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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성명] 7:4 구조를 넘지 못한 KBS 이사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절박한 국민적 과제다
등록 2014.05.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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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구조를 넘지 못한 KBS 이사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절박한 국민적 과제다 



KBS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 의결이 이사들 간의 격론 끝에 결국 다음 주로 연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여당 추천 이사들은 해임 제청안 제안사유 4가지 모두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공방 끝에 정작 의결은 시도조차 못하고 미뤄졌다. 길환영 사장 해임이 KBS정상화의 첫 걸음이라는 것은 직종과 노사를 가리지 않고 들고 일어난 KBS 종사자 차원을 떠나 이젠 남녀노소 국민 모두의 차원으로 확대된 명제였다. 하지만 결국 그 첫 걸음도 떼지 못한 것이다. 

 

길환영 사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도대체 어떻게 대했는지, 대형 참사 앞에서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했는지, 그동안 공영방송 KBS의 보도를 어떻게 훼손시켜왔는지, 얼마나 많은 KBS 구성원들이 그를 반대하고 있는지 시청자인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봐왔다. 심지어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찍었다는 기념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길환영 사장의 얼굴도 국민들은 똑똑히 확인했다. 하지만 여당 추천 이사들은 해임 제청안 제안사유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국민 모두가 증인인 이러한 사실보다 더 객관적인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가. 오직 길환영 사장 감싸기에 급급한 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시청자라는 이름의 국민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여야 비율 7:4라는 불균형 속에 운영되는 KBS 이사회는 청와대의 보도개입 문제로 촉발된 이번 KBS 사태의 근본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KBS뿐만 아니라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구성은 이보다 더 불균형한 상황이다. 방송법 제46조는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사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 이사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고의결기관의 편향적인 구조로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방송관련 유일한 대선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공영방송이 정치적 도구로 변질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것, 즉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국회는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이 문제를 논의해왔지만 결국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느라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구조적 취약성과 그로 인한 폐단이 낱낱이 드러난 이상 더는 늦출 수 없는 절박한 국민적 과제가 됐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길환영 사장의 해임 의결이 며칠 더 늦춰졌지만 진정한 공영방송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은 더욱 뜨거워 질 것이다. 공영방송을 권력으로부터 국민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한 작업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4년 5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