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적폐 황우섭, KBS 이사 웬 말인가?
등록 2018.08.28 21:22
조회 1156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대체 언제까지 ‘적폐 부활’을 꿈꾸는 자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할 생각인가. 방통위가 오늘(8월 28일)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킨 데 대해 우선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 인사를 KBS의 최고 의결기구이자 관리·감독기구인 KBS 이사회 일원으로 추천했다. KBS 심의실장을 지낸 황우섭 씨를 KBS 이사에 추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황우섭 씨는 이명박 정권 출범 첫 해인 2008년 초대 방통위원장이었던 최시중 씨가 KBS 이사회 등을 압박해 정연주 당시 KBS 사장 해임을 밀어붙이던 때 ‘KBS를 생각하는 심의위원 모임’을 결성해 앞장서 그들에 협력했다. 내부에서 부역하며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KBS에 들어오도록 길을 터준 인물이다. 그는 방송의 독립성을 판 대가로 간부 자리를 차지하고, 방송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제작·편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심의실장 시절에는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단 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불방 사태를 주도하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의 사랑방인 와락 치유센터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3일> ‘다시 와락! 벼랑 끝에서 희망 찾기’ 편에 대해 특정 내용을 빼라고 했을 뿐 아니라 왜 이 소재를 다뤘냐며 제작진들을 닦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수시로 행사했다.

또한 2011년 당시 다수 이사였던 여권(현 자유한국당) 추천 이사들의 압력으로 <KBS스페셜> ‘항일 음악가 정율성’ 편이 불방되자 제작진들은 제작 자율성 침해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는데, 당시 극보수 성향의 KBS공영노조(제3노조) 위원장이었던 황우섭 씨는 여권 이사들의 편에서 제작진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렇듯 부역과 적폐의 이력만 가득한 황우섭 씨를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참여하고 있는 방송독립시민행동은 공영방송 이사 절대 부적격자로 지목하고, 해당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방송의 주인인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데 이어 또 다시 공영방송 KBS의 본질에 위배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방통위는 법에서 부여한 공영방송 이사·선임 추천 권한을 지키는 대신 ‘전례’라는 이름의 얼토당토않은 정치권의 ‘오더’를 충실히 이행하는 무책임을 선택한 것이다.

방송법은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이사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적폐 정권 시기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을 이용해 KBS 언론인들의 제작 자율성을 짓밟으며 정권이 ‘위법’으로 사장을 내쫓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는데 앞장서 협조한 이의 어디에서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 보장에 기여할 자질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황우섭 씨만이 문제는 아니다. 방통위가 오늘 추천한 KBS 이사 명단 어디에서도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방송독립시민행동이 요구한 성 평등과 지역 대표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수신료로 운영하는 KBS는 다양성에 대해 그 어떤 방송보다 강한 책무가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의 ‘오더’에 휘둘려서 KBS 이사회를 정파성으로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방송 독립과 공공성에 대한 책임감도 없고 스스로의 위상과 권한조차 지킬 줄 모르는 방통위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공영방송을 다시 적폐 부활의 장으로 만들려는 정치권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방통위원들에게 일말의 염치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스스로 사퇴해야 마땅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오늘 방통위에서 추천한 적폐 인사의 이사 임명을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끝>

 

8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commemt_20180828_5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