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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공대위성명] MBC 경영진은 권력 향한 철없는 충성 경쟁을 중단하라!
등록 2015.0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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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공대위 성명서]

 

MBC 경영진은 권력 향한 철없는 충성 경쟁을 중단하라!

- 권성민 PD 해고 재심, 장준성 기자 정직 결정에 부쳐

 

지난 1월 28일 MBC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권성민 PD 해고에 대한 재심 건과 장준성 노조 보도부문 민실위 간사에 대한 징계 건을 다뤘다. 그리고 오늘 인사위원회 결과가 발표됐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한 치의 어긋남 없이 권성민 PD 해고는 초심 해고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고, 장준성 기자에게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로써 MBC는 ‘죄인을 귀양 보내는 형’을 뜻하던 ‘유배(流配)’의 사전적, 역사적 정의를 새롭게 써나가게 됐고, 유출 ‘가능성’만으로 징계를 결정하는 관심법(觀心法)을 복원해냈다. 아울러 언론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사라진 지상파 공영방송 MBC는 언론인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거대한 수용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인사위원회 재심 결과는 언론인, 방송인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내팽개치고 권력 앞에 줄을 서 자신들의 자리만을 챙기려는 MBC 경영진의 과열 충성 경쟁이 빚어낸 희극이다. 오는 8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가 예정돼있다. 박근혜 정권은 집권 중후반기 권력 균열을 관리하고 통치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MB 시절 임명된 이사들을 친박 인사들로 교체할 것이고, 이에 따라 MBC는 다시 한 번 요동치게 될 것이다. 이를 앞두고 현재의 지위를 보전하려는 자들과 끝내 수장 자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자들이 앞다퉈 권력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앞뒤가 맞지 않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문화방송’은 권력의 사유물도, 경영진의 놀이터도 아니다. 오랜 시간 구성원들과 시청자-국민들이 함께 만들어 온 공영방송의 역사이자 상징이다.

MBC 경영진은 권력에 대한 철없는 충성 경쟁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본인들이 함께 만들어 온 문화방송의 역사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상식과 합리, 이성을 되찾도록 하라.


방통위에 요구한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 방송의 공적 책임, 시청자의 권익보호, 민주적 여론형성,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 등 방송법과 방문진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MBC에 대해 규제 기관으로서 모든 권한과 역량을 동원해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국회와 정치권에도 촉구한다. 2012년 공영언론사들의 공동 파업 투쟁의 결과로 국회는 방송공정성특위를 구성해 ‘공영방송의 공정성,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보고서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어디에서도 방송의 공정성이, 경영의 독립성이 개선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2015년 연합뉴스, YTN, KBS, EBS에 ‘급’이 다른 낙하산 사장이 투하될 것이란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에 경고한다. 언론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권력 편향 방송과 언론을 참칭해 이익을 도모하는 집단들이 아무리 정권을 비호해도 진실을 알려지게 마련이고,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 MBC와 언론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만행, 그 오욕의 역사는 오롯이 당신들의 업보로 남게 될 것이다.

 

2015년 1월 30일, <MBC공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