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친일 논란 기사’ 두둔한 자유한국당에게 묻는다
등록 2019.07.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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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부당한 경제 보복을 일부 한국 언론도 부추기고 왜곡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18일 그러한 언론을 비판하기는커녕 정부‧여당을 향해 ‘왜 반일감정을 자극하냐’라며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이 일본 비판도 하는데 보도를 안 해준다?

18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은 “언론환경이 참 안 좋긴 안 좋은가보다”라고 운을 떼더니 “제가 어제 아베 수상에 대해 강력하게 ‘비열한 행위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건 기사 한 줄 안 나오고, ‘외통위의 일본 수출규제 규탄 결의안 불발, 한국당 거부’ 이렇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도 일본을 비판했는데 어째서 일본 편을 드는 모습만 보도하느냐는 하소연인 셈인데, 이런 “못된 언론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여야가 모두 동의했던 일본 수출규제 규탄 5개 결의안 의결을 거부했다. 자유한국당이 내건 국회 본회의 개최 조건인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이 이뤄져야 상임위 의결에 동참하겠다는 것이 거부 이유였다. 자유한국당이 일본을 얼마나 비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수출규제 규탄 결의안조차 의결해주지 않는 상황이다보니 그들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언론이 자유한국당의 일본 비판 목소리는 외면하고, 규탄 결의안 의결 거부만 보도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 7월 17~18일 5개 주요 일간지(경향‧동아‧조선‧중앙‧한겨레) 조간 지면에 조경태 최고위원의 일본 비판 발언은 보도가 없었고, 한국당의 결의안 의결 거부는 딱 1건이었다. 연합뉴스에서도 같은 기간 조경태 최고위원 발언 보도는 없었고 한국당의 결의안 의결 거부 보도가 1건이었다.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니 오히려 주요 언론이 한국당의 규탄 결의안 의결 거부라는 보도가치가 높은 사안을 외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아마도 자유한국당은 포털 기준으로 보도량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7월 19일 오전 11시 포털 사이트 네이버 뉴스 검색을 기준으로 7월 17일부터 18일까지, 조경태 최고위원의 발언은 3건에 그쳤지만 자유한국당의 규탄 결의안 의결 거부는 22건에 이르렀다. 이는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의 관련 보도를 온라인매체를 포함한 수많은 언론이 전제하거나 받아쓰면서 발생한 차이다. 각 언론사 개별의 보도량을 보면 포털을 채운 언론사들도 대부분 자유한국당의 의결 거부를 1~2건만 보도한 셈이 된다. 보도한 언론사가 많기 때문에 포털 노출에서는 큰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모든 보도가 자유한국당이 의사 일정을 거부한 사실관계만 전하거나 이에 대한 여야의 반응만 보도했을 뿐 특별히 자유한국당을 비판하지도 않았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을 몰아가는 못된 언론’으로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언론이 자유한국당의 의결 거부만 많이 보도했다면 정략적 이유로 일본 규탄 결의안 의결마저 방치한 자유한국당이 스스로를 성찰할 일이지 보도할 사안을 보도한 언론에는 책임이 없다.

 

‘매국 문재인 정권’이라는 조선일보 두고 왜 정부에 ‘성질’ 부리냐는 정미경 최고위원

한편,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은 조국 민정수석을 향해 “자기 성질 풀려고, 자기 감정 해소하라고 민정수석 자리에 앉혀놓은 것인가”, “일본을 공격하는 제목도 아마 있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제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자기네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것만 쏙 뽑아서 언론을 향해서 공격하면 정상인가”라고 비난했다. 조국 수석이 SNS를 통해 조선일보‧중앙일보 일본어판 일부 기사의 제목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비정상’이라는 취지다. 물론 조국 수석의 활발한 개인적 SNS활동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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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가 보도한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기사 제목 사례

 

그러나 조국 수석이 지적한 내용,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이 이런 식으로 반응해서는 안 된다. 조국 수석은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7/15) 보도를 인용하여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반일로 한국을 망쳐 일본을 돕는 매국 문재인 정권>(5/5),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7/4) 등을 비판했다. “매국 문재인 정권”,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와 같은 제목은 조국 수석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도 일부 일본어판 기사를 스스로 삭제했을까.

 

또한 MBC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조선‧중앙 일본어판의 ‘반일’ 키워드가 들어간 기사는 무려 각각 71건, 65건에 달했다고 한다. 반면, 일본 보도검증기관 대표 야나이 히로후미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언론에는 문재인 정부가 반일 정부라는 직접적 표현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도 하지 않는 ‘반일 정권’ 낙인을 우리 언론이 찍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자유한국당은 조 수석의 SNS를 비판하기 이전에, 조선일보의 매국적 보도 행태를 지적했어야 상식에 부합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일본 경제보복 관련 조선일보 행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힌 바 없다.

 

‘의병이 나라구했냐’는 논설위원도 두둔한 자유한국당

이게 끝이 아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항일 의병 모욕 논란을 빚은 SBS 원일희 논설위원도 두둔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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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제보복에 ‘질 싸움 나서지 말라’고 주장한 SBS 원일희 논설위원

 

원일희 논설위원은 15일 SBS CNBC <용감한 토크쇼 직설>에서 “(일본 경제보복 관련해 정부‧여당 인사들이) 1910년 국채보상운동, 1997년 IMF 금 모으기 운동 기억하자,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했다, 의병 일으킬 사안이다, 동학 농민운동 때 ‘죽창가’ 불렀다”라고 짚은 뒤, “질 싸움에 끌려 들어가는 거, 재앙”, “의병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백년 전 구한말을 복기하며 당시 해법 운운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그때 그 방법으로 나라를 구하긴 했습니까?”, “오판에 또 오판, 지는 싸움에 끌려 들어가 나라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힐난했다. 문재인 대통령,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민주당 최재성 의원, 조국 민정수석 등 정부‧여당 인사들이 국채보상운동, IMF금모으기 운동, 이순신 장군, 의병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일희 논설위원의 발언은 선열들의 항일 역사와 독립운동을 모욕한 것이며, 어차피 ‘질 싸움’이니 강제징용 등 전범 역사를 부인하며 초유의 경제보복까지 나선 일본이 원하는대로 해주자는 수준의 망언이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은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원일희 논설위원은 사실 나라 걱정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감싸고 도는데 급급한 것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원일희 논설위원의 방송 발언에 대해서 “일본인 시각에서는 맞는 주장이지만 한국인 시각에서는 틀린 주장”이라 비판했다면서 “실컷 성질부리고 외교 파탄내고 국가 이익 망치고 이게 한국인의 시각에 맞지 않는다”라고 또 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발언 막바지에는 “아베 정권이나 문재인 정권이나 똑같다. 반한감정 이용하는 아베정권이나 반일감정 이용하는 문재인 정권이나 똑같다. 나라 걱정하면 다 친일파로 볼아 붙이게 생겼다”고 말했다. 참으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억지요 망언이다.

 

‘아베나 문재인이나 똑같다’는 자유한국당, ‘친일’ 비판 왜 받는지 성찰해야

아베 정권이 전쟁 범죄를 감추기 위해 경제보복을 시도하고, ‘혐한’ 세력은 도심에서 ‘혐한 시위’를 펼치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조선일보와 SBS 원일히 논설위원은 참담한 수준의 보도와 발언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제1야당이며 대표적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최소한 이런 언론을 지적한 정부 인사를 공격하기 전에, 해당 언론에 대한 유감을 표했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한국당에게 묻는다. 정말 조선일보 일본어판 보도와 원일희 논설위원의 발언은 아무 문제가 없는가? 자유한국당은 ‘반일로 한국을 망쳐 일본을 돕는 매국 문재인 정권’이라는 조선일보의 프레임에 동의하는가? 진정 아베 정권과 문재인 정권이 똑같다고 생각하는가? <끝>

 

2019년 7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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