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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방송3사 늘리기 편성」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2.3.7)
등록 2013.08.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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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늘리기 편성」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


누구를 위한 '늘리기 편성인가!

 

 


방송사들의 '늘리기 편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월화드라마의 경우 KBS의 <겨울연가>, MBC <상도>, SBS <여인천하> 모두 방송시간을 기존 60분에서 70분으로 늘려 방송하고 있다. 또 저녁시간대 일일드라마 역시 KBS <사랑은 이런 거야>, MBC <매일 그대와> 모두 기존 30분에서 35분으로 늘리기 편성을 했다.


방송사들의 이 같은 늘리기 편성은 SBS가 드라마 늘리기 편성으로 심야 시간대 프로그램까지 시청률이 동반상승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SBS의 이런 전략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자 KBS도 지난 1월 <명성황후>, <서세원쇼>를 비롯한 드라마와 쇼·오락프로그램의 시간을 60분에서 70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고, MBC도 이에 편승하는 추세다.


시청자들과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편성시간을 시청률 때문에 방송사의 편의에 따라 수시로 조정하는 것은 문제다. 통합방송법에서 방송사에게 편성의 자유를 준 것은 방송의 독립을 통해 책임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방송3사가 이 같은 '자율 편성권'을 악용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 같은 과도한 늘리기 편성은 프로그램의 질 저하를 불러온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 당장 늘어난 방송시간 10분을 더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제작시간과 인력, 예산이 필요하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시간이 부족해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계속 있어왔다. 그런데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시간을 늘리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 질 저하고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방송사가 인기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을 늘리기 시작하면 다른 방송사들도 경쟁에 뛰어들게되고 '방송시간 늘리기'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이런 늘리기 편성이 지속된다면 시청자들도 결국은 방송에 염증을 느끼고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방송3사 과도한 늘리기 편성을 자제하라.
그리고 프로그램의 질로 승부하는 '경쟁'에 나서라.


2002년 3월 7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