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안광한·김장겸·백종문·권재홍 ‘유죄’, 공영방송 독립성 확립 계기로 삼아야
등록 2019.02.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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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을 상대로 부당전보, 노조 탈퇴 종용, 승진 배제 등 탄압을 일삼은 안광한·김장겸 전 사장과 백종문·권재홍 전 부사장 등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안광한 전 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장겸 전 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백종문·권재홍 전 부사장에겐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공영방송이 공정방송을 중요한 노동조건으로 꼽는 언론인들의 이념과 노동조합 활동 등을 문제 삼아 탄압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인 국민 몫이 된다는 걸 인정한 판결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

 

노조 활동 이유로 언론인 탄압, 시청자 피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부당노동행위로 징역형이 선고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법원이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본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검찰 수사 결과 안 전 사장 등은 2012년 공정방송 파업 이후 사측과 갈등을 빚은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을 보도 및 방송 제작 부서에서 배제하기 위해 2014년 10월 MBC 본사와 떨어진 곳에 신사업개발센터와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를 신설했다. 검찰 조사 결과 두 센터는 조직개편 열흘 전 안광한 당시 사장의 갑작스러운 지시로 신설됐을 뿐 아니라, 조직개편 나흘 전까지도 인력구성에 대한 논의나 구체적인 업무조차 마련하지 못한 ‘껍데기’ 조직이었다. 사실상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격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 이곳에 안광한·김장겸 사장 시절 37인의 언론인들이 부당 전보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노조활동을 기준으로 인사를 했으며, 궁극적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 “공영방송 MBC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가지려 해야지, 내부로부터 분열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며 “이념에 의해 조합원을 탄압하는 것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으로부터의 공영방송 독립 원칙 확인한 판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재판부의 지적에 동의한다. 재판부는 징역형 확정판결을 통해 이념의 잣대로 언론인들을 탄압하고 시청자 피해를 야기한 범법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 시절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이정현 전 홍보수석에 대한 법원의 징역형 선고와 이번 판결에 이어, 오는 4월 예정된 이명박 정부 시절 공영방송 장악 계획을 공모한 김재철 전 사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사법부의 단죄로 방송·언론의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법적·제도적·사회적 토대와 인식이 구축되길 바란다.

권력으로부터의 공영방송 독립을 강조한 이번 판결을 정치권 또한 깊이 새겨야 한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방송장악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반성은커녕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에 대놓고 개입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언론·시민단체와 언론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방송독립시민행동의 제안대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에 있어 정치권 등 외부의 개입을 원천 금지하고 사장 선임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은 지속가능한 미디어산업과 다양성·공공성의 보호, 이용자 권리 증진을 중심에 놓고 종합적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정책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현업언론인,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이용자 국민, 미디어 학계와 시민사회가 적극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에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소속’이라는 표현을 불온의 꼬리표처럼 사용하는 자유한국당 등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들이 “이념에 의해 조합원을 탄압하는 것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처벌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 헌법은 언론의 자유만이 아닌 양심의 자유 또한 보장하고 있으며, 노동법은 노동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해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자유와 권리에서 언론인들이 예외일 이유가 없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등을 주장하는 언론인들을 불온세력인 양 묘사하고 왜곡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정치세력과 언론은 결국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끝>

 

2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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