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송개방 반대·방송개방 압박 규탄 긴급 기자회견문(2007.3.10)
등록 2013.09.02 16:44
조회 266

 

 

 

방송마저 미국에 내 줄 수는 없다

- 참여정부는 방송주권까지 포기할 작정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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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미국에게 ‘방송주권’까지 갖다 바칠 작정인가?
한미FTA 8차 협상 이틀째인 9일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의 거대 복합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만났다고 한다. 청와대를 찾아온 파슨스 회장은 “한국의 중앙방송과 합작으로 설립한 카툰네트워크코리아 사업의 일환으로 CNN을 한국어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방송법은 외국방송 재송신의 한국어 더빙을 금하고 있다. 물론 미국이 한미 FTA 협상에서 이를 허용하라고 압박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엄연히 한국의 방송법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 멋대로 ‘CNN의 한국어 더빙 방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따위의 말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남의 나라 방송주권을 무시하는 행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파슨스 회장이 한국의 방송 시장 개방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노 대통령도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타임워너의 국내 투자 현황과 전망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하니 방송주권을 짓밟는 무례한 발언을 듣고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미국의 요구를 이미 들어주기로 약속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파슨스 회장의 발언이 정부의 ‘방송개방 수용’을 전제로 나온 것인가?
그동안 우리는 ‘외국방송 재송신 한국어 더빙 허용’이 문화주권과 국내방송사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는 점을 누누이 밝혀왔다. 특히 보도채널에 대해 더빙을 허용하는 것은 외국자본에게 보도전문채널을 하나 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보도전문채널은 그것이 미치는 사회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국내 자본들의 진출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데, 하물며 외국자본에게 보도전문채널을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파슨스 회장이 ‘CNN 한국어 방송’을 내보내려 하는 카툰네트워크코리아는 지난해 7월 중앙일보 계열사이자 거대 복수방송채널사업자(MPP)인 중앙방송과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터너 브로드캐스팅 아시아 퍼시픽’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따라서 이들이 CNN을 한국어 더빙으로 방송한다는 것은 한국의 거대 족벌 신문 계열사와 미국 최대 미디어 그룹 자회사가 보도전문채널을 소유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이는 우리 방송법의 규제기반을 흔드는 일이다. 따라서 외국방송 재송신의 한국어 더빙은 문화주권은 물론 민주주의 사회의 여론 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도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밖에도 우리는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상파방송의 국산 프로그램 의무편성 비율 완화 △국산 영화 쿼터,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 1개 국가 영화·애니메이션·대중음악 쿼터 완화 △종합유선방송(SO)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외국인 소유지분(49%) 제한 완화(51%) △IPTV·인터넷VOD 시장 전면 개방 등도 방송주권 수호와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임을 분명히 밝혔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은 미국 거대 미디어그룹 회장의 목소리가 아니다. 방송주권과 문화다양성, 그리고 우리 방송산업의 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들의 목소리이다.
만약 참여정부가 방송개방 반대 여론을 묵살하고 졸속·굴욕·퍼주기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끝내 방송까지 미국 앞에 내어 놓는다면 격렬한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참여정부에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 퍼주어도, 퍼주어도 끝이 없는 협상에 방송마저 퍼주기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퍼주기 협상’, ‘쪽박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끝>

 


2007년 3월 10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