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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중항쟁 23주년 민언련 성명서」(2003.5.16)
등록 2013.08.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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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퍼렇게 살아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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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5월이 왔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그 5월이 우리를 다시 부르고 있습니다. 5·18민중항쟁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양심이며 미래의 비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민주주의의 이름을 더럽힌 채, 침략과 살육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패권주의 전략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과 비탄으로 울부짖는 어머니들을 보았고, 또 무자비한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팔과 다리를 잃은 어린아이들의 말로 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아프카니스탄에서, 그리고 이라크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23년 전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다만 권력을 찬탈하려는 자들에 의해 저질러졌던 숱한 만행과 오늘의 현실이 무어 다를 것이 있습니까.
그런가 하면 우리에게는 분단이라는 참으로 거대한 폭력이 여전히 이 땅을 짓누른 채, 전쟁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이루었다고 하지만 일부 수구언론과 수구세력은 구시대의 냉전적 사고와 편견에 사로잡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저해하고, 지역간 세대간 갈등까지 조장하면서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5·18민중항쟁의 정신'으로 우리의 대오를 다시 가다듬고자 합니다. 5·18민중항쟁은 불의에 대한 치열한 저항이자 나눔과 연대의 절대공동체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언론은 너무나 비굴했습니다. 군사독재권력에 빌붙어 광주민중항쟁을 철저하게 왜곡하고 일부 신문은 광주를 두 번 세 번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5·18민중항쟁 23주년 기념행사의 공식 표어인 '평화와 통일'은 우리 민족의 운명과 민중생존의 좌표임이 분명합니다. 그 선상에서 언론개혁은 무엇보다 먼저 해내야 할 과제입니다.
5·18민중항쟁 23주년을 맞아 우리는 언론개혁 없이 518정신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다시 한번 깨닫고, 이 땅의 언론을 바로 세워 나가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5월의 순결한 넋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 시퍼렇게 살아 함께 갑시다.

 


2003년 5월 16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