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상로 위원에 면죄부 준 방통심의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등록 2019.08.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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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민원인 신상 정보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의 통신심의소위원회 복귀를 결정했다. 이상로 위원은 지난 3월 민원인 신상 정보를 유출하고도 사과와 사퇴를 거부하더니 5개월이나 지난 8월 26일에서야 전체회의에서 “동료 위원들에게 상처를 줬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이런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받은 뒤, 이번 사태를 없던 일로 무마한 것이다. 이상로 위원은 자신의 민원인 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인 민주언론시민연합에게는 사과는커녕 공식적인 어떤 해명조차 전한 적이 없다. 우리는 이상로 위원이 동료 위원들에게만 전한 면피용 사과가 위원회 복귀를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방통심의위 위원들 간의 친목과 화해에 유감을 표한다.

 

이상로 위원의 명백한 위법, 곧장 해임 건의해야 마땅했다

이상로 위원의 행위는 진정한 사과 여부를 떠나 곧장 해임을 건의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5‧18 왜곡 유튜브 영상 삭제를 심의한 통신심의소위 하루 전이었던 지난 3월 7일, 극우매체 뉴스타운에 느닷없이 심의 정보를 낱낱이 기록한 기사 <방송통신 심의위원회, 또 30건의 영상삭제 심의>가 게재됐다. 뉴스타운은 “삭제 요청자 : 민언련”이라며 민원인 정보까지 노출했고 심지어 “방청 신청을 통해 심의위원들에게 ‘존재감’을 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에게 심의회의에 직접 찾아가 ‘5‧18 북한군 개입설’ 따위의 가짜뉴스를 제재하지 못하도록 심의위원들을 압박하라 종용한 것이다. 이는 오직 통신소위 위원들(당시 전광삼‧허미숙‧이상로‧김재영‧이소영 위원)에게만 전달되는 심의 정보를 이상로 위원이 극우인사 지만원 씨에게 유출하고 지만원 씨가 자신의 기관지나 다름없는 뉴스타운에 전하면서 나온 기사다. 방통심의위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 조항과 규정들은 모두 ‘민원인 및 민원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개인정보의 누설’을 금하고 있으며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경우 이런 규정을 어길 시 징계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상로 위원은 명백한 위법을 저질렀음은 물론, 시민들의 자유로운 민원 제기를 위축시키고 민원인 신상에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뒤늦은 ‘면피용 사과’에 면죄부 준 방통심의위

상황이 이렇게 심각했으나 이상로 위원은 사과를 거부했고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하지 않는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자신이 피해를 가한 민언련을 향해서는 “민원 제기하는 것을 감춰야 할 거면 민원 제기하면 안 된다”며 오히려 엄포를 놓았고 “민원인은 원래 공개하는 것이다. 공개하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냐”는 자격 미달의 발언도 반복했다. 이런 행보를 보고도 방통심의위원들은 ‘자진 사퇴 권고안’만 결의하더니 이상로 위원을 통신소위에서만 배제하고 전체회의에는 참석하도록 조치했다. 사실상 처음부터 이상로 위원에게 책임을 물을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체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똑같이 심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통신심의의 최종 결정에도 당연히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5개월 정도가 지나 이상로 위원이 면피용 사과를 내놓자 곧바로 통신소위 복귀의 길마저 열어줬으니 ‘가재는 게 편’이라는 격언이 공공기관인 방통심의위에서도 통하는 모양이다.

 

이상로 위원은 애초에 가짜뉴스 퍼뜨리는 부적격 인사

이상로 위원은 애초에 방통심의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이상로 위원은 ‘5‧18 북한군 개입설’ 따위의 허위조작정보를 스스로 유포해 온 반민주‧반역사적 신념의 화신이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방통심의위원이 된 이상로 위원은 심의위원이 된 직후인 지난해 4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 씨 블로그 게시글을 심의하면서 “아주 합리적이고 매우 점잖은 문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에 관한 자유”라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심지어 삭제 결정이 난 후 유튜브를 통해 본인이 직접 “북한군이 왔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동료 심의위원들을 “공정하게 방송을 심의하겠다는 기본적인 자세, 양심, 용기, 학식이 없다”고 모욕했다. 문제는 이때도 방통심의위가 5개월을 기다려 사과를 받더니 유야무야 없던 일처럼 덮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부적격 인사 두 번이나 봐준 방통심의위, 지금이라도 해임 건의해야

결과적으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더니 그러한 주장을 제재해야 한다는 민원인의 정보까지 노출한 심의위원의 기행을 방통심의위가 모두 정당화한 셈이 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하고 민원 정보를 극우매체에 유출하는 인물이 심의에 참여한다면 그 누구도 방통심의위를 신뢰할 수 없다. 더구나 이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어물쩍 심의위원 직을 유지시켜주고 심의 권한을 돌려준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방통심의위는 그러한 부적격 인사의 해임을 건의할 의무와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로 위원이 기행을 일삼을 때마다 많은 시민단체와 언론단체가 해임이나 사퇴를 촉구했는데 별다른 설명도 없이 이상로 위원을 안고 가는 방통심의위의 의중은 대체 무엇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방통심의위는 이상로 위원의 해임을 즉각 건의해야 한다. 그것만이 무너지는 방통심의위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이자, 방통심의위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길이다. <끝>

 

2019년 8월 2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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