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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에 대한 방송위원회 결정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 (2002.05.24)
등록 2013.08.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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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23일 방송위원회 심의위원회에서 MBC스페셜 <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주의'를 결정했다고 한다. 방송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선거국면에서 방송 선거보도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다.


MBC스페셜의 편파성 논란은 한나라당의 과장된 주장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거듭 지적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1부는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정치문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서 노사모의 활동이 부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나라당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치변화의 가능성을 여는데 '노사모'가 기여했다는 것은 정치학자와 언론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한나라당이 양적 균형 운운하며 편파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다큐멘터리에 이해가 부족한 대응이었을 뿐만 아니라 원내 제1당으로써 적절하지 못한 처사였다.


한나라당이 MBC스페셜을 문제삼으며 MBC에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자당 의원들의 MBC출연조차 거부한 것은 항의를 넘어서 거대 정당의 실력행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언론사 안팎에서는 한나라당의 이번 행동이 '방송사 길들이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위원회 심의위원회가 MBC스페셜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린 것은 우리 방송의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기관의 처사로 보기 어렵다. 선거 시기 방송위원회는 방송이 선거보도를 제대로 하는지 감시해야 함은 물론 동시에 선거국면에서 방송사에 가해질 지도 모를 정치적 압력에 대한 방패막이가 되어야 한다. 정권의 압력 뿐 만 아니라 한나라당과 같은 거대 야당의 압력으로부터도 방송의 자율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방송위원회 심의위원회의 이번 '주의'조치가 확정된다면 이제 어떤 방송사가 정치문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것이며, 정치적 소재를 다룸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방송사들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더라도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당의 눈치를 봐야 할 것이다.
방송위원회는 '주의'조치를 철회하라. 오히려 방송위원회는 한나라당에게 경고조치를 내려야 한다.

 


2002년 5월 2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