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_
이준석 돌풍이 새 나라 만들기 위해서는
정연구(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
등록 2021.06.22 14:46
조회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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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국민의힘 새 대표로 이준석 후보가 선출됐다. 이를 두고 여러 언론매체가 한국 정치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처럼 평가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준석 대표 등장, 세상을 바꿀까

 

6월 11일 국민의힘이 30대 0선 이준석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한 일은 놀라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국회의원을 몇 번이나 지냈을 뿐만 아니라 당내 보직을 두루 거쳐 단단한 인맥이 있던 여러 중진을 모두 물리쳤으니 가히 상식을 뛰어넘었다. 언론매체들은 한국 정치, 나아가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날 일처럼 평가했다. <한겨레> 사설에서는 “젊은 정치 리더십의 출현이 한국 정치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몰고 오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한국 정치의 전례 없는 전환점으로 매김될 만하다. 세대를 넘어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민심의 요구가 분출된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 사설은 “지금 이준석 바람은 이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라고 적었다.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이준석 대표 체제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썼다.

 

인용하지 않은 많은 매체가 비슷한 논조를 전개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의 등장 자체가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는 큰 계기가 될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를 뽑게 된 이유, 즉 오래된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열망하고 있는 새로운 무엇을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국 사회와 한국의 정치가 새롭게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준석 대표의 첫 행보라는 천안함 희생자 묘역 방문과 추모는 다소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 

 

사실 천안함은 호국영령을 추모한다는 의미 외의 다른 정치적 함의도 가지고 있다. 북한 잠수함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천안함에 관련 첩보를 전파하지 않은 해군지휘부의 작전 실패라는 요소 때문에 정치권 공방이 있는 사건이다. 외부 적대행위에 의해 순국한 대한민국 젊은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온전히 추모하는 일 외의 정치적 공방이 종종 이뤄지는 부분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미래로 나아가야 할 이준석 대표가 과거 정치적 분쟁을 상징화해 도드라지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의아하다.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하니 국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국가는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까? 사람들이 모여 국가가 만들어지니 사람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이 바뀌는 일로 나라가 금방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을 바꾸는 정권교체나 당 대표 교체만으로도 국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인류 경험을 보면 사람만으로는 국가가 달라지지 않는다. 국가뿐만 아니라 조직도 그렇다. 최근 문제가 된 LH사태를 보자. 문제가 된 직원들을 다 갈아치운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욕을 채우겠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는 한 그런 사람들로 LH가 다시 채워지고 세상이 조용해지는 틈을 타 또 다른 LH사건이 불거질 수 있다. 


세상을 바꾸고 새 나라를 건설하고 싶다면 법률 등으로 구조도 바꾸어야 하지만 사람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 사회구조에서부터 관행, 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를 다 고려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의식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 정립해야 할 새로운 가치관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 가치관은 아마도 자본주의 무한경쟁의 근원인 경쟁의식을 이대로 둬도 좋은지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저해하는 가장 큰 적인 분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분열은 경쟁의식 즉 너희들은 못났지만 나는 잘났다고 우쭐해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국회에 새바람이 분다면 이런 내용을 지향해야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언론이 나서 대선후보들에게 이런 근본 가치부터 함께 토론하게 하자. 새로운 국가를 만들 새로운 상상을 하게 하고 이를 정책으로 내놓게 하자. 청년이 정치에 들어온다고 새로운 사회가 절로 열리지 않는다. 새로운 생각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지속반복적인 병폐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가치관 정립부터 문화형성, 구체적인 제도에 이르기까지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5년이 모자라면 그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하게 하자. 언론이 가장 먼저 나서야 할 일이다. 이준석이라는 ‘놀라운’ 대표 체제로 새로운 사회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언론이 국민 의견을 모아내 정치권에 전달하고 압박해야 할 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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