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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왜 ‘밀실 보복인사’를 ‘역량강화’라 부르는가?
등록 2014.11.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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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밀실 보복인사’를 ‘역량강화’라 부르는가?


  

'교양 없는 MBC’ 조직개편의 후속인사는 끝내 ‘밀실 보복인사’로 현실화됐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스스로 공영방송 포기선언을 하며 내세웠던 ‘수익성’과 ‘경쟁력’이란 구호조차도 결국 허울뿐인 것임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사측은 오늘(10월 31일), 12명의 교육발령을 포함한 110여명 규모의 인사발령을 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교양제작국 조직 해체의 이유를 짐작케 하는 PD들에 대한 명백한 보복인사였다. <PD수첩> 제작PD로, 영화 <제보자>의 모델이기도 한 한학수 PD는 사업부서로 발령 났다. 그는 올해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 관련 2부작 다큐로 좋은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까지도 인기그룹 god의 다큐를 위해 야간촬영을 밥 먹듯이 하던 상황이었다. 그 뿐인가? 과거 <PD수첩> 팀장을 지냈으며, 지난 9월 다큐멘터리 <안중근>으로 한국 PD연합회가 주는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던 김환균 PD도 사업부서인 경인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교양제작국 PD 가운데 前 노조위원장 이근행 PD, 現 노동조합 민실위 간사 김재영 PD, <PD수첩> ‘광우병’편을 제작했던 조능희 PD 등 적지 않은 인원이 역시 비제작부서로 쫓겨났다. 


역설적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신사업개발센터’,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등 이름도 생소하고, 업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신설 조직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깨닫게 된다. 파업 직후 만들어졌던 ‘미래방송’, ‘보도전략’ 등의 조직들이 그랬듯이, 신설 조직들 역시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기자들과 피디들을 솎아내고, 배제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회사는 ‘신사업개발센터’를 상암동 본사 건물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둔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파업이후 60여명의 기자를 경력으로 채용한 회사는 이번 발령에서 예능과 드라마의 마케팅부에 기존의 기자들을 보냈다. 도무지 원칙과 기준을 알 수 없는 인력 배치다. 


교육발령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불만제로> ‘잇몸약의 비밀’편으로 한국 PD연합회에서 작품상을 받은 이우환 PD는 교육발령을 받았고, 지난 6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이춘근 PD도 역시 교육발령의 대상이 되었다. 기자회장을 역임했던 고참 기자, ‘숫자 데스크’ 등 색다른 뉴스 포맷을 시도하던 기자 등 상당수가 ‘영문도 모른 채’ 교육발령을 받았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기준으로 ‘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로 낙인찍히게 된 것인가? 그리고 이들에게 무슨 교육을, 어떻게 시키겠다는 것인가? ‘170일 파업’ 직후 파업 참가자들을 대거 ‘신천 교육대’에 몰아넣고 ‘브런치’를 만들게 했던, 그 김재철 시절의 ‘부당전보’와 무엇이 다른가? 


회사는 권재홍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인력배치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인사가 난 대부분의 당사자는 물론, 그 부서의 부장까지도 이런 인사가 있는지 통보를 받지 못했다. 모든 것이 밀실에서 논의됐다. 직원에 대한 교육 발령의 경우 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노사협의회’를 통한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임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또 고유의 직종을 벗어나는 인사를 내면서도 개개인에게 어떤 형식의 사전 협의나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현직 노조 집행부에 대해선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 무시했다. 내용은 물론 형식에 있어서도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 폭거인 셈이다. 


조합은 사측의 이번 교육 인사 발령을 ‘배제’와 ‘탄압’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난 ‘부당 전보’라고 판단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이 인사를 주도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신천교육대’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던 것처럼, 현 경영진의 독선과 아집 역시 결국 준엄한 법과 상식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14년 10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