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_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미래’다

민주혁명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등록 2017.12.04 18:15
조회 123

기득권 빼앗길까 불안해하는 수구 언론의 ‘볼멘소리’

 

지난 10월로 한국은 1천7백만 명의 시민이 참가해서 성취한 촛불혁명 1주년을 기념했다. 세계 민주혁명사에 기록될 평화혁명을 통해 잃었던 민주주의를 되찾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시민이 함께 만든 자랑스러운 장거(壯擧)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모처럼 성공한 민주혁명을 어떻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것인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되레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누렸던 기득권에 연연하는 소수 사이비 민주주의자들의 반동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요즘의 우리 정치 상황 같다. 

 

혁명 정권이 발표하는 정책에 반응하는 볼멘소리가 꽤 거칠다. 전 정권 하에서 향수를 느끼는 보수 기득권층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는 극우 언론이나 국회에서 제1야당으로 위세를 떨치는 자유한국당이 의지할 수 있는 배후 세력이다. 문재인 정권의 앞길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조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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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혁명 이후 탄생한 정권이 발표하는 정책에 볼멘소리를 하는 세력은 전 정권 하에서 향수를 느끼는 보수 기득권층의 목소리다. 이들은 기득권을 빼앗길까 불안해하며 적폐청산 조치나 불법 행위에 처벌에 공감을 느끼기 보다는 적폐청산에 정의의 실현이라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반응한다. (사진 : 조선일보 9월 30일 보도 중 일부) 

 

이들은 기득권을 빼앗길까 불안해한다. 그러니까 중산층이나 노동 계급의 복지를 우선하는 정책에 잠재적으로 적대적이다. 그러니까 혁명정권이 추진하는 적폐청산 조치나 불법 행위에 처벌에 공감을 느끼기 보다는 적폐청산에 정의의 실현이라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반응한다. 수구 언론의 일반적인 논조도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절대다수의 시민이 참여해서 완성한 촛불혁명의 정신을 부인하는 것이며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근시안적 태도다. 좌절된 혁명은 성공한 혁명보다 더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언론 자유,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독재정권의 타도는 민주주의 대장정을 향한 시작에 불과하다.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사람마다 같지 않겠지만 나는 우선 촛불혁명의 목표로 민주주의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 언론자유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쪽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한국 언론은 크게 후퇴했다. 언론이 권력의 시녀가 아닌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권력의 감시 기능을 제도로 수행할 수 있는 언론 풍토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특히 공영방송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 언론이 정말 독립 언론이었으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나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국정원과 군 사이버 심리전단이 댓글을 다는 데 민간인까지 동원될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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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한국의 언론자유는 크게 추락했다. 파리의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에 의하면, 세계 1백80개 국가 중에서 한국은 2007년에는 31위였던 언론자유지수가 2016년에는 70위로 크게 떨어졌다. 사진은 국경없는 기자회 홈페이지에 발표한 2016년 언론자유지수. (사진 : rsf.org)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한국의 언론자유는, 파리의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에 의하면, 세계 1백80개 국가 중에서 31위(2007년)에서 70위 (2016년)로 추락했었다. 다행히 금년 봄 68위로 두 자리를 회복했지만,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가 불과 십수 년 사이에 이렇게 추락한 예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언론자유 수준은 그 나라 민주주의 발전도와 비례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 말은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에 한국의 언론 상황이 수치스러울 정도로 악화됐고 민주주의 수준도 수치스러울 정도로 추락했다는 말이다. 적어도 노무현 정권 말년의 31위 회복을 우선 제1차 목표로 정해 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독립적 이사진 구성, 프랑스를 모델 삼아야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정권 특히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방송은 완전히 정권의 시녀로 추락해 버렸다. KBS MBC 등 공영방송 사장은 청와대가 결정해서 내려보냈다. 낙하산 사장이었다. 방송의 인사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사진은 여당 추천 이사가 KBS는 7대4 MBC는 6대3의 비율로 독점했다. 방송법에 그렇게 규정돼 있다. 그러니 합법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법은 여당이 방송사 사장과 이사진의 임명에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에서 정권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민주적인 방송법이다. 민주주의 언론자유의 기본원칙에 상치되는 내용을 법으로 규정해 놓았다. 헌법의 원칙에 위반되는 규정이다. 법의 이름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합법화하고 있는 꼼수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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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위원회 위원을 여야 동수로 하고 대통령은 방송위원회 위원장만 임명하게 하는 프랑스 방송위원회 제도는 방통위가 모델로 삼아야한다. 사진은 프랑스 방송위원회(CSA) 홈페이지 (사진 : www.csa.fr)

 

프랑스에서는 방송위원회 위원을 여야 동수로 하고 대통령은 방송위원회 위원장만 임명하게 하고 있다. 대통령이 방송위원을 천거하면 정부가 공영방송 사장이나 이사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되고, 그러면 대통령이 언론자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방통위가 당연히 모델로 삼아야 할 제도라고 본다. 

 

촛불혁명은 절대다수의 국민이 참가한 시민혁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촛불혁명 한번으로 시민이 욕구하는 모든 민주적 개혁이 완성될 수 있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촛불혁명이 정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언론 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면 한국 민주주의의 장래를 보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믿고 있다. 언론인으로서 평생을 보낸 한 사람으로 주장하는 소신이다.

 

*시시비비는?
시시비비는 고정 언론칼럼으로 매주 회원들을 찾아갑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한 민언련 활동에 품을 내주신 분들이 '시시비비' 필진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김성원(민언련 이사), 김수정(민언련 정책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김영훈(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유진(민언련 정책위원), 서명준(언론학 박사), 엄주웅(전 방통심의위원), 이기범(민언련 편집위원), 이병남(언론학 박사), 이명재(자유언론실천재단 편집기획위원), 이용마(MBC 기자), 장경호(녀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부소장), 정민영(변호사),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의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