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문]정규직 아나운서 성별 고용불균형은 오랜 채용성차별의 결과이다.
채용성차별 해결을 위한 MBC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한다.
등록 2020.01.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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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MBC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채용성차별 범죄를 저질러 왔습니다. 이것이 공론화된 것은 지난

해 6월 대전MBC아나운서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나서부터입니다.

동일가치의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대전MBC는 여성 아나운서들만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로 채

용해 왔고, 고용형태를 이유로 임금과 복리후생 등 모든 근로조건에 차별을 가했습니다. 성별을 이유

로 채용에서부터 고용형태를 분리하여 뽑고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성별분리채용’의 문제는 방송사

들의 오랜 관행으로 여겨져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제 이러한 고용상 성차별은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

다!

 

대전MBC는 채용성차별 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한 여성 아나운서들을 부당업무배제 하였습니다. 국가

인권위 진정 제기 이후, 기존에 서너 개 씩 맡고 있던 프로그램들을 아무 합리적 이유 없이 폐지하거

나 용역계약을 해지시켜 딱 1개의 방송만 맡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된 대전

MBC 여성 아나운서들의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악용한 보복성 업무배제입니다. 이미 두 명의 여성 아

나운서 중 한명은 생계 때문에 퇴사하였고, 남은 한명의 아나운서 ‘유지은’ 님도 힘겹게 버티고 있습

니다. 갑자기 100만원 이하로 줄어든 임금, 회사 동료관계에서의 따돌림, 업무 공간 퇴거의 압박 등

홀로 남은 유지은 아나운서는 그야말로 고립되고 있습니다.

 

성별을 기준삼아 채용 등 고용상 성차별을 해온 점 및 노동자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인사상의 불이익

을 준 점 등은 촛불혁명 후 언론정상화가 된 공영방송 MBC에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절대

아닙니다. 조직 내부의 민주화와 차별 없는 노동권을 보장하는 공영방송사다운 모습으로 하루빨리 피

해 노동자를 복귀시키고, 그간 성차별적으로 여성 아나운서를 대우해 온 것을 시정하기를 작년 하반

기부터 대전과 서울의 많은 시청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연대하여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대전MBC는 이러한 사회적 요청에 제대로 응답하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의 성차별 관행을 질

책하며 유지은 아나운서의 복귀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에게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며 협박성 입장

문을 공표하기도 했고, 해당 여성 아나운서를 보복성으로 업무배제 한 것을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성”을 운운하며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 내 정규직 아나운서의 성별 불균형이 채용성차별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 유감”이고 “양성평등 채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1), 지금 이 시간까

지도 유지은 아나운서를 차별 대우와 고립 속에 몰아넣고 어떠한 사과나 개선의 약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절대적 약자의 생사여탈을 쥔 대전MBC가 피해 노동자가 포기할 때까지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대전MBC는 정말 남녀고용평등을 위해, 평등한 제작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의지가 있습니

까? 왜 여성정규직 아나운서는 한 명도 없는지, 나이가 들수록 여성아나운서들은 왜 방송국에 남을 수 없는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도 못하고 시정조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부끄러워해야하지 않겠습니

까? 인건비 절감을 위해 성별을 기준삼아 고용형태와 근로조건을 차별 적용하여 여성노동자를 신자

유주의적 경영효율화의 도구로 이용한 것 아닙니까?

 

이번 문제는 대전MBC에서 제기되었지만 본사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MBC본사는 주

주로서 지역 MBC의 인사권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아나운서 성별분리채용은 대전MBC 포함 12개

지역방송사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사회의 비리와 적

폐를 고발하고 청산을 보도하는 곳에서 수 십년간 자행된 내부의 차별에 스스로 침묵했다는 사실을

대전MBC는 물론 본사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 서울MBC 본사와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대전MBC아나운서채용성차별문제해결을

위한공동대책위>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송계에 지속되고 있는 성별분리채용 즉 ‘채용성차별’의 문

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정규직 아나운서 성별 고용불균형은 오랜 채용성차별의 결과입

니다. <대전MBC아나운서채용성차별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는 채용성차별 해결을 위한 MBC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합니다. 남성 아나운서와 동일가치 업무를 수행함에도 ‘여성’아나운서라는 이유로

고용형태와 노동조건에 차별을 둔 것은 명백한 성차별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대전MBC는

기만적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문을 발표해 여론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고 피해자가 지치기를 바라

는 악의적인 시간끌기를 멈추십시오. 성평등한 채용과 노동환경을 위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으며

이제라도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임에 부응해야합니다.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진실되고 적극적인 노력

을 할 것을 대전MBC와 MBC본사에 촉구합니다.

 

첫째. 대전 MBC는 피해 여성 아나운서에 대해 사과하고 보복성 계약해지를 당장 철회하십시오.

둘째. 정규직과 동일가치 업무를 수행한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십시오.

셋째. 성평등한 채용과 노동환경을 위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2020.01.22

대전MBC아나운서채용성차별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 발족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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