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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밀실 조직개편, 결국 졸속 편성으로 가나?
등록 2014.10.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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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조직개편, 결국 졸속 편성으로 가나?



교양제작국을 전격 해체하는 ‘조직개편’이 단행된 이후, MBC의 프로그램 개편을 둘러싼 편성 논의에서도 우려스러운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도 대화와 협의는 사라지고 ‘밀실 논의’가 횡행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개편 방향 또한 ‘공익성의 후퇴’와 ‘채널 경쟁력 하락’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MBC의 가을 편성 개편 작업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저녁 6시대 방송되던 <불만제로>와 <원더풀 금요일> 등을 폐지하고, <오늘 저녁>(가칭)으로 알려진 정보 프로그램을 주중 6시대에 편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편 내용은 이미 외주 제작사에 통보되면서 외부로 알려졌지만, 정작 회사 내부에서는 어느 누구도 관련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당장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 현장 제작진들이 정작 프로그램의 개편 작업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관련 부서와의 협의없이 진행된 편성 개편이 MBC 역사상 존재했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조직개편에 앞서 수차례 지적해왔지만, <불만제로> <원더풀 금요일> 등 교양 프로그램은 MBC의 공익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국내 최초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불만제로>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발표한 7월 몰입도 조사에서 전체 지상파 프로그램 가운데 2위를 차지했고, 6월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도 받았다. 회사가 자체 조사한 프로그램 품질지수(QI) 평가에서도 MBC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왔다 장보리>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자기 스스로 ‘4번째로 잘 만들었다’고 평가한 프로그램을 ‘협의’도 없이 폐지하는 것이 교양제작국 해체 이후 MBC에서 벌어지는 편성 개편의 단면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6시대에 신설된다는 정보 프로그램의 성격이다. 외주제작사에 맡겨질 이 프로그램은 오전 8시대 프로그램 ‘생방송 오늘 아침’의 아이템을 거의 그대로 재탕하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다. 사측은 ‘광고 사각지대의 적자를 줄이려는 정책’이라고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종합편성채널도 이런 식의 편성은 하지 않는다. 바로 프로그램과 채널의 경쟁력과 이미지 때문이다. 


특히 동절기를 앞두고 이뤄지는 가을 개편에서 저녁 시간대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더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저녁 시간대 주요 시청자층이 TV를 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수익’을 위한 프로그램 개편이라 할지라도 오전 아이템을 저녁에 재탕하는 수준이라면 ‘공익성’ 이전에 프로그램 자체의 경쟁력과 채널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편성 개편은 방송사 경쟁력의 성패가 걸려있는, 그래서 신중하고 치밀한 검토와 안목이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 현재 회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개편은 오직 수익 극대화를 위해 교양제작국을 희생시키며 공익성을 내팽개친 조직 개편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 대가로 치르게 될 ‘공익성의 후퇴’와 ‘경쟁력 저하’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번 개편을 주도한 현 경영진이 떠안아야 할 것이다. 


2014년 10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