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국민 알 권리 침해하는 법원출입기자단 해체하라!
등록 2018.02.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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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에 대한 법원 1·2심 판결문 전문을 공개한 <오마이뉴스>에 대해 법원출입기자단이 엠바고(보도 시점 제한) 파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1년 출입정지 징계를 내렸다. 정치-재벌 권력의 유착이라는 ‘공적 사안’에 대해 재판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판단한 결과물인 판결문이라는 ‘공적 자산’을,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적 목적’에 따라 공개한 언론의 ‘공적 행위’를 징계한 주체가 다른 이도 아닌 언론인들이라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슬픔을 느낄 지경이다.

 

<오마이뉴스>가 이재용 부회장 뇌물사건의 판결문을 공개한 건,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국민적 논란 때문이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들이 직접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면을 제작,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던 1심 판결문과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문의 주요 쟁점과 함께 전문을 공개했다. 그러자 법원출입기자단은 해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하급심 판결문을 공개한 건 기자단의 엠바고 합의를 어긴 행위라며 징계 안건을 올렸고, 결국 지난 21일 투표를 거쳐 출입정지 1년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판결문 전문을 공개하기 전 이미 다수의 언론이 판결문을 직접 인용해 보도했을 뿐 아니라, 해당 판결문은 국회 보좌관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공개 게재된 상황이었다. 더구나 법조기자단 규약은 사법작용을 방해할 우려를 고려해 압수수색영장이나, 선고 이전의 법원·헌법재판소의 판단, 선고일에서 14일이 지나지 않은 대법원 판결 등에 대한 보도를 제한하고 있는데, 어떤 것도 <오마이뉴스> 사례에 부합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헌법(제109조)에서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다만, 심리는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리는 특수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법원의 결정으로 예외를 둘 수 있지만, 판결은 어느 경우에도 공개하도록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법원출입기자단이 앞장서 헌법을 위반하는 작태를 자행하고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부회장 사건이 공적 사건과 관련한 공적 인물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란 사실이다. 설령 법원에서 판결문에 대한 비공개를 요청했다 하더라도 언론이라면 이런 때야 말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를 거부하고 공개했어야 한다. 그게 언론의, 기자의 역할이다.

 

하지만 법원출입기자단은 <오마이뉴스>에 1년 출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림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나 헌법규정보다 출입처와의 관계, 기자단 내부의 위계질서나 내규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기자단인가. 권력에 순응하며 저널리즘의 원칙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질주한 지난 10년 동안 주류 언론을 믿지 않게 된 국민 앞에 법원출입기자단이 또 하나의 불신과 절망의 이유를 던졌다. 법원출입기자단은 지금이라도 <오마이뉴스>에 대한 중징계를 철회하고, 기자단을 해체해야 한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티끌만한 신뢰라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그것뿐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헌법을 부정하고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마저 짓밟은 법원출입기자단의 존재 이유는 그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끝>

 

2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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