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_

-‘코로나19’ 사태와 언론의 본질을 고민하며. 

코로나19와 총선...언론이 두려운 이유
최은경 (민언련 정책위원 전남과학대학교 조교수)
등록 2020.02.19 18:29
조회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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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일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선 2020년 2월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표됐다. 최근 ‘코로나19’이란 이름을 얻은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서서히 마비시켰다. 확진자가 발견된 지역의 어린이집과 노인 복지시설은 문을 닫았고, 학교와 대학의 연례행사들이 취소됐으며 3월이면 문을 열던 학교도 개강을 연기했다. 대기업도 채용을 멈췄고, 대중교통 이용자 수도 줄었고, 겨울 여행과 신년 모임들도 취소됐다. 평소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던 음식점, 마트, 쇼핑몰, 관광지는 한산해졌고 쉽게 살 수 있던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동이 난 곳이 늘었다. 중국의 부품공장들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 외 다양한 곳에 차질이 생겼다. 

 

한편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 우한 지역의 감염자가 무섭게 증가하고, 사망자도 늘면서 우리 정부는 전세기를 보내 교민을 한국에서 격리 생활 하도록 했다. 격리 시절 지역 주민들은 항의도 했지만, 결국 강제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교민들을 응원했고 무사 퇴소를 환영했다. 중국인과 코로나 감염자, 심지어 확진자가 나온 동네 주민까지 혐오하고 기피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과 공무원들은 격리 시설 방문했고,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발생 현황과 대응 현황을 실시간으로 브리핑했다. 우리 정부와 지역 사회가 한마음으로 잘 대응했다는 것을 크루즈 입항 거부로 비난을 받는 일본과 비교하며, 칭찬도 했다. 심지어 전 정부시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기록한 영화감독은 코로나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분들께 박수를 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감동과 미담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동안 국내외 언론을 포함한 소셜 미디어 등 각종 매체에는 중국인, 아시아인 혐오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조장이 극성을 부렸다. 코로나19만 빠르게 확산 된 것이 아니라, 최초 발병지가 중국 우한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타자를 극도로 혐오하는 차이나 포비아라는 불씨도 빠르게 번져갔다. 평화롭게 함께 살던 이웃이 중국과 관계됐다는 이유만으로 불편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쿄 올림픽 취소설, 특정 연예인들이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설, 중국인과 중국산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설, 마스크와 손 씻기가 소용없다는 설, 감염자의 눈만 봐도 전염된다는 설, 생화학 무기설 같은 소문이 난무했다. 코로나19 사태 자체가 극적인 상황이라, 사람들에게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혐오를 부추겨 이득을 보려는 무리들이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은 어떠했는가? 확진자가 수가 늘어날 때마다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이동 경로, 지역 반응을 집요하게 캐내고 경쟁하듯 보도해 혐오와 공포를 부추겼으며, 전형적인 황색 ·경마 저널리즘의 태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정보를 조작하거나, 유언비어를 사실처럼 다루거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불완전한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논리가 기성 언론에서도 발견됐다. 심지어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과 코로나19 사태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보였다. 

 

국민들은 미담을 제조하는 받아쓰기 저널리즘이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집요하게 탐사해 보도하는 저널리스트를 원한다. 예컨대 혐오와 공포가 확산된 현장에서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우한’,‘중국인’,‘확진자’라는 낙인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을 당사자와 가족의 입장이 신중하게 배려된 공감의 시선에서 보도하길 원한다. 물론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 동안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취재 및 편집, 보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의 학습결과라 해도 이러한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이 준칙은 아마도 불확실한 상황을 소극적으로 혹은 기계적 중립의 자세로 대응해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즉 중국 교민과 확진자 낯선 곳에서 갑자기 격리되면서 겪는 트라우마는 어떻게 최소화 할 수 있는지 격리 논의 과정에서 이미 논의했어야 하며, 혹은 국제 사회 기준이라도 확인이 필요했고, 대통령이 경제가 비상사태라고 나서서 말하기 전에, 이미 과도하게 위축되던  지역 경제 현장이 더 이상 동요되지 않게 차분하게 상세히 전달할 의욕과 실천이 필요했다고 본다. 언론이 독자의 마음. 즉 민심을 외면한다면 국민들에게 4월 총선은 신종 바이러스같이 두려운 존재다. 왜냐하면 언론이 사건의 본질을 규명하고, 문제의 핵심을 찾아 건전한 방향을 제시해 주지 못할수록, 시민과 시민사회는 혐오와 공포를 생산하는 가짜뉴스에 쉽게 멍들고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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