화에서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드립니다”라며 호소한 바 있습니다. 국민 앞에서 부정청탁을 줄이기 위한 사회문화개혁운동을 법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본인이 부정청탁을 한 당사자였던 셈입니다.
 
이에 대해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11/21)에 출연한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부정청탁인 것을) 모르셨으니까 저렇게 했겠죠”라고 두둔했습니다. 국가원수가 대기업의 총수를 사적으로 만나 납품 청탁을 한 것인데 이게 부정청탁인지 몰랐다니요? 이정훈 씨의 말대로 대통령이 그런 행위가 부정청탁인지조차 모른다면, 국가원수는 물론 평범한 시민의 자질조차 갖지 못한 것 아닐까요? 
 
게다가 이정훈 씨는 중국 한나라를 예로 들어가며 대통령의 비리를 측근의 비리로 전가했습니다. 이정훈 씨의 발언은 이렇습니다. “지금 몇 년 전에 왜 십상시라는 말이 나왔었죠. 한나라를 예를 들어서. 중국 역사나 우리 역사를 보게 되면 환관들이 굉장히 파워가 셌습니다. 환관들은 환관 자체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한번 만들어진 환관은 죽을 때까지 해서 부도 많이 모으고 왕 옆에서 항상 왕명에 출납하면서 권세를 쓰는데.(중략) 우리 박 대통령께서는 무려 18년간 비슷한 멤버를 썼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만 믿고 그다음에 어떤 시험이라든지 어떤 경쟁을 통해서 길러온 중신들의 말은 별로 안 들으신 거예요. 그런 사람 중에 비교적 말을 잘 들어준 게 안종범 수석이 되는 거거든요”
 
이정훈 씨는 대통령의 측근들을 중국 한나라 때 조정을 농락했던 십상시에 비교했습니다. 십상시들의 문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십상시라 불리는 보좌진들의 문제일까요? 모든 전횡이나 문제를 십상시가 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대통령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이정훈 씨의 노력일 뿐입니다.
 
2.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에 속았다는 황태순 평론가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21)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초기 피해자 전원구조 오보를 믿었을 거라며 “대통령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아마 통상 할 수 있는” 지시만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19일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에 대해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만들자 그 내용을 두둔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 씨는 “그날 오후… 이건(청와대의 대통령 7시간 의혹) 다 팩트일 거예요. 다 팩트인데. 2시 50분, 2시 50분까지는 상당수가 구조되었던 것으로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시 50분이 되어서야. 정확하게 2시 반쯤 되어서야 뭔가 중복, 구조자 수가 중복돼서 계산된 것을 알고 비상이 걸리기 시작한 게 2시 50분입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오전에 두 차례에 걸쳐서 지시 내렸던 것은 그야말로 그때만 해도 아, 배가 이렇게 됐고 특히 11시 조금 지나서는 단원고 학생은 전원 구조되었다고 경기도 교육청에서 문자를 각 언론사에 돌렸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어서 거의 2시까지 거의 몇 명 사망자 별로 없는 줄 알고 있다 보니까 초기에 대통령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아마 통상 할 수 있는 거 있죠.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라, 한 명의 희생자도 없게 하라라고 했고 실제 그런 오전 분위기가 사실은 2시까지 계속되었던 것이죠(중략). 그 당시 모든 언론, 모든 방송도 보면 거의 한 12시, 1시까지만 해도 크게, 배는 기울어졌지만 다 구조됐다는 듯이 보도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자 전원 구조 보고를 믿고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청와대 홈페이지의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보면 대통령 7시간 의혹에 대해 시간별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이 해경에게 지시한 10시 30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17시까지 의혹이 된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서면·유선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죠. 청와대 입장에서는 그럴듯한 해명이 될 수 있겠지만, 외부에서 보면 대통령이 실제로 15차례나 보고를 받았는지, 그리고 보고가 실제로 있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황태순 평론가는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오보를 믿었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대통령은 전원이 구조됐다는 초기 보고를 그대로 믿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서면·유선보고만 받으며 관저에 있었다는 것이죠. 황태순 씨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하면 세월호 참사의 전적인 책임은 청와대가 아니라 오보를 낸 언론사의 탓으로 돌아갑니다. 황당할 따름이죠. 청와대는 언론사의 뉴스를 보고 속보를 접하는 곳이 아닙니다. 시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과 청와대입니다. 사고 인원 집계를 내는 책임은 언론사가 아니라 청와대위기관리센터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오보를 믿었다’는 건 변명조차 되지 않습니다.
 
또 황 씨의 말처럼 대통령이 오보를 믿고 관저에서 15차례 서면·유선 보고를 받았다고 친다 해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관저에서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7시간 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든가”라는 믿기 힘든 질문을 던졌습니다. 7시간 동안 관저에서 구조 진행상황을 15차례나 보고 받은 대통령이 배가 이미 가라앉은 상황도 몰랐던 것입니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이 완벽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대통령이 순진하게 언론사의 ‘오보를 믿었다’며 정부의 책임을 언론사에 돌리는 황태순 씨. 정말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3. 아들 어깨에 손 얹었으니, ‘압구정 날라리’!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1/21)에서는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먼저 월간조선 12월호의 인터뷰 기사가 화두에 올랐는데요. 기사 내용은 장시호 씨의 지인이 “(장시호 씨의) 집에 가정부가 있었는데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귀싸대기를 날렸어요”라고 말했다는 등의 지극히 사적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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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씨 사진과 인터뷰 기사에 대해 논하는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1/21) 화면 갈무리


그 와중에 최진녕 변호사는 함께 실린 한 장의 사진에 주목했습니다. “저는 저기 나와 있는 월간조선이 했던 사진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실제 보면 커플룩으로 입고 있죠. 그런데 보통 보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남자가 어깨를 낄 텐데 지금 저 모습을 보면 장시호 씨가 어깨를 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봤을 때는 보통 어떤 다소곳한 모습과는 상당 부분 다른. 그렇기 때문에 특히 중고등학교 다닐 때 상당 부분 특히 이제 압구정동에서 정말 정말 잘 놀았다 하는 그런 모습도 저 사진 하나에서도 상당 부분 읽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대해 굳이 반박을 해보자면, 월간조선은 이 사진을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가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과 찍은 사진, 사진=독자 제공’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이남희의 직언직설> 진행자 이남희 씨도 최 씨의 발언 사이에 “아들로 추정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최 씨는 끝까지 ‘압구정동에서 잘 나갔음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성이 남성의 어깨에 손 올리고 사진 찍으면 다 ‘정말 잘 노는’ 여성이라니 지극히 낮은 인권 인식을 보여줍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이날 출연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장시호 씨의 사생활에 관한 썰을 탈탈 털어놓습니다. ‘학창시절 불량학생이었다, 한 달 용돈이 2천만 원이었다, 강남 클럽에 자주 출몰했다, 생일파티를 1, 2부 나눠 했다, 특급호텔에서 결혼했다, 아이 첫 돌에 아빠가 없었는데, 금방 이혼한 것 같다’ 등 내용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각종 가십거리를 자막과 자료 사진으로 반복 노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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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시호 씨 사생활 관련 다양한 자막을 끊임없이 노출하고 있는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1/21) 화면 갈무리

 

장시호 씨가 최순실 씨의 비호 아래 또 다른 실세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 씨의 호화 생일파티가 영재센터 자금 횡령 의혹을 풀 주요 사실은 아닙니다. 이혼 사실이 평창 올림픽 개입 정황을 밝힐 단서도 아니고요. 종편 출연진들은 ‘목적은 오로지 흥미’인 신변잡기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시호 씨 이전에도 최순실, 정유라, 최순득 씨까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지나친 신상털기는 자연히 정작 주목해야 할 그들의 ‘국정 농단’ 정황을 희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시호 씨는 현재 문체부로부터 부당 보조금을 취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제는 정말, 정황을 밝히는 데 필요한 사실을 전하고 분석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끝>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