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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가을개편]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2.11.1)
등록 2013.08.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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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가을개편에 할 말 있다!
 
 


민언련은 이번 방송3사의 가을 개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번 가을개편은 PR비 문제로 방송사들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에 진행되었으나, 공영성이나 오락프로그램의 편성비율 등에서 특별한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MBC는 이번 가을개편에서 주말프로그램과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꿈꾸는 TV 33.3><오!해피데이><토요일엔 떠나볼까> 등 가족대상 오락프로그램이 신설됐다. 그러나 시청자단체들이 요구해 온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KBS는 보다 심각하다. KBS는 이미 지상파 3사 가운데 공영성 지수(PSI)가 최하위로 기록되는 등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번 개편에서 KBS는 <KBS 뉴스8><생방송! KBS 저널><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을 신설하며 교양프로그램의 비율을 늘렸다. 그러나 교양으로 분류된 프로그램 가운데, 형식은 '교양'이지만 내용은 '오락'인 이른바 '쇼양'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으며, 평일 심야시간대 오락프로그램 '띠 편성'도 여전하다. 이는 오락프로그램을 늘린다는 시청자단체들의 눈총을 의식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편성일 뿐이다. 또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나 <현장다큐 선생님>과 같은 공익성이 강한 교양프로그램도 특별한 이유 없이 폐지되었다.


SBS 역시 오락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편성을 내놓았다. 한동안 SBS는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단체들의 비판을 의식해 주말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손질을 가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개편에서는 다시 방향을 선회했다. 전체 편성에서는 교양프로그램이 50.4%로 과거보다 비율이 늘었으나, 주 시청시간대의 편성비율은 교양은 19.7%인 반면 오락은 61.4%로 오히려 집중현상이 강화됐다. 특히 SBS는 평일 심야시간대 오락프로그램을 강화해 KBS2 채널과 경쟁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유일한 토론프로그램인 <토론공방>을 폐지했으며, 보도국에서 제작하는 유일한 시사프로그램인 <뉴스추적>이 시간대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일년에 두 번씩 이뤄지는 정기적인 개편은 각 방송사의 편성 정책을 엿볼 수 있는 기초자료다. 이 때문에 시청자단체들은 지난 10월 9일 방송3사의 가을개편을 앞두고 공영성 강화와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중을 낮출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가진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방송사 관계자들은 눈앞의 '시청률'에만 급급한 양상이다.
이번 방송3사 가을개편은 공영성이나 오락프로그램의 비율로 봤을 때 낙제점이다. 민언련은 앞으로 방송3사가 겸허하게 시청자와 시청자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여 편성정책을 펼 것을 기대한다.

 


2002년 11월 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