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_

밤이 깊을수록 가까워지는 새벽, 지금이 언론적폐 청산의 최적기

언론조작, 여론조작 진상조사 국민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
등록 2017.08.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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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재벌’의 ‘언론농단’ 증거가 드러났다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국가정보원, 삼성재벌 등이 나서서 언론조작하고 여론조작했던 실태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각종 현안과 관련한 언론 활용 방안을 논의했고 언론사 가운데 어디를 활용해(방송사 이름까지 일일이 열거했다고 함) 이렇게 하라는 등의 언론조작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간부들에게 “기사를 못 나가게 하든지, 안 그러면 기사 잘못 쓴 매체 없애버리는 공작을 하는 게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이고, “모든 신문 방송에 준비를 해 두었다가 그날 ‘땅’ 하면 그것이 그날 조간에 실리도록 하는 치밀함이 있어야” 하며,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이 꽤 중요”하다면서 “여권이 야당 좌파에 압도적으로 점령당한 SNS 여론주도권 확보작업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 녹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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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4일, '국정원 대선개입'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 : 오마이뉴스)

 

한편, 장충기 전 삼성그룹 사장(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언론인들이 보낸 문자 내용이 기가 막히는 수준이다.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관련) 기사 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서 OOO TV조선 OO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라거나 “올 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억) 대비 1억 플러스(8억)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식이다. 

 

언론조작, 여론조작 증거 공개해 실행 여부 확인해야

 

주류 언론들이 권력과 재벌의 언론조작과 여론조작 공작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현재 한국언론이 이토록 망가지게 된 것이라는 사실은, 그사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상태였는데, 이제 딱 그 물증이 나온 셈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줄줄이 사탕 수준으로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도 충격적인 수준이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제대로 조사해서 진상을 밝히면 천지개벽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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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IN이 공개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면, 언론사 전·현직 간부들과 기자들이 장 전 차장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각종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난다. 사진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사진 : 민중의소리)

 

그래서 찔끔찔끔 맛보기 수준으로만 발표하지 말고 청와대 문건이나 국정원 적폐청산 TF에서 확인된 내용,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 수사과정에서 나온 언론조작과 여론조작에 관한 내용은 모조리 전문 공개할 필요가 있다. 문건 등에 나오는 언론조작 등 실태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농락한 범죄의 기록일 뿐이고 공개되어서는 안 될 국가기밀이 될 리가 없다. 도리어 낱낱이 공개되어 처참하게 무너진 언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반면선생으로 삼아야 한다. 언론조작 관련 문건의 내용과 실제 보도 내용과 맞춰 보면, 그것이 실패한 공작인지 아니면 실행되어 성공한 공작인지 바로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조작 진상조사 국민위원회 설치로 ‘새벽’을 맞이하라

 

이런 점에서 언론조작 관련 문건 등의 공개와 언론조작 진상조사 국민위원회 구성은 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검찰에 관련 기록을 넘겨서 검찰에서 수사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언론조작이나 여론조작 문제는 형사범죄 여부의 경계선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마도 검찰 조사로는 명백히 범죄가 되는 부분만 수사될 뿐이고 나머지 사안은 밝혀지지 않고 그냥 묻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범죄 수사와 별도로 진상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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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이 'MBC판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

 

진상조사 국민위원회는 실질적인 조사권을 갖는 기구로 구성하되, 법률로 제정하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벌써부터 국정농단의 공범인 자유한국당이 문건의 일부를 공개한 청와대 대변인을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하면서 덤벼들고 공작의 대상 또는 언론조작의 공범인 적폐언론들이 적반하장 식으로 나서는 것을 보면, 아마도 국회에서의 법제화는 기대난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 내 기구로 설치·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진상조사 TF를 구성하든지 아니면 국무총리 산하에 구성하는 방안도 있다고 본다. TF의 구성은 전적으로 민간위원으로 구성하되, 사안의 성격상 공무원들은 지원하는 업무만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때마침 MBC에서 블랙리스트가 폭로되고 피디들과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하면서 공정방송 쟁취투쟁에 떨쳐 일어나고 있고, KBS에서도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 또 KBS·MBC정상화시민행동도 출범하면서 시민들도 함께 나서고 있다. 쇠도 달았을 때 두드리라고 하였다. 지금이 언론적폐 청산의 최적기로 떠오르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언론조작과 여론조작 공작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언론적폐 청산을 해야만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고, 새로운 민주공화국도 바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고 하였다.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다.   

 

박석운(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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