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주)코리아나 호텔 시유지 ‘공짜’ 사용 논란에 침묵하는 조선일보사에 대한 논평 (2014.11.07)
등록 2014.11.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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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사주 일가의 비정상적 경영행태에 대해서는 모르쇠인가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소유한 코리아나호텔이 서울시의 시유지 일부를 호텔 옥외주차장 진입로로 전용하고 있는데도, 서울 중구청은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10월17일자 <특혜 논란, 조선일보 사주 호텔의 시유지 ‘공짜’ 사용> 보도에 따르면, (주)코리아나호텔은 호텔과 서울시 의회 사이의 시유지(태평로 1가 60-23번지) 일부를 호텔 옥외주차장 주 출입구로 전용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2001년부터 현재까지 13년 동안 단 한 번도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 (주)코리아나호텔의 주식지분은 방상훈 40%, 방용훈 30%, 방우영 20% 등 조선일보 방 씨 일가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이 사안은 이미 2001년 한겨레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그해에 (주)코리아나호텔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간의 변상금 약 2,800만원을 물은 바 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서울시 중구청은 2001년 단 한 차례의 변상금 부과 후 현재까지 13년 동안 단 한 번도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중구청은 서울시가 2012년에 해당 시유지를 준용 도로로 고시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용료를 면제받을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시유지 도로가 특정 사업자 건물의 연결 용도로 사용될 경우 법적으로 점용료 감면 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사용료 부과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코리아나호텔이 사용료를 내지 않고 시유지를 전용하고 있는 것은 불법의 논란이 큰 행위이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이제야 현장 실사를 해서 도로사용료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안은 (주)코리아나호텔의 ‘특권의식’과 중구청의 봐주기 행정이 빚어낸 결과이며, 그 배경에는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어른거린다는 점에서 언론권력과 행정 권력의 고질적인 유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무소불위의 언론권력인 조선일보의 사주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호텔이 이처럼 비정상적인 경영행위를 하는 것 자체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세월호 유가족들과 각계 인사들을 ‘불법 행위자’로 규정짓고 광장 사용료와 점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11일자 보도 <세월호 유족 위한 광화문광장 천막, 不法 시위단체 농성장 됐다>에서 광화문 천막농성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규정했고, 이러한 불법은 “서울시의 선의가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에 악용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9월 17일자 기자수첩 (김강한)에서는 “광화문 광장의 천막은 ‘여야 대치, 보수·진보 세력 대결, 막말 싸움’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세월호 천막 들어선 광화문광장 박원순 시장 “사용료 부과할 것”>에서는 광화문 광장이 2011년 제정된 서울시 조례에 따라 정치적 집회와 시위가 모두 금지된 공간이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농성이 ‘불법 행위’임을 강조했다. 

 

TV조선은 한 술 더 떠 광화문 광장의 천막을 강제 철거하지 않는 서울시를 연일 강하게 질타했다. 9월 11일 <뉴스쇼 판>에서는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였던 서울시 공무원의 일탈을 ‘정상적인 행정조치’라고 두둔했고, 9월16일 <뉴스쇼 판>에서는 “세월호 농성은 명백한 불법인데 이를 단속해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13개의 천막을 세워줬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폈다.

 

유가족들이 정치집단도 아니고 특정 정치집단의 선거 캠페인을 한 것도 아닌데, 유가족들의 정당한 합법농성을 불법 정치집회로 몰아가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이러한 행태는 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폭거에 다름 아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주장이 정치집회라면 이 세상에 정치적이지 않은 집회가 과연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며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이러한 태도는 국민의 사회 참여를 불순하게 바라보는 불순한 인식의 결과이다.

 

조선일보가 언론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면 사회적 약자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를 불법으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주)코리아나호텔의 공공부지 무단 점유 및 사용 문제부터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TV조선이 정상적인 방송매체라면 광화문 농성장 철거를 주장한 치기어린 열정으로 (주)코리아나호텔에 사용료와 점용료를 면제해주고 있는 서울시 중구청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들의 사주의 비정상적 경영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해 외치는 정당한 요구를 천박한 논리로 비판하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의 기자들은 언제나 ‘기레기’ 아닌 제대로 된 기자가 될 수 있을까. <끝>

 

 

2014년 11월 7일 

민주언론시민연합