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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KBS이사회의 고대영 사장후보 선출에 대한 논평(2015.10.27)
등록 2015.10.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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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장악 임무 부여한 청와대, ‘청부 사장’ 선임 중단하라

 

 

 기가 막힌다. KBS 이사회가 오늘 고대영 KBS 비즈니스 사장을 KBS 차기 사장 후보자로 선출했다.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 총 재적 이사 11명 가운데 7표를 얻었다고 한다. 여당 추천 이사 7명의 표가 모두 고대영 씨에게 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 사장 선출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지시가 없었다면 이렇게 한 마음으로 특정인에게 몰표를 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올해 KBS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에 여당 추천으로 낙점된 이사 및 이사장의 면면을 보면 의혹은 확신으로 변한다.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조차 난감해 하는 망언을 쏟아낸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청와대가 마냥 비호하는 현실만 해도 그렇다. 청와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방송을 청와대의 아바타로 만들어 여론을 확실하게 통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렇기에 사장 선임 논의 과정부터 공개하라는 시민사회의 여론을 깔아뭉개고, 야당 추천이사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면담대상자를 압축한 뒤, 급기야는 안면몰수하고 몰표로 고대영을 선택한 것이다.

 

△ 고대영 KBS 차기 사장 후보자 (사진출처 : 미디어오늘) 

 

 고대영. 그가 어떤 인물인가? 이미 지난 사장 선임과정에서 KBS 조직원과 시민사회로부터 부적격자로 낙인이 찍힌 자이다. 보도국장 시절 기자협회 신임투표에서 93.5%의 불신임을, 보도본부장 재직 시절 84.4%의 불신임을 받아 해임된 인사이다. KBS본부는 그가 “후배 기자 2명을 폭행한 사실도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지난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가 선정한 ‘사장 자격미달 후보’에도 당당히 포함되어 있던 인물이다. KBS본부는 오늘 성명에서 “KBS 보도를 망친 주범으로, 대기업으로부터 골프와 술 접대를 받았”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한 나라의 대표 공영방송의 사장이라고 내세우기 부끄러운 사람이며, 자리만 보장해 주면 무슨 짓이든 저지를 ‘청부 사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만한 그런 인물이다. 아무리 청와대를 위해 발 벗고 뛸 사람을 고른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인물을 국회 인사청문회에 낼 사장후보로 선출할 수 있는가? 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과연 판단능력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가?

 

 우리는 이번 고대영 사장 후보 선출이 노동개악으로 노동자들을 권력과 자본에 복속시키고,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역사를 조작하는데 이어, 방송까지 확실하게 장악해 영구적인 집권연장을 꾀하기 위한 인사 쿠데타라고 규정한다. KBS본부는 ‘고대영 검증단’을 구성해 검증 결과를 알리는 등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임명반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정부의 이처럼 추악한 공영방송 장악행보를 국민에게 알리고 시민사회의 투쟁의지를 모아 고대영 끌어내리기를 포함한 고대영 반 대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한다.  <끝>

 

 

2015년 10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