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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씨 방문진 이사장 연임에 대한 논평(2012.8.28)
등록 2013.09.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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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씨는 구차하게 굴지 말고,

이사장은 물론 이사 자리에서도 당장 물러나라
 
 
 
28일 김재우 씨가 9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으로 조건부 연임됐다. 조건부라는 것은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단국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학위 박탈에 준하는 결론을 내면 자진사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국대 윤리위원회의 결론이 지연되거나 흐지부지 끝날 우려가 있는 만큼, 조건부라는 것은 얄팍한 술책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김재우 이사장 연임은 그동안 MBC 정상화를 기원해온 국민들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자, 앞으로도 계속 MBC를 불법부당하게 장악해 정권의 주구로 악용하겠다는 정권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처사다.

김재우 씨는 8기 방문진 이사장으로, ‘공정방송’을 위한 MBC 구성원들의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MBC 사장 김재철 씨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고집스럽게 폄훼해 왔다. MBC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정당한 노조의 주장과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정권옹호에 올인해 온 ‘쪼인트 사장’ 감싸기에 앞장서온 인물인 것이다.

김재우 씨는 논문 표절에 더해 공금 유용 의혹까지 받고 있다. 2011년 방문진 자체 감사결과를 보면 당시 김재우 이사장은 월 리스비가 기존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차량으로 교체하면서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규정을 어기는가 하면 공공기관장의 차량 내구연한을 5년으로 규정한 물품관리법을 어기고 3년 만에 차량을 교체했다. 유류비도 전임 이사장의 세 배에 이르는 150만원을 사용하는가 하면, 비서실을 신설해 연봉이 5천만원에 이르는 비서를 채용하기도 했다. 또 거액의 품위유지비와 업무추진비가 있음에도 사적 관계에 따른 경조사비까지 방문진 공금을 유용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김재철 씨와 판박이 같은 공금 유용 수법이다. 이런 내용은 감사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있었지만 8기 방문진 이사회는 어떠한 문책도 하지 않고 이를 덮기에 급급했다. 그런데도 청와대·새누리당·방통위는 김재우 씨 연임을 밀어붙였다.

9기 방문진 이사회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정권 홍보방송’ MBC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MBC를 정권에 갖다 바친 비리·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를 해임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망가진 인사와 프로그램들을 복원하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조건부’라는 해괴한 말로 김재철 씨 엄호 세력을 유지시키려는 행태는 MBC를 영영 회복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언론의 역할, 정권비판 기능을 거세하려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정권의 의도를 반영하듯 27일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이 “김재철 사장 해임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원내 협상에서 김 사장 퇴진을 사실상 합의했다”고 한 브리핑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19대 국회 개원협상에서 김재철 씨를 퇴진시키겠다는 여야합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재우 씨는 정권의 입맛에 맞게 김재철 사장을 감싸온 데서 보듯, 공영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인물이다. 또한 논문표절과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인품과 자질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은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방문진 이사장으로 가당치 않으며, 이사로서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단국대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도 없다. 김재우 씨는 조건부 운운하며 구차하게 굴지말고,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 <끝>
 

2012년 8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