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국회 본회의 KBS 결산안 부결」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3.7.1)
등록 2013.08.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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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안 승인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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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오늘 오후 본회의에서 KBS가 제출하고 국회 문광 위원회를 통과한 2002 회계년도 KBS 결산안을 출석 155, 찬성 72대 반대 69, 기권 14로 부결시켰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아연할 따름이다. 본회는 관례마저 무시한 한나라당의 일관성 없고 무원칙하며 감정적이기까지 한 의정활동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에 나선 한나라당 김정부, 이경재 의원 등은 KBS 결산문제를 한국방송에 대한 턱없는 정치공세와 연결시켜 악의적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실망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이들은 KBS 경영이 방만하다는 점, KBS2TV의 공영성 지수가 낮다는 점, 방송의 독과점이 조·중·동의 신문독과점보다 심각하다는 점, KBS 제1라디오가 국군방송을 폐지할 예정이라는 점, 정연주 사장의 신상문제 등을 들어 부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지적한 문제들 중 타당한 부분들조차 결산안을 통과시킨 후에 지적하고 해소할 사안이지 결산안을 부결시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는 한나라당 의원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회 문광위에서 통과시킨 안을 한나라당이 부결시킨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점이 우리로 하여금 이번 결산안 부결을 통해 한나라당이 KBS 길들이기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려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결산승인은 이미 사용한 예산을 추인하는 절차이며 한번도 부결된 적이 없던 관례에 비추어볼 때 우리의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우리는 대선 이후 한나라당에 대해 몇 차례 다수당으로서의 품위를 되찾아 줄 것을 간곡히 권고한 바 있다. 대선 이후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엉뚱하게 방송에서 찾으며 '신경질 적인 대응'을 보여왔다. MBC와 KBS2TV 민영화나 신문과 방송겸업금지조항 철폐 등을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움직임도 그 연장선상이 아니고는 그 맥락조차 이해하기 힘들다. 개혁적 성향이 강한 정연주 사장 선임이후 한나라당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과 '핑퐁식 주고받기'를 되풀이하며 KBS의 개혁적 움직임을 딴죽걸어왔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한나라당이 이성을 되찾고, '합리적 토론과 절차'를 통해 자신의 '안'들을 관철해주기 바란다.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트집잡고 딴죽걸며 심지어 엉뚱한 이유로 결산 승인안까지 부결시키는 '소아병적 행태'를 국민은 용납하기 힘들다. 우리의 원내 제 1당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최소한의 '품위'를 되찾을 것인가.

 


2003년 7월 1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