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용마 기자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
등록 2019.08.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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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진정한 독립, 시민사회의 진보, 약자의 권익 증진. 언론인으로서 이 모든 가치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이용마 기자가 오늘(8/21) 영면에 들었다.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하던 2016년, 복막암 판정을 받은 이용마 기자는 변함없이 공영방송 독립을 위해 싸웠다. 2012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후 복직이 요원한 상황에서도 학교와 MBC, 시민사회를 넘나들며 부당한 권력에 맞섰다. 2015년 민주언론시민연합과의 인터뷰에서 이용마 기자는 “(정권이) 검찰과 언론, 딱 두 개만 독립을 시키면 대한민국 정치가 정말 발전할 거에요”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공영방송을 국민 손에 돌려줘야 한다고 굳게 믿었고, 그래야 언론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에도 박근혜 정부가 임명해 공영방송을 정권에 상납했던 공영방송 사장들은 1년이나 더 버텼고, 이 시기에 이용마 기자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해직언론인’의 상징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공영방송 정상화’를 주도했다.

 

특히 그는 공영방송 사장을 국민의 힘으로 뽑도록 제도를 바꾸어야만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민들의 촛불로 국정농단 대통령을 ‘탄핵’했던 2017년 3월, 그는 백만 촛불시민 앞에서 “대통령도 국민이 뽑는데 공영방송 사장을 왜 국민이 못 뽑느냐”고 재차 외쳤다.

 

남은 우리의 과제, ‘공영방송을 국민 손에 돌려주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용마 기자의 생각이 담긴 이른바 ‘이용마법’, 즉 국민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가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고 이사진 구성에서 정치권 입김을 배제하는 방송법 개정안 초안을 준비했다. 이를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적극적으로 입안하여 이른바 ‘이재정 안’으로 상정되었으나 국회에서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KBS‧MBC를 장악했다고 뻔뻔하게 주장하면서 과거엔 격렬히 거부했던 2016년 ‘박홍근 안’을 통과시키자고 안달이다. 어떻게 해서든 공영방송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한마디로 정치권은 여전히 공영방송을 시민 손에 돌려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마 기자의 사명은 이제 시민의 손에 달렸다. 언론이 본연의 책무로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이 그러한 언론환경을 선도해야 한다는 ‘이용마 정신’은 이제 남은 우리의 과제다. 민언련은 우리의 동료이자 한 명의 촛불시민이자 정의로운 기자였던 이용마를 떠나보내며, 공영방송을 국민 손에 돌려주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임을 다짐한다. 언론계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방송법 개정안을 정치적 거래 대상쯤으로 여기는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 이용마 기자를 떠나보내며, 그 의무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끝>

 

2019년 8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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