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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성명] 안광한 이진숙을 MBC 사장으로 선임하면 선전 포고로 간주하겠다
등록 2014.02.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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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안광한 이진숙을 MBC 사장으로 선임하면

선전 포고로 간주하겠다

 

 

방송문화진흥회가 결정한 MBC 사장 후보 3명에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과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이 포함됐다. 후보 3명 중 2명이 김재철의 잔재들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이 어떤 자들인가. 안광한은 편성국장과 본부장을 거치면서 ‘PD수첩’을 사전 검열하고 ‘후플러스’를 폐지하는 등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탄압하고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것도 부족해 김재철 체제에서는 인사위원장을 맡아 징계를 남발하고 파업 이후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보복 인사를 자행했다. 이진숙은 김재철의 입을 자처하며 거짓말로 파업의 정당성을 훼손시켰고, 김재철의 온갖 비리를 두둔했던 인물이다. 대선을 앞두고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박근혜 후보를 돕기 위해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을 매각하자고 논의하기도 했다. 이런 자들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얼마 전 법원은 지난 2012년 170일간에 걸친 MBC의 파업은 정당했으며 김재철 체제에서 내려진 해고와 징계는 모두 무효라고 잇따라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MBC 경영진은 인사권을 남용하고 MBC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억압했으며, 경영자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 방송만을 제작, 편성하려 했다”, “김재철 사장은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2012년 MBC 파업의 책임이 노조가 아니라 오히려 경영진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안광한과 이진숙은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리고 MBC 역사상 최장기 파업을 유도한 책임을 져야 한다. 사장 후보는커녕 징계 대상이 돼야 마땅하다. 이런 자들을 사장 후보에 올려놓다니 방송문화진흥회가 사법부 위에라도 군림한다는 말인가.

 

안광한이나 이진숙이 MBC 사장이 되면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에게 다시 보복 인사를 자행할 게 뻔하다. 방송의 공공성과 제작 자율성은 더욱 침해되고 특정 정치세력만을 위한 편파 보도를 일삼을 게 뻔하다.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전횡을 휘두를 게 뻔하다. MBC 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게 뻔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이 다시 큰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이런 것이었나. 지난 정권에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그 잔재들을 다시 낙하산 사장으로 앉히는 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었나.

 

청와대와 방송문화진흥회에 똑똑히 경고한다. 안광한이나 이진숙을 MBC 사장으로 선임한다면 선전 포고로 간주하겠다. 얼마든지 싸움을 받아주겠다. 단,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청와대와 방송문화진흥회에게 있다는 것도 함께 명심하기 바란다. 아울러, MBC 등 공영방송의 사장 선출 방식과 방송문화진흥회의 지배구조를 반드시 바꿔낼 것임을 1만 2천 언론노동자의 이름으로 약속한다.

 

 

2014년 2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