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통위, 조속한 보궐 이사 추천으로 KBS 적폐 사장 고리 끊어야

‘비리 이사’ 강규형 해임, 남은 과제는 KBS 적폐 청산이다
등록 2017.12.27 19:10
조회 511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감사원 감사로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사실이 확인된 강규형 KBS 이사의 해임 건의를 결정했다. 앞서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강규형 이사는 법인카드 사용내역 가운데 사적사용이 의심되는 내역이 269건(1381만원)이 넘었다. 동호회 회식, 애견카페 이용, 뮤지컬·연극·영화 관람 등의 사유였다.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등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장소에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적반하장의 태도로 일관한 ‘비리’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는 방통위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예정보다 지체하긴 했지만 결국 방통위가 ‘옳은’ 결정을 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도 방통위의 해임 건의를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수용하면 방통위는 곧바로 KBS 정상화를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의 대리인이 아닌,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공적책임의 의미를 아는 인물을 보궐 이사로 추천해야 한다. 기억해야 하는 건, 호시탐탐 인사에 개입하려 하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아야 지체 없는 인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리 이사를 쫓아낸 자리에 공영방송의 가치와 책무를 제대로 인식하는 인물을 앉혀야만 김인규, 길환영, 그리고 현재의 고대영 사장까지 이어진 KBS 적폐 사장의 고리를 끊어내고, 115일째(12월 27일 기준) 파업 중인 KBS 언론인들과 촛불 시민들이 염원하는 진짜 공영방송 KBS 만들기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오늘 방통위의 해임 건의는 강규형 이사 한 명에 그쳤지만, 이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강규형 이사 외에도 여러 이사들이 단란주점에 가거나 휴대전화·태블릿PC 구입, 자택 인근에서의 식사비용 지불 등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사적 유용을 지적받았다. 그러나 이인호 이사장과 일부 이사들은 감사원의 이 같은 감사 결과 앞에서 “혈세 낭비” 운운하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고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 지상파 방송의 경영을 감독하는 이들이 엄격한 기준 아래 사용해야 할 업무추진비를 쌈짓돈마냥 유용하고도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감사원도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규모 등 비위 경중을 고려해 해임 건의 외에도 이사 연임 추천 배제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만큼, 방통위는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비리 이사들에 대한 예외 없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보궐 이사 추천과 선임이 완료되면 KBS 이사회 내부에서도 적폐 사장을 옹호하는데 앞장서고 비리를 반성하지 않는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자유한국당에 경고한다. 방통위 설치법은 방통위원들의 신분을 보장하며 ‘직무 수행에 있어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방통위가 감사원에서 확인한 비리 이사의 해임 건의 절차를 밟는 동안 방통위로 몰려가 해임 절차 철회를 다그쳤다. 그때가 처음도 아니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8월 4기 방통위 출범 이후 세 차례나 항의방문을 했다. 이는 사실상의 위력시위로,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의 책무를 수행하는 방통위를 겁박하는 행위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 잇단 낙하산 사장 투하로 공영방송 인사를 지배하며 정부 비판 언론인과 방송인들을 겁박했던 언론장악의 당사자들이 새 정부의 언론 적폐 청산을 통한 정상화 노력을 ‘장악’이라 호도하며 정치 논쟁으로 끌고 가려 발악하는 모습은 가당치 않다. 촛불로 적폐 정권을 심판하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응원한 주권 시민들의 명령을 더 이상 거부해선 안 된다. 반성의 기회를 계속 스스로 거부한다면 자유한국당이 갈 수 있는 길은 몰락의 길 외엔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끝>

 

12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commemt_20171227.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