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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 폐지문제]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2.10.22)
등록 2013.08.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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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접속 어른들을 몰라요'를 계속 보고싶다 
 
 


KBS가 오는 가을개편을 맞아 청소년 프로그램인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KBS 측은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 시청층이 50,60대 성인들로, 청소년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기 때문에 폐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의 이 같은 주장은 시청률이 낮아서 폐지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면피성 주장에 불과하다.


우리 방송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척박한 수준이다. 방송사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연예인들끼리 웃고 즐기는 쇼·오락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시사·교양프로그램도 이른바 '일탈 청소년'들이나 '영재' 같은 양극단에 있는 청소년들이 주 관심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줄기 단비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다. 이 프로그램은 평범한 청소년들의 일상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을 보여줬다. 또 청소년들의 고민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기성세대와 청소년들의 소통창구 역할까지 해왔다. 이런 이유로 본회는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를 지난 9월, 이 달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본회는 <접속…>을 9월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하면서 KBS에 더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KBS는 본회의 요구를 <접속…>에 대한 폐지로 답했다.


KBS가 <접속…>을 폐지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접속…>의 평균 시청률은 5% 정도지만 인터넷 다시보기 접속 건수는 대체로 5천 회를 넘으며, 특정 방송분의 경우 2만회를 넘기는 것도 있다. 네티즌들이 <접속…>폐지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자고 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KBS의 주장처럼 청소년들의 외면을 받는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증거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외주제작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시청률'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KBS는 공영방송으로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란다. 청소년 프로그램들을 위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KBS는 <접속, 어른들은 몰라요> 폐지 결정을 철회하라.

 


2002년 10월 22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