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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518광주민주화운동 투사들의 명예 훼손하는 거짓 뉴스를 멈춰라

“사람의 도리”를 보여준 영화 <택시 운전사>
등록 2017.08.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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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재현한 영화 <택시 운전사>가 8월 20일 개봉 19일 만에 관객 수 1천만 명을 넘겨 올해 관객 1천만 명을 초월한 최초의 영화 기록을 세웠다. 영화 <택시 운전사>의 관객 기록은 상업적인 성공을 넘어 우리에게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아버린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언급한 북한군 특수부대 개입 문제가 남쪽에서는 좌우 논쟁을, 남북 간에는 불필요한 사실 여부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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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일 개봉한 <택시 운전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개봉 25일째인 8월 26일 1천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 : 영화 <택시 운전사> 포스터 )

 

먼저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6년 신동아 인터뷰에서 북한군 개입에 관한 질문에 “전혀 (없다)”라고 대답했었다. 지만원 박사가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동석한 이순자 여사도 같은 대답이었다. 그 후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소스에서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라는 정보를 얻었기에 회고록에 이런 말을 기록한 걸까? 앞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놓고 남쪽의 좌우간 대결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북한이 북한군 개입 증거를 대라고 공세를 펼치면 전두환은 그 증거를 제시하기라도 할 생각이란 말인가?

 

보수언론에는 ‘사람의 도리’, ‘언론인의 도리’가 없다

 

그건 숙제로 놔두고 우선 <택시 운전사>가 그렇게 많은 관객을 끈 이유를 생각해봤다. 독일 공영방송 TV 카메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외국인이니까 5·18광주의 공수부대 폭력을 좀 더 객관적으로 관찰했을 것인데, 그도 광주 시민에 대한 공수부대의 난폭한 폭력에 흥분했다. 그는 광주의 시민들과 대화하면서 그들과 독재에 반대하는 공감대를 발견했다. 그들을 돕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언론인의 도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시민들 사이의 공감과 연대의식을 보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영화를 연출한 장훈 감독은 <택시 운전사>를 찍기 전에 독일로 힌츠페터 기자를 찾아가 그가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활동하면서 겪고 느꼈던 것을 묻는 긴 대화를 나누었다. 외국 기자가 당시 현장에서 느낀 광주시민들의 의식을 영화제작에 참고하기 위해서였다. 힌츠페터와의 대화가 영화를 성공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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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독일 ARD 방송국의 카메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알렸다. (사진 : KBS <일요스페셜> ‘80년 5월 - 푸른 눈의 목격자’ 화면 갈무리)

 

나는 힌츠페터가 장 감독과의 대화에서 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살벌한 광주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느냐는 질문에 그가 “기자니까”라고 대답하더라는 말이 아주 인상 깊게 뇌리에 와 닿았다. 짧은 한마디에 그의 언론인관, 인생관이 응축돼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의 도리와 기자의 의무에 충실하겠다는 신앙을 표출한 단답이었다. 그런데 한국 언론 특히 TV조선이나 채널A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북한군이 시민군 사이에 끼어 싸웠다고 광주민주시민의 명예를 모독하는 거짓 뉴스를 보도하는 것을 볼 때는 정말 부끄럽고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참기 어려웠다. 

 

전두환과 보수언론의 ‘거짓 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른다고 부인해오던 북한군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개입설을 들고나온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북한군 개입 주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성공을 부인하려는 “거짓 뉴스”로밖에 볼 수 없다. 북한군이 시민군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왜 전두환과 계엄군은 그것을 알고도 지금까지 한 녀석도 잡지 못했고 한 녀석도 사살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그들과 한통속이어서 그런가?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 왜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가? 세월이 흘러 증거가 없어졌다고 둘러대려고 그랬는가? 

 

또 하나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은 5·18광주민주화운동 초기 북한군 개입설이 광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심리전 차원에서 유포될 때 이런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2007년 비밀 해제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비밀문건 내용(1980년 5월 9일)은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특정 행동이 자칫 전두환의 행동을 합리화해 주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결국 전두환을 돕는 행위가 될 것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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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초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5ㆍ18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라며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 이 <전두환 회고록>은 지난 8월 4일 광주지법에서 5·18단체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 출판과 배포가 금지됐다. (사진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좌) 전두환 회고록(우) )

 

<택시 운전사>의 성공적인 상영으로 전두환 정권과 보수정권이 그동안 5·18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된 불법행동들의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미루어 오던 진상규명 작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진상을 규명하고 과거의 잘못은 고치고 새 출발 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및 전투기 출격 대기명령과 관련해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국방부는 즉시 ‘5·18광주민주화운동 특별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5·18정신을 헌법에 담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신호이다.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는 전두환과 보수진영도 이제 증거 없이 5·18광주민주화운동 투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 뉴스 제작을 멈춰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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