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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교과서엔 박정희 사진이 한 장 뿐이라 불공정하다는 조선
2016년 12월 2일
등록 2016.12.04 20:13
조회 599

2일 신문, 조선일보는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사설에서는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오도 서술”한 반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언급 없이 치적만 기술”했기에 ‘박정희 미화’ 의도가 없다고 ‘투덜’댔습니다. 반면 기존 검정교과서는 다른 대통령들 사진은 ‘활짝 웃는 모습’을 여러 장 써 놓고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은 “5·16 군사정변” 당시의 것을 한 장만 사용했다며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것만 믿는 조선일보답네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좌편향’ 검정교과서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불공정했다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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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독재자 박정희를 전 대통령들과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냐고 따지는 조선일보(12/2)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 조선일보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한 것도 아닌데, 기존 좌편향 검정 교과서로 계속 수업을 해야 하냐’는 거죠. 


이런 문제의식은 <주체사상 넣고, 천안함 빼고…좌편향 검정교과서 계속 써야하나>(12/2 https://goo.gl/dyIUWH)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좌편향 논란이 있는 기존 검정 교과서를 그대로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학부모와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한 쪽 당 1.5건의 오류가 발견되는 교과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해당 기사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지면의 <국정 교과서 좋다는 사람도 많은데 반대 분위기에 묻혀>(12/2 https://goo.gl/EOH7XJ)에서는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박 부단장은 “국정 역사 교과서 내용을 검토해보고 좋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과격 반대론자들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왜 국정교과서가 비판을 많이 받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정교과서가 좋은 평가를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기존에 자기네가 질 낮은 교과서 이용해 잘못된 교육을 계속 해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까 그게 싫은 거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국정 역사교과서 오류를 다룬 보도 <함무라비 법전․안중근 자서전 등도 오류 지적>(12/2 https://goo.gl/VynWdK)은 해당 지면 하단에 작게 배치했는데요. 이 기사조차 교육부에 접수된 민원 중 상당수가 ‘대한민국 수립’을 지적한 것인데, 이건 오류가 아니라는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며 마무리됩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중학교 교장을 소집해 내년 1학년 과정에 역사과정을 편성하지 않는 방식의 ‘국정교과서 보이콧’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18개 중학교 교장 불러 국정교과서 쓰지 말라 교육부 불법 엄정 대응>(12/2 https://goo.gl/gix1YA)을 통해 “교육부가 진보 교육감들의 월권만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의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은 <사설/조희연 서울교육감 18개 중학교 교장 불러 국정교과서 쓰지 말라 교육부 불법 엄정 대응>(12/2 https://goo.gl/gix1YA)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핵심은 “검토본에서 1960~70년대 서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박정희만을 특별히 미화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과오도 서술”한 반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언급 없이 치적만 기술”했다는 겁니다. 전체 교과서 분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민주화운동에 대한 서술은 대폭 줄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서술은 늘어났고, 그 와중 5·16군사 쿠데타 사진 등이 빠졌습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현재 상당수 고교가 쓰고 있는 한 검정 교과서”에 실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일한 사진이 “5·16 군사정변 때 군복에 선글라스 끼고 서울 시청 앞에 서 있는 모습”인데 “다른 어느 대통령 사진은 민주화 운동 때나 남북정상회담 때의 활짝 웃는 모습 등 4장이 실렸다”며 이게 “공정하고 균형 있는 서술”이냐고 되물었습니다. 독재자와 그 이후의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을 ‘동등하게 취급’해달라니, 정말 파렴치하군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4월 퇴진 약속 이후 시위 참가자는 ‘순수한 시민’ 아니라는 조선
조중동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탄핵’이 아닌 ‘4월 퇴진론’에 힘을 모아주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사설/박 대통령 4월 퇴진 표명하면 국가 위기 고비 넘는다>(12/2 https://goo.gl/wgi74W)에서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움직일 수 없는 일”이고 만일 4월 퇴진에 대해 야당이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대통령이 “국민 앞에 ‘4월 퇴진’을 밝혀 국정 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선일보는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해 대통령이 하야하겠다는데도 멈추지 않는다면 다른 뜻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이후의 시위와 공격은 더 이상 순수한 시민들의 평화적 항의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검찰 수사를 잘 받겠다’고 약속한 뒤 검찰 수사를 거부한 ‘범죄 용의자’ 대통령의, 헌법에도 위배되는 ‘조건부 퇴진’ 약속을 믿고, 앞으로는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주장이지요.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마리 앙투아네트와 박근혜 동일시한 동아・조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무려 마리 앙투아네트와 박근혜 대통령을 ‘동일시’하는 듯한 칼럼을 지면에 배치했습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고, 당시 민중이 분노했던 여왕의 ‘문제적 행실’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부각하면서 말입니다. 


동아일보의 <프랑스혁명의 진짜 희생자들>(12/2 https://goo.gl/q8YQ0H)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만, 맥락상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백합니다. 이 칼럼은 “프랑스 대혁명은 총 50만 명 이상의 목숨을 희생시키고야 끝이 났다. 기요틴에서 처형된 사람만도 4만 명이 넘었다. 널리 믿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 희생자들 중 80% 이상은 귀족이 아닌 평민이었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 


조선일보는 더욱 노골적입니다. 이날 조선일보는 이문열 작가의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12/2 https://goo.gl/YJgz56) 칼럼을 1면에 배치했는데요. 마리 앙뚜아네트의 ‘누명’을 한참 이야기하던 이 작가는 “4500만 중에 3%가 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하며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는 다른 이들의 ‘의견’을 전달하며 촛불집회에 대한 거부반응을 드러냈습니다. 촛불집회를 폄훼하고 박 대통령 동정론에 불씨를 살릴 잇 아이템으로 마리 앙뚜아네트라는 ‘소재’가 선택된 모양입니다. 

 

4. 오늘의 추천 보도 ① 삼성은 4월까지도 최순실 측근과 ‘공조’했다? 
한국일보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해 거액을 지원한 박상진 대한승마협회 회장(삼성전자 사장)이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아시아승마협회 고문으로 임명하고 올해 4월 총회에도 동석하는 등 긴밀히 공조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것도 “삼성전자 측이 박씨의 협박에 못 이겨 최씨 모녀를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어긋나는 정황”입니다. 관련 기사는 <삼성, 최순실 측근 승마협 실세와 올 4월까지 ‘긴밀’>(12/2 https://goo.gl/dmCmiB)입니다.


경향신문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최순실씨와 최씨의 단골병원인 김영재의원 원장 김영재씨의 ‘민원창구’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애초 최씨와 가까운 김씨의 민원을 적극 해결해 줬기 때문에 병원장이 됐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지요. 청와대가 서 원장을 당선시키려고 다른 경쟁 후보들에게 과도한 인사검증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서창석 원장, 최순실 단골 의사 '민원창구' 역할 했나>(12/2 https://goo.gl/YXjrIk)입니다. 

 

5. 오늘의 비교 ① 4월 퇴진 6월 대선론
야권이 목표 했던 2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새누리당 비박계 및 국민의당의 ‘변심’으로 무산됐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야 조기대선 주도권에 눈 멀었나.. 청 ‘계략’ 알고도 휘말려. 비박도 뒤통수 맞고 우왕좌왕”
동아일보 : “야권 탄핵 공조 오락가락. 야당은 여당과 협상하라. 협상과 탄핵 절차를 병행할 것”
조선일보 : “야권 보여주기 표결 추진. 책임을 새누리당에 떠넘기려는 것. 향후 대통령이 퇴진시기 구체적으로 정해 밝힌 뒤에도 촛불시위 이어진다면 그건 순수한 시민들의 평화적 항의로 보기 어렵다”
중앙일보 : “탄핵 불발은 대통령에게 면죄부 주고 국정혼란만 부추기는 자해 행위. 그런데도 야당은 협상 외면해”
한겨레 : “촛불에 등 돌린 정치. 야당 대표들은 소탐대실로 야권 공조 깼고 김무성은 배반”
한국일보 : “꼬여버린 탄핵정국. 야권 분열은 보기 딱하다. 야권이 여당과의 협상 자체를 기피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