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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2006.3.17)
등록 2013.08.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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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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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국 농림부는 앨라배마에서 도축된 소에서 광우병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수입이 재개되는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에 따라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는 한 소고기 수입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 정부는 한미FTA 타결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갈비와 꼬리, 내장 등을 제외한 30개월 미만의 소의 살코기만 수입하기로 했으며, 육골분 사료를 금지한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를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가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는 광우병의 예방지침 가운데 하나로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도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광우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소의 부위를 사료로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30개월 미만의 소'가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는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유럽의 경우 나이와 관계없이 도살하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지만, 미국은 30개월 미만의 송아지는 광우병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수입한 소에 대해 별도의 광우병 조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의 광우병 잠복기는 대체로 4∼5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또 '살코기만 수입하면 안전하다'는 것은 믿을만 한가. 우리보다 먼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한 일본은 살코기에 뼈가 붙어 있는 소고기가 수입되어 수입재개 조치를 철회했으며, 홍콩 역시 이 같은 문제로 미국의 해당 공장 소고기에 대해 금수조치를 내린 바 있다. 미국 정부 검사관이 상주해 있으며 검사필 증명서가 붙어있는 소고기에서조차 뼈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미국의 소고기검사과정을 믿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결정적인 근거로 제시된 농림부 산하 방역기술협의회 전문가들의 의견도 송아지 살코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었으며, 미국의 유명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에는 인간광우병인 변형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에 걸린 환자의 근육에서 프리온이 검출되었다는 논문이 실리기도 해 소의 살코기 역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캐나다와는 소 수입재개 협상을 중단한 정부가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소를 수입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사실상 캐나다와 미국 북부지역의 소는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실례로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광우병 감염 소는 캐나다 산이었다. 또 정부는 '캐나다에서 동물성 사료 금지 이후 발생한 광우병 소'이기 때문에 캐나다와는 협상을 중단한다고 했으나, 아직도 골분사료는 쓰지 않지만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라는 미국과의 협의문구에 매달려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10살 된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었음에도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9살 된 소'는 안전하다는 것이 말이 되는 주장인가.
우리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광우병 소가 미국에서 또다시 발견됐고, 일본과 홍콩은 수입재개조치를 철회했음에도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려는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한미FTA협상이 국민들의 건강권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인가.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재개 조치를 전면 철회하라. 만약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재개하려 한다면 광우병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학계의 참여 속에서 수입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2006년 3월 17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수수팥떡asamo, 환경운동연합,
한국생협연합회, (사)한살림, 한국여성민우회생협, 환경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